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하반기, 최순실의 국정농단으로 나라가 시끄러워지기 시작하였다. 지식인들의 시국선언을 시작으로 전국민의 촛불로 움직임이 커졌다. 촛불집회로 대표된 광장민주주의는 대통령을 파면시키기 이르렀다. 민간인의 사익 추구를 위한 정경유착과 국정농단, 그리고 대통령 파면에 이르는 일련의 사건은 모든 사람의 눈과 귀를 집중시키기에 충분히 자극적인 정치적 이슈였다.
모든 국민이 그랬듯, 한동 내에서도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관심은 여기저기에서 드러났다. 교수협의회에서 시국선언문을 내놓았고, 뒤따라 여러 학생들과 총학생회의 시국선언문 역시 학생회관 앞 특별 게시판에 부착되기도 하였다. 오며 가며 보는 학생들의 이야깃거리에서도, 열심히 걸어가며 뉴스특보를 쳐다보는 학생의 모습에서도 이 크나큰 정치이슈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최순실 게이트와 조기 대선을 통해 전국민의 정치 관심도가 높아진 시점에서 한동은 제22대 총학생회 선거와 제20대 자치회 선거를 치르게 되었다. 놀랍게도 총학생회 후보로는 단 한 팀의 후보가 입후보하였으며, 자치회 선거에는 단 한 팀도 입후보 하지 않았다. 몇 년 전부터 총학생회 선거는 계속 단일후보가 출마했다고 들었지만 이 상황이 계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 들었다. 하지만 더 충격적인 것은 개표 결과였다. 투표율이 기준치인 50%에 모자라는 49.55%의 투표율로 개표를 하지 않는다는 공지가 히즈넷에 올라왔다. 물론 재투표를 통해 당선이 확정됐지만, 분명 첫 투표에서 50%를 넘지 못했다는 것은 되짚어 보아야 할 문제이다.
출마하는 후보의 수는 출마함으로써 공동체의 대표자가 되어야 한다는 부담감이 생길 수 있기에 그렇다 치자. 투표율의 저조함은 학생정치에 대한 관심도 말고는 설명할 방법이 없다. 비단 작년 총학생회 선거만의 일이 아니다. 실제로 며칠 전 있었던 제 20대 자치회 선거에서도 투표율은 30%밖에 되지 않았다. 우리나라 정치이슈에는 관심을 갖고 주목하면서도 당장 우리 삶과 연관되어 있는 학생정치에는 눈길조차 주지 않는다면 그것은 분명 모순된 행동일 것이다.
학교에서 요즘 많이 보이는 슬로건으로 ‘Why not change Handong first!’가 있다. 나와 우리 주변이 먼저 변화되고 세상을 변화시키자는 의미일 것이다. 대통령이 탄핵되고 윗물에 팽배해 있는 적폐를 청산하자고 외치고 있는 이 시점에서, 우리는 이 상황을 변화시킬 수 있는 새 지도자를 찾고 싶어 한다. 우리가 ‘세상을 바꾼다’고 하는 것도 우리가 사회에 나아가서 잘못된 부분을 고치고 올바른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뜻이 담겨있을 것이다. ‘Why not change Handong first!’라는 문장을 두고 보았을 때, 한동을 먼저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한동에 대한 마음을 품어야 할 것이다. 우리가 한동에 대해 품은 마음을 드러낼 수 있는 여러 방법 중 한 가지가 바로 ‘학생정치’다. 직접 발 벗고 나서서 학교에 존재하는 문제점을 뜯어고치라는 것이 아니라, 조금 더 관심을 갖고 표현해보자는 것이다. 앞서 문제점으로 지적한 투표율 역시 그렇다. 조금만 관심을 갖고 한동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을 뽑는 자리에 동참하자. 삶이 어렵다고 피할 것이 아니라, 작은 것부터 실천해보자. 우리의 작은 관심들이 모이고, 그 관심에 대한 반응이 모이면 우리는 분명히 한동을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최용재(전산전자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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