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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학생회 집행부 ‘해부학개론’
송현지, 박성휘 기자  |  songhj@hgu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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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3.29  11:5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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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학생회 집행부(이하 집행부)는 학생사회 '전반'에 대해 집행권을 위임받은 기구다. 집행부는 학생사회의 대의기구로서 광범위한 역할을 담당한다. 그러나 역대 한동대 집행부는 많은 역할 중 복지 분야 등 보이는 역할에 집중해 왔다.  가시적 역할에 가려진, 집행부의 보이지 않는 역할은 무엇이 있는지 알아보자. 최용훈 사진기자 choyh@hgupress.com 김정은 일러스트 기자 kimje@hgupress.com

총학생회 집행부 ‘해부학개론’

[총학생회] 표시가 붙여진 글들이 하루에도 몇 번씩 교내정보사이트 히즈넷(HISNet)의 주요공지란이나 일반공지란에 올라온다. [총학생회] 표시가 가리키는 기구는 바로 ‘총학생회 집행부’다. 총학생회 집행부는 개인적으로는 만나보기 힘든 국회의원이나 유명 저자를 불러 특강의 기회를 제공하며 평소 궁금해하던 사안에 대해 학교 당국을 만나보고 얘기할 수 있는 논의의 장을 만들기도 한다. 그렇다면 이것이 총학생회 집행부 역할의 전부일까?

각양각색 역할 속 집행부의 행보

총학생회 집행부는 대학 내 학생사회 업무 전반에 관해 집행권을 가진 학생자치기구를 일컫는다. 총학생회 집행부는 총학생회 회칙(이하 총학생회칙) 수호부터 민원 해결, 축제 기획 등의 다양한 업무를 담당한다. 총학생회 집행부의 영향력은 대학 내 학생사회를 넘어서 대학 전체와 한국 사회에 미친다. 학생사회를 대표해 의견을 표출할 때, 총학생회 집행부는 학교 당국으로부터 독립된 견해를 밝힐 수 있다. 2016년 12월, 제45대 경희대학교 총학생회는 ‘청소노동자분들이 이끌어낸 합의안의 결과에 지지함’을 표했다. 또한, 대학들은 최순실 게이트라고 불리는 국정농단 사태에 시국선언을 했다. 시국선언은 2016년 10월 26일부터 이화여자대학교 총학생회를 시작으로 서강대학교, 경희대학교, 부산대학교 등 대학에서 차례로 이뤄졌다.

집행부의 이상과 현실

한동대에도 총학생회 집행부가 존재한다. 한동대 총학생회 집행부(이하 집행부)는 총학생회와 다른 개념이다. 총학생회는 집행부를 비롯해 운영위원회, 의사결정기구, 일반 학생 등을 모두 포괄한다. 총학생회칙에 따르면, 총학생회의 존재 목적은 ▲기독교 정신에 기초한 대학문화 건설 ▲지역사회에 이바지 ▲사회에 보편적 정의 실현이라고 명시돼 있다. 집행부는 이 총학생회를 민주적이고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존재한다. 집행부는 선거를 통해 집행권을 위임받은 대의기구로서 ▲복지기구 ▲여론수렴기구 ▲정치기구 등의 역할을 담당한다.
역대 집행부는 담당해야 하는 광범위한 역할 중 복지와 신앙 분야에 집중해 왔다. 시험 기간이 끝난 후 단체 버스를 운행하는 버스사업, 대학 외 업체와 제휴를 맺어 학생들에게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HGU Shop 사업 등이 대표적이다. 또한, 기독교적 이념 안에 설립된 기독교 대학 특성상 집행부는 묵상집 공동구매 사업 등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반면, 학내 복지기구 역할을 적극적으로 수행한 것에 비해 학외 이슈들에 대해서는 소극적인 입장을 취했다. 제18대 총학생회 ‘좋은 사람들’(이하 좋은사람들) 김민식 전 회장은 “저 역시 임기 당시에 보다 더 사회에 대해 반응을 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라고 말했다. 제22대 총학생회 ‘기대’(이하 기대) 김기찬 회장은 “총학생회장이나 총학생회 집행부의 색깔에 따라 다르기도 하겠지만, 그것이 정치적으로 두드러지게 드러났던 해는 많지 않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 김정은 일러스트기자 kimje@hgupress.com

