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국민이라면 헌법에 명시된 바 종교의 자유를 가진다. 하지만 사이비 종교는 국민이 자유롭게 가질 수 있는 종교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 반사회적 행태를 보이며 사회를 위협하는 사이비, 그들의 내막을 살펴봤다.

이단과 사이비의 경계

종교에는 교리와 사상이 존재하며, 하나의 종교 안에서도 교단마다 해석의 차이에 따라 서로 다른 교리가 존재한다. 한국 기독교 역시 교리에 따라 장로교, 감리교, 순복음교 등 200여 개의 교단으로 나뉘고 있다. 기독교는 교리에 따른 교단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있다. 한동대 교목실 김기호 목사는 “성경을 기반에 두고 교리적 해석으로 교단이 나뉘는 교단의 다양성은 기독교 사회 내에서 인정하고 있는 바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기독교 정통학파나 종파에서 벗어나 교리의 ‘다름’이 아닌 ‘틀린’ 교리를 주장하는 종교 단체가 있다. 한국 기독교에서는 이들을 이단 종교라 정의하고 정통 교단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단 종교 중 더욱 극단적인 형태가 사이비 종교(이하 사이비)다. 사이비는 이단적 사상에 뿌리를 두고 반사회적·반윤리적 행위를 하는 종교 단체를 뜻한다. 이러한 사이비 종교에는 대표적으로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이하 신천지) ▲세계복음선교협회(이하 하나님의교회) ▲통일교 ▲기독교복음선교회(이하 JMS) ▲구원파 등이 있다.

구원자 아닌 파괴자

사이비 종교의 주된 특징은 교주를 신격화하고 종말론을 주장하는 것이다. 사이비 종교 단체의 주장에 따르면 사이비 교주는 예수의 성령이 육체에 임한 ‘재림예수’로 종말이 임박한 이 세상에 신도를 천국으로 이끌어줄 구원자다. 한동대 교목실 김기호 목사는 “사이비에 빠진 사람들은 사이비가 주장하는 교리에 의해 이곳이 아니면 구원받지 못할 것이라는 두려움에 세뇌당해 사이비에 더욱 매진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사이비에 빠진 사람들의 실상은 어둡다. 단체의 세력을 확장하고자 하는 사이비는 신도들에게 포교를 강요한다. 이 과정에서 사이비 신도는 ▲가정파탄 ▲노동착취 ▲가혹행위 등과 같은 피해를 입고 있다.
사이비 신도는 가정을 나와 포교 활동에 매진하고 있다. 이단사이비 상담 전문가 신현욱 목사는 “사이비 종교집단에 빠진 신도들은 포교활동에 매진하다보니 가출, 이혼 등으로 가정이 파탄되거나 학업중단, 직장포기 등으로 인해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라고 말했다. ‘바로알자 신천지’, ‘하나님의교회 피해자 가족모임’ 등에서 피해자 가족의 사례는 계속해서 잇따르고 있다. 또한 신천지, 하나님의교회, 구원파 등의 피해자들의 가족들은 사이비 종교 단체 본부 앞에서 사이비에 빠진 가족을 돌려달라며 연합집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포교활동의 강요로 인한 노동착취와 가혹행위가 일어나기도 한다. 신천지 탈퇴자 A 씨는 CBS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신천지 신도들은 한 달에 5만 원에서 10만 원 정도의 전도비용을 받아 생활하고 있으며, 전도 목표치를 채우지 못할 경우나 집회에서 졸 경우 예수님의 고난을 체험해야한다는 명목으로 청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가혹 행위가 벌어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신도를 대상으로 성 상납을 요구하는 사이비 종교도 있다. 기독교복음선교회의 교주 정명석 씨는 영의 구원보다 육의 구원이 우선이며, 육의 구원은 메시아의 말을 믿고 따라 행할 때 이뤄진다고 말한다. 그의 이런 주장은 성적 유린으로 이어졌다. 정 씨는 자신의 신성을 주장하며 수많은 여 신도들과 성관계를 가졌다. 이후 SBS 시사교양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정 씨의 성추문 사건이 드러났고, 정 씨는 외국에서 장기간 도피성 체류를 하다 2007년 중국에서 붙잡혔다. 정 씨는 2009년 대법원에서 ‘강간치상과 준강제추행’ 등으로 10년 형을 선고받아 현재 대전교도소에서 수감 중이다.

