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가다 자치회가 총학생회와 뭐가 다르냐는 질문을 받는다. ‘총학생회가 뭔데’보다는 한발 나아간 질문이라고 할 수 있지만, 아무튼 학생자치기구에 대한 무지 혹은 무관심이 여지없이 드러나는 질문이다. 답을 하자면 ‘총학생회 안에 자치회가 있다’겠으나, 자세한 설명은 기획 면에 맡기고 일단 넘어가 보자.
지난해 자치회는 입후보자가 없어 선거조차 치르지 못하고 3개월여를 보냈다. 마침내 단독 후보 ‘반올림’ 캠프(이하 반올림)의 출마로 지난 22일 자치회장단 선거가 시행됐다. 상황이 조금 나아진 건 같은데, 무지나 무관심은 변함이 없다. ‘난 누가 나왔는지도 모른다’는 말과 ‘그래도 없는 것보다 낫다’는 회의가 익숙하게 공존한다. 당선 공고와 함께 전체 학생의 3분의 2가 투표소를 등졌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투표율이든 당선이든, 결과가 불 보듯 뻔해서였을까. 반올림은 무지와 무관심에 대해 방임했다. 행여 눈에 띌세라 비밀스레 선거 유세가 진행됐고, 후보자의 개인 페이스북 계정까지 찾아가는 열정 없이는 공약을 알 길도 거의 없었다. 무지와 무관심이 미안해질 정도로 선거를 준비하지도 않았다. 선거 이틀 전 열린 공청회에서 드디어 공약에 대한 설명이 이뤄졌지만, 확실히 들을 수 있던 것은 ‘준비 기간이 부족했다’는 정도였다. RC 제도, 총학생회칙개정, 입주 보장 문제 등 자치회가 맞닥트릴 중요한 질문들에 ‘노력하겠다’, ‘고민하겠다’ 이상의 답이 나온 것은 드물었다.
열심히 준비하고 노력했는데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 힘이 쭉 빠지는 경우가 있다. 학생정치에 몸담은 이들의 ‘힘 빠진다’는 호소 또한 비슷한 맥락일 것이다. 그러나 그들이라고 지치지 않아서, 답답하지 않아서 그 힘 빠지는 ‘알림’을 계속하는 게 아니다. 그것이 민주 체제를 택한 한동대 학생정치의 본질이기 때문이다. 학생을 업지 못한 학생기구는 ‘자치’기구라고도, ‘대의’기구라고도 할 수 없다. 그들이 내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는 것도 바라기 힘들다.
두 명이 투표해 한 명만 찬성표를 던지면 되는 상황에서 그들도, 다른 누군가도 안일했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앞으로 있을 그들의 정치까지 안일해서는 안 될 것이다. 드디어 시작된 반올림의 행보가 이전과는 다르길 기대한다. 답답하고 힘 빠지는 그 모든 일을 끊임없이 이어나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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