한동대 집행부 ‘불편한 거 다 말해’

집행부는 복지, 문화 사업 등 학생들이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하는 복지기구 역할에 주력하고 있다. 제18대부터 제22대까지 5개 집행부 공약을 분석해본 결과 5개 집행부 모두 가장 많은 공약을 내세운 분야는 복지나 문화 분야다. 가장 많은 복지 공약을 내건 제19대 총학생회 ‘한바탕’의 복지 공약은 23개였으며 동 총학생회가 제시한 학생정치 공약의 약 7배였다. 집행부가 복지와 문화 분야에 주력했다는 것은 결산안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제18대부터 제21대까지, 8번의 상하반기 집행부 결산안 모두 전체(판공비 등이 포함된 총무국 제외) 예산의 90% 이상이 복지와 문화 분야에 사용됐다. 좋은사람들의 하반기 결산안의 경우 학생복지국 사업에 사용된 예산은 전체(총무국 제외) 예산의 83.6%였던 반면, 당시 여론수렴국 예산 규모는 1% 미만이었다.
집행부가 복지기구 역할에 주력하게 된 이유는 ▲문화생활을 누리기 힘든 한동대의 지역적 특성 ▲개개인의 편의를 중시하는 유권자 등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한동대는 대학이 밀집된 곳에 있지 않으며 지방에 위치해 있어 타 대학에 비해 제한적인 문화 생활을 누리게 된다. 기대 김기찬 회장은 “아무래도 복지와 문화 분야가 즉각적으로 가시화되는 것이기 때문에 학생들이 가장 바라는 것 같고 한동대 지역적 특성상 고립되어 있기 때문에 당연히 문화적인 측면에 대해 욕구가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학생들이 개개인의 권익 향상에 주목하기 시작하면서 집행부 역시 유권자의 성향에 맞춰 변화했다. 제12대 총학생회 ‘뉴 밸런스’ 강윤희 전 회장은 “저는 그냥 시대의 흐름인 것 같다고 생각한다”라며 “이념 문제라든지 그런 정체성에 대한 고민 보다는 개인의 삶에 집중하고 개인의 편의를 더 추구하는, 젊은 층 유권자들의 흐름과도 같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좋은사람들 김민식 전 회장은 “학생사회가 가장 민감하게 느끼면서, 가시적으로도 확연한 변화가 보이는 영역이라 공약들이 복지 분야에 집중돼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변화는 한동대뿐 아니라 타 대학에서도 동일하게 발견할 수 있다. ‘위기의 총학, 새로운 역할과 나아갈 방향은’ 기사에서 서울대학교 학보사 ‘대학신문’은 학생들이 실질적인 복지와 이익을 보장받는 데 관심을 두면서 학생복지 담론을 내세운 비운동권 총학생회가 등장했다고 설명한다.