정치권에 접근하는 사이비

사이비는 일반인을 넘어 정치권에까지 세력을 뻗치고 있다. 사이비 종교 단체는 자신들의 세력 확장을 위해 권력을 얻고자 한다. 정치권에서는 당선과 선거유세 등을 위하여 사람과 표가 필요하다. 정치권과 사이비는 서로의 이익을 위해 공생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정치권과 관련된 사이비 종교단체는 신천지, 통일교가 있다. 신천지가 정치권 포섭에 집중하는 이유는 성전건축과 법인설립의 목적이었다. 신천지는 2010년도에 과천 성전을 신축하려 했으나 지역 교계와 시민단체의 반발로 무산됐으며, 법인 설립 또한 교계의 반발 여론으로 무산됐다. 이에 정치권력을 빌려 법적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것이다. CBS ‘변상욱의 싸이판’의 변상욱 기자는 “경제사업의 기반에는 부동산의 확보와 정상적인 법인의 설립, 사업모델의 구축과 영업 네트워크가 필요하다”라며 “이 과정에서 관료사회의 협력과 정치권 유착이 절실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신천지는 신한국, 한나라, 새누리당으로 이어지는 보수 정당과의 관계를 돈독히 하려 했던 것이고 기타 야당이나 행정관료들에게 수시로 접근하려 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사이비종교단체와 정치권과의 관계로 야기되는 문제점은 최근 더욱 두드러진다. 2016년 대한민국을 뒤흔든 사이비 교주 최태민 씨와 그의 딸 최순실 씨와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국정농단은 사이비 종교와 정치권과의 유착으로 발생한 국가적 사태였다. 통일교 교주 문선명 씨와 친분이 두터웠던 최태민 씨는 영세교라는 사이비 종교를 만든 후 고 육영수 여사의 현신을 빌미로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접근했다. 변 기자는 “1980년대 이후 최태민 가족 전체가 나서 박근혜 전 대통령을 관리하며 다시 정치권력의 핵심부로 진입시키려 했습니다. 그 속에서 박 전 대통령은 최태민이 짜맞춘 일본식 정령신앙과 유불선, 기독교가 혼합된 사이비종교를 체득화했고 그것을 기반으로 최태민의 뒤를 이어 최순실 측이 박 전 대통령을 조종해 자신들의 권력과 부를 축적해 나갔다”라고 말했다. 또한 “최근 최순실 씨 독일 기반에 통일교가 관련된 정황들은 계속해 드러나고 있다”라고 말했다.

대학생을 노리는 위험한 손길

사이비의 세력확장을 위해 포교는 필수적이다. 사이비는 그중에서도 대학생 포교에 주력하고 있다. 신현욱 목사는 “신천지에서 직업이 있는 청년들보다 대학생이 신천지 교육을 받을 시간이 많고 활동하는 일을 시키기 좋기 때문에 대학생을 포교 대상으로 선호한다”라고 말했다. 사이비는 대학생에게 ▲설문지, 성격·심리테스트 ▲성경공부모임 ▲취미모임 ▲대학 내 동아리로 위장해 접근하고 있다.
길거리에서 설문지, 성격, 심리테스트를 하고 상담을 해주겠다며 대학생에게 다가가는 것은 널리 알려진 방법이기도 하다. 신천지에서 탈퇴한 B 씨는 현대종교와의 인터뷰에서 “신촌, 서울 대학가 거리에서 혼자 있는 사람에게 설문조사 등을 핑계로 접근하는 사람의 99%는 신천지라고 보면 된다”라고 말했다. 전단지 홍보나 지인의 추천 등을 통해 성경공부모임, 취미모임을 빙자해 대학생에게 접근하기도 한다.
더 효과적인 포교를 위해 사이비는 대학 내로 들어왔다. 현재 사이비 동아리로 알려진 ▲IYF ▲CBA ▲DCM ▲월드카프는 전국 대학가에 퍼져있다. 이단사이비 언론 매체 현대종교 탁지원 소장은 “이단사이비 동아리라고 밝혀짐에도 이단사이비 동아리들은 활발하게 활동을 하면서 학생들에게 접근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정식으로 활동하고 있는 동아리가 아닌 위장 동아리까지 생겨났다. 최근 대학가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전국대학연합동아리 UNPO(United New Peace One)가 그 예다.
한동대도 예외는 아니다. 신천지는 2007년 한동대 학생 포교를 시도했다. 대표적으로 알려진 포교 방법과 유사한 접근 방법이었다. 교목실 내 이단 관련 사역을 전담하고 있는 한동대 교목실 김기호 목사는 “육거리에서 한동대 셔틀버스를 타고 내리는 학생에게 설문지, 성격, 심리테스트를 핑계로 접근하는 경우가 많았고, 가장 학생들이 신천지에 많이 빠지는 경우는 신천지 한동대 졸업생이 재학생에게 접근해 성경공부를 하고자 하는 것이다. 대부분 기독교 학생인 한동대 학생들은 성경에 대한 지적 열망이 있어 이런 경우 쉽게 빠지게 된다”라고 말했다.
2007년 신천지에서 탈퇴한 한동대 학생이 들고나온 내부 자료에 의하면 당시 명단에 있던 한동대 신천지 학생은 36명이었다. 2007년 이후 내부 고발로 인해 밝혀진 자료는 없다. 현재 한동대 내에 사이비를 관리하는 수단은 신고 형식이다. 김 목사는 “현재 이단을 추정하는 방법은 학생들의 제보를 통해서 밖에 없다. 여전히 한동대학교가 신천지 담당 학생이 학교에 들어오는 듯하다”라며 “신고가 들어와 상담을 통해 이단으로 추정하는 학생은 매 학기 대략 서너 명 정도다”라고 말했다.

김 목사는 “사이비를 조심하기 위해서는 경계해야 하고 분별하는 법밖에 없다”라며 “자신은 아닐 것이라는 생각 말고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라고 말했다. 사이비는 우리 삶 속에서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접근하고 있다. 종교적 차원을 넘어서 사회적 문제를 유발하는 사이비에 대한 경계가 각별히 필요하다.
 

저작권자 © 한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