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1차 예비대학 비전설계의 섬김이입니다.
예비대학은 저에게 한동의 첫모습이었습니다. 그저 한동의 새내기라는 이유만으로 사랑으로 섬겨주는 형 누나들, 기대하는 눈빛으로 좋은 말씀을 해주시는 교수님, 새내기들이 비전을 찾을 수 있도록 한 명 한 명 다 관심을 가져주시는 입학사정관님, 비전을 찾기 위해 간절히 기도하는 친구들, 새벽기도를 끝내고 나왔을 때 눈 앞에 펼쳐진 티 없이 맑은 주황빛깔 하늘까지 제가 예비대학에서 만난 한동의 첫인상이었습니다.
예비대학은 또한 스무 살의 시작이기도 했습니다. 저는 스무 살을 비전에 대해서 고민하는 것으로
시작했습니다. ‘나의 비전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의 해답을 찾기 위해 고민하고 또 고민했습니다.
아쉽지만 당연하게도 20년 동안 찾지 못했던 완전한 비전을 4박 5일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찾기는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교과서라는 틀 안에서밖에 생각을 할 수 없었던 저에게 예비대학은 평소에
많이 고민해보지 못했던 질문들을 던져주고 주위의 친구들과 나눌 수 있게 해줬습니다.
그렇게 한동에서 1년을 보냈고 이번에는 섬김이로써 예비대학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17학번
새내기들이 ‘나의 비전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에 대해서 깊게 생각해보고 비전을 찾을 수 있도록 매일
기도했습니다. 그리고 한동의 첫 모습이 각자가 생각하는 이상(理想)이길 바라며 회의하고
준비했습니다. 새내기들과 함께 하는 4박 5일은 꿈을 꾼 것만 같습니다. 모두가 비전에 대해서 물음을
던지고 진지하게 고민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시기, 질투, 미움 등의 감정 등은 느껴지지 않고
서로서로 섬기는 사랑만이 있었습니다. 마지막 날 밤 나눔을 할 때 그냥 눈물이 났습니다. 이유는
아직도 확실하게 모르지만 아마 아가페가 이런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많은 한동 사람들이 예비대학 1차의 정체성에 관해서 물어봅니다. ‘학점도 받을 수 없는데 왜 하냐’,
‘그냥 친구 사귀려고 하는 거 아니냐’, ‘학교에서 예대한 애들끼리만 모여 다녀서 다른 새내기들을
소외시킨다’. 1년 동안 저를 힘들게 한 말들입니다. 섬김이로써 두 번째 참가한 지금은 예비대학
1차의 정체성에 대해서 대답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동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꿈에서 깬
앨리스는 ‘그 꿈은 누가 꾼 꿈이었을까?’라는 말을 합니다. 꿈에서 경험한 이상한 나라가 너무
생생해서 현실이 꿈인지 꿈이 현실인지 혼란이 와서 한 말입니다. 제가 앨리스라면 예비대학은
이상한 나라입니다. 학교에 입학하기 전에 한동을 기대했을 때 이상(理想)으로 생각한 곳이
예비대학이고 시기와 질투가 넘치는 현실로부터 도피하고 싶은 곳입니다.
그래서 비전을 고민하고 사랑이 넘쳤던 예비대학이라는 이상(理想)의 방향성으로 한동 대학생활을
바꾸고 싶습니다. 2학년이 되면서 전공을 선택할 때 ‘그냥’ 전공을 선택하는 친구들이 주위에 몇몇
있었습니다. 친구들의 선택을 존중하지만, 그냥 전공을 선택하기보다 조금은 더 구체적인 이유를
듣지 못한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매주 예대 새내기들과 함께 밥을 먹으면서 나눴던 비전에 대한
조금은 진지한 대화들이 전공 선택을 하는 과정에서 사소한 차이를 만들어 낸 것 같습니다. 앞으로
한동에서 생활이 3년 남았습니다. 언젠가는 비전설계 예비대학이 필요 없어질 정도로 비전을 찾아
함께 고민하고 사랑으로 서로를 섬기는 한동으로 바뀌었으면 좋겠습니다. 하루하루가 꿈이길 바라며.
 
전종인(1차 예비대학 섬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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