   
▲ 김정은 일러스트기자 kimje@hgupress.com

제공 안 된 정보, 성립하지 못한 소통

집행부의 역할은 복지 분야에 그치지 않는다. 집행부는 복지기구임과 동시에 구성원의 의견을 대변하는 대의기구로서 총학생회 구성원의 의견을 수렴하는 역할도 담당하고 있다. 집행부는 특정 사안에 대해 여론수렴이 필요하다고 판단될 때, 설문조사 및 *포럼을 통해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했다. 지난해 설문조사가 진행된 사안에는 ▲장순흥 현 총장의 중임 ▲편의점 입점 여부 ▲버스 요금 인상 금액 등이 있다. 또한, 집행부는 간담회, 공청회, 소통마당 등 각종 포럼을 개회하기도 한다. 지난해 집행부는 ‘소통마당’이라는 이름으로 버스 요금 인상, 곡강지구 도시개발사업 등에 대한 포럼을 열었다.
그러나 설문조사와 포럼을 통한 여론수렴은 전체 구성원들의 참여를 끌어내지 못했다. 기대가 시행한 1월 3일 방학 중에 실시된 ‘총장 중임 여부와 관련된 의견수렴’의 응답자는 100명이다. 버스 요금 인상에 대한 소통마당에 참여한 사람 수는 유동 인원을 포함해 60여 명에 불과했으며(집행부 추산), 이는 해당 학기 재학생 수의 2%에 미치지 못하는 참여율이다.
집행부는 정보 공개 범위 등에 관해서도 지속적인 논란을 겪어 왔다. 제21대 총학생회 ‘하늘’(이하 하늘)은 편의점 복지동 입점 찬반을 묻는 여론수렴에 특정 정보를 누락해 논란이 됐다. 첫 번째 설문조사에 편의점 입점 후 매점이 운영되지 않는다는 정보가 누락돼 학생들이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하늘은 두 번째 설문조사에서 관련 정보를 추가로 제공했고, 추가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첫 번째 설문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의 87%가 편의점 입점에 찬성한 것과 달리 두 번째 설문조사의 편의점 입점 찬성자는 53%로 30% 이상 차이가 있었다. 하늘 여론수렴국 이상규 국장은 “총학생회는 기획처로부터 매점과 관련된 정보를 전달받지 못했다”라며 “매점에 대한 정보가 명확하지 않아서 넣지 않았고, 확실히 객관적이었던 ‘편의점에 대한 정보’를 넣었다”라고 말했다. 포럼 형식의 여론수렴 역시 사전에 학생들에게 충분한 정보가 전달되지 않기도 했다. 곡강지구 도시개발사업과 관련된 소통마당에 참여했던 이정훈(공간시스템 13) 동문은 과거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시간과 시기, 문제의 특성상 가치 이외의 실질적 대응방안 논의가 깊게 이루어지지 못해 아쉬웠다”라고 말했다(본지 233호 2면 참조).
한편, 기대는 정보의 비대칭성에 대한 문제를 인식해 설명회 형식에 가까운 ‘한동, 통하다’라는 이름의 포럼을 기획했다. 지난 9일에 열린 제1차 ‘한동, 통하다’에서 총학생회 정책국 남궁재원 부국장은 “정보의 비대칭성으로 인해 지난 학기 학교와 학생들이 소통되지 못했다고 느꼈다”라며 “이에 정보의 격차를 줄이고 소통을 원활케 하고자 사업을 기획했다”라고 말했다(본지 239호 2면 참조).

학외 이슈 여론수렴, 어디까지

집행부는 사회적 이슈에 대해 견해를 밝힐 수 있는 기구다. 집행부는 ▲차별금지법 제정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추모 ▲국정교과서 집필 ▲박근혜 전 대통령 국정농단 등에 있어 입장을 표명해왔다. 집행부의 상위 기구인 총학생회는 ‘사회에 보편적 정의를 실현’ 의무를 갖는다. 이에 집행부는 학외 사안에 대해 특정한 태도를 취할 수 있는 기구다. 그러나 어떤 사안에 대해서 의견을 표출할 것인가, 학내 구성원의 의견을 어느정도 수렴해야 하는 가에 대해서는 정해진 바가 없다. 이에 각 사안마다 집행부의 대응 방식이 다르게 나타났다. 기대 김기찬 회장은 “총학생회 집행부가 입장 표명을 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의견수렴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라며 “긴급한 사안에 따라서는 전학대회에서 학생 대표들의 의결을 통한 입장표명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집행부는 차별금지법 제정과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에 대한 추모 반대 입장을 표할 때, 의견수렴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 이에 집행부는 학생들에게 학내 여론수렴을 충분히 거치지 않았다는 평을 들었다. 2007년 10월 제12대 총학생회 ‘뉴 밸런스’는 ‘동성애 차별금지법안 관련 공지사항’ 글을 게시해 차별금지법으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점들을 지적했다. 이후, 학생들은 집행부의 입장 표명에 여론 수렴 과정이 없었다는 것을 문제 삼으며 학생회관에 대자보를 붙이기도 했다. 또한, 집행부는 2009년 5월 ‘노무현 전 대통령 분향소 설치 반대’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집행부의 입장 발표 이후 이와 관련해 학생사회 여론수렴과 감시감찰 역할을 담당하는 평의회가 긴급 소집됐으며 논의 후 평의회는 공청회 소집, 집행지연권 발효, 공식사과문 요청 등을 통보할 것을 의결했다.

*포럼: 공공의 광장에서 많은 사람이 모여 공공의 문제에 대해 사회자의 진행으로 공개 토의하는 일. 토의를 위한 간략한 주제 발표가 있은 뒤, 청중의 참여로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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