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입학식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노래가 있다. 한동에 첫발을 디딘 새내기가 어쩌면 처음 접하는, 이른바 ‘한동 로고송’으로 불리는 노래다. ‘하나님의 도를 따르는 사람들’로 시작하는 이 노래는 ‘그분의 이끄심을 체험하는’으로 클라이맥스를 찍고 ‘여기는, 한동대학교’로 마무리된다. 작고 소박한 학교에 울리는 따뜻한 노랫말은 익숙하고도 잔잔하다.
감동적인 노랫말이 이뤄지기라도 한 걸까. 한동대는 교육부 재정지원사업에 잇달아 선정됐다. 16년도 교육부로부터 받은 지원 금액은 약 109억 원이었다. 지난 학기 대학가를 달군 산업연계교육 활성화 선도대학(PRIME) 사업은 3년간 120억 원이 지원 예정됐다. 산학협력 선도대학(LINC) 육성사업, 지방대학 특성화(CK-1) 사업 등까지 포함해 수십, 수백 억 원에 이르는 높은 지원 금액은 재정난에 골머리를 앓는 한동대에 단비 같았다.
그런데 정작 대학은 교육부 재정지원사업의 고려 대상에서 멀었다. 평균 3.1년의 선별적 지원은 대학의 발전을 향하고 있지 않았다. 교육부의 방향에 맞게 대학가를 관리하는 게 먼저였다. 교육부 정책은 끊임없이 바뀌었다. 불균형적 지원으로 학문은 멋대로 묶이거나 흩어졌고, 사라지기도 했다. 지속성 결여로 문제가 발생해도 책임질 주체는 없었다.
한동대는 어디로 향하는지 모를 교육부의 ‘이끄심’에 말없이 이끌렸다. 몇 가지 사소한 한계보다는 수백억 원대의 재정 지원이 고려됐다. 학내 구성원들이 교육부 재정지원사업의 방향성을 고민할 시간과 기회는 밀려났다. 비교적 평화롭게 이뤄낸 프라임사업 선정 뒤에 ‘이 사업, 정말 괜찮은 거 맞냐’는 질문은 묵살됐다. 계속해서 교육부의 선택과 집중을 받는 대학이 돼야 했던 한동대는 학교의 방향성에 대한 고려마저 다음으로 미뤘다. 한동대는 “국가사업을 하기 위해서 한동대 교육 방향을 바꾸진 않는다(본지 228호 3면 참조)”라고 해명했지만, 구성원들의 고민은 그 ‘방향’에 들지 못했다.
1월 17일, 장순흥 총장의 중임이 결정됐다. 중대한 결정을 앞두고 총학생회, 교수협의회 등에서 의견 수렴이 이뤄졌지만, 그것이 중임 결정에 반영된 경위를 확인하려면 조금 기다려야겠다. 당장 이사회의 답변이 오지도 않았거니와, 그보다 확실한 응답은 시간이 더 지나 받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의견서 반영 경위를 확증하는 건 앞으로 약 5년, 장 총장이 이끌어 갈 한동대에 얼마나 구성원들의 고민이 녹아나는가다. 학내 구성원들의 의견을 진짜 반영했는지에 대한 증명은 앞으로의 발걸음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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