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다. 길고 긴 겨울이 끝나고 마침내 봄이다. 봄이란 아무쪼록 신선함과 익숙함이 공존하는 계절이다. 새내기들의 후드 물결이 일렁이는가 하면 보고 싶었던 반가운 얼굴이 하나둘 고개를 내민다. 매일 분주히 공사하던 행복기숙사가 문을 열었지만, 기존 기숙사도 익숙한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한동신문도 겨울잠에서 깨어나 기지개를 켠다. 매일 해오던 시작일 터인데 설레고 두려운 마음이 가시질 않는다. 한동신문의 새롭고도 익숙한 시작을 함께 해준 독자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
이번 학기는 다시 두툼한 12면짜리 지면으로 찾아왔다. 가장 먼저 말하려다 푼수처럼 보일까 꾹 참았다. 상황이 마구 넉넉하진 않지만 어쩌겠는가. 독자 여러분에게 보여주고 싶은 것들이 너무 많았다. 매일 빽빽했던 대학 면과 대학기획 면에 한 면씩을 더 할당했다. 새내기·은퇴 교수들의 특별한 이야기도 담으려 한다. 글로벌 면에 대한 설명은 앞에서 충분히 드렸으니 살짝 넘어가겠다. 넓어진 지면을 대충 채우려는 것은 아닌지, 날카로운 눈길로 지켜봐 주시면 감사하겠다.
봄을 맞은 한동대에는 새로 시작해야 할 것들이 참 많다. 숨 가쁘게 지나왔던 총장인선 정관 개정이 또 다른 시작점에 섰다. 지난해 학내 구성원들이 총장 중임에 목소리 낼 방법이 학내 규정에 명시됐다. 이번 의견수렴은 그 규정에 따라 이뤄진 최초의 결과물이다. 동시에 의견수렴에 관한 항목이 끝내 총장인선 정관에 언급되지 않은 것 또한 사실이다. 만족하기에는 갈 길이 멀다. 그래서 결말이 아닌 시작점이다. 총장인선 정관 개정을 위한 학내 구성원들의 움직임이 다시 시작된다. 진짜 결말을 보기 전까지, 침묵시위와 이사회 설명회 참여를 통해 보여준 학내 구성원들의 관심이 이어지길 바란다.
총학생회 회칙도 새 출발을 필요로 한다. 힘 빠지게도 벌써 세 번째 출발이다. 지난 두 번의 출발 모두 막판 혼란 끝에 실패로 끝났다. 역설적으로 다음 출발에 기대를 거는 이유는 두 번의 실패에 있다. 사람은 실패로부터 가장 많은 것을 배운다. 여유롭게 걷다가 버스를 놓쳐버린 2015, 2016년의 학생정치로부터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2017년의 학생정치가 올바른 대답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출발선에 선 이들은 두렵다. ‘최순실 게이트’의 윤곽이 드러났을 때를 되돌아보자. 위정자들의 옳지 못한 민낯 앞에서 국민은 분노했고, 상처받았다. 한국은 한바탕 혼돈에 휩싸였다. 탄핵 심판의 결과가 곧 나오겠지만 당장 혼란을 가라앉히기엔 역부족이다. 더 많은 고민이 던져질 것이다.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을 것 같은 불안감 또한 여전할 것이다.
그래도 봄이다. 봄을 희망의 계절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정말 희망뿐이어서가 아니다. 고된 날씨가 이어지다 갑자기 따스한 바람이 불 때를 봄이라 한다. 많은 것이 시작되는 계절이다. 총학생회 회칙 개정이 시작되고, 총장인선 정관 개정 노력이 이어질 것이다. 최순실 게이트로 나라가 휘청거리자 청년들이 광장에 나와 토론하기 시작했다.
희망찬 말을 늘어놨지만 완성된 것은 하나도 없다. 그래서 한동신문은 한동대가, 한국 사회가 올바른 길로 걸어가고 있는지 끊임없이 비판하며 질문할 것이다. 그것이 희망을 결말로 잇는 일이라 믿기 때문이다. 여는 말이 참 거창하다. 여는 말에 조금이라도 가까운 신문으로 찾아뵙겠다. 부디 다음 호도 함께해 주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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