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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싼 신뢰
대학보도부 박소정 기자  |  parksoj@hgu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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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3.01  19: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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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사람들의 만류에도 나는 결국 냈다. 바로 한동신문사 지원서 말이다. “힘들 텐데, 분명 후회할걸” 그래도 바꿔보고 싶었다, 내가 사는 이 세상을. 지난 학기 내가 지원서를 낼 때쯤의 세상은 혼란스럽지만 참 변화하고 있었다. 당시 ‘최순실 사태’를 보며, 어두운 부분을 밝힐 때 세상이 변화될 수 있음을 깨달았다. 그래서 좁은 한동을 벗어나 세상을 깊이 바라보고 싶었다.
수습기자의 딱지를 떼가는 방학이었다. 나는 대학을 떠난 한가로운 시간이었지만, 세상은 여전히 나의 학기만큼이나 바쁘고 시끌벅적했다. 방학 동안엔 하나부터 열까지 뉴스 소식들을 줄곧 챙겨보곤 했다. 뉴스에서는 개강을 앞두고 많은 대학생과 시민단체가 입학금 폐지를 위해 목소리를 내고 있었다. 세상을 깊이 바라보고 싶었던 나에게 입학금은 새삼 흥미로웠다. 이는 사회문제이자 대학의 문제며 바로 우리의 문제였다.
입학금 기사를 시작할 때 나는 학생의 관점에서 출발했을지 모른다.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학교 예산팀을 찾아갔다. 학교는 입학금에 대한 설명보다 학교의 부족한 예산을 더 설명하고 싶어 했다. 듣는 내내 나의 마음은 더욱 무거워졌다. 학생에게도 개인 사정이 있듯이 대학 역시 대학의 사정이 있었다. 대학은 예산에 필요한 만큼 입학금을 거둬들이고 이를 학생을 위해 사용한다고 말했다. 그런데도 입학금에 관한 정확한 산출기준과 사용처를 밝히지 않는 것은 학생들에게 입학금보다 비싼 신뢰를 일방적으로 요구하는 것 같았다.신뢰를 쌓는 일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먼저 신뢰에는 서로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연인과의 관계에서도 신뢰를 쌓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 하지만, 사랑이란 이름으로 무한한 이해를 요구하는 것은 상대방의 마음을 도둑질하는 것과 같다. 서로에 대한 신뢰가 금방 무너져 버리고, 사랑의 의미는 공허해질 뿐이다. 대학과 학생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대학이 학생을 위한 것이라며 대학 사정이 안 좋으니 무작정 이해를 요구하는 것은 학생의 돈과 마음을 도둑질하는 것이다. 입학금을 걷을 때 산출기준과 사용처를 밝히는 것은 서로에 대한 이해를 도우며 신뢰를 쌓아가는 데 필요한 단계다. 비단 대학과 학생 사이의 관계뿐만이 아니다. 대학을 중심으로 정부, 법인, 사회 등 여러 이해관계 속 서로는 신뢰를 쌓아가야 한다. 그러나 이들은 각자의 이해범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자신의 이익만 생각하고 있다. 조금 더 서로에게 솔직해지고 서로를 이해한다면, 신뢰를 쌓아갈 수 있을 텐데 말이다.
처음 사회문화부를 지원했던 나였다. 그러나 입학금을 조사하면서 나는 대학을 통해 사회를 봤다. 여러 취재원을 만나며 학생의 입장만이 아닌 대학의 입장에서 대학을 둘러쌓고 있는 여러 이해관계를 알게 됐다. 알고 보면 한동은 좁은 게 아니라 사회보다 더 넓은 곳 이었다.
나는 내가 선택한 일에 후회하지 않기 위해 일 속에서 가치를 찾는다. 입학금 기사를 완료하기까지, 나의 입장 이외에 여러 이해관계를 이해해야 했던 것은 힘들고 후회스러울 일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런 관계 속에 신뢰를 쌓아야 한다는 가치를 발견했다. 앞으로 대학 내에 여러 문제를 계속 발견하게 될 텐데, 하나님의 눈으로 그 가운데 가치를 발견하고 싶다. 곧 후회하게 될 거라고 말했던
주변인들에게 다시 말하고 싶다. 나는 가치를 발견하는 대학보도부 기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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