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2학기 한동신문은 ‘곡강 사태’로 문을 열었다. 16-1학기 말미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된 곡강지구 도시개발사업(이하 곡강개발사업)과 관련해서다. 깎이고 훤히 드러난 활주로 옆 사진과 함께 ‘시작된 곡강개발, 표류하는 학생권리’라는 제목의 기사를 여러분에게 선보였다.
곡강개발사업과 관련된 후속 기사를 보도하며 이번 학기 마지막 한동신문을 발행하는 지금, 사실 첫 호 기사를 위해 취재했던 7월 말과 다를 것이 없다. 4개월 전과 다른 점은 대안이 무산됐다는 통보를 받았다는 것뿐, 여전히 학생권리는 표류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교내에서 이뤄진 활동은 한 학기간 총학생회가 ‘곡강개발 소통마당’을 한 번 개최한 것뿐이다. 생활관 뒤편에서, 활주로 옆에서 곡강개발사업은 한창 진행 중이지만 곡강개발사업에 대한 리더십의 관심은 일시 정지라도 해둔 듯 하다.
다른 사안은 어떨까. 16-2학기 두 번째 호에서는 ‘총장인선 정관 개정’에 대해 다뤘다. 이번 학기는 ‘제자리 걸음’의 시간 속에서 드디어 이번 학기 정관 개정이라는 결론이 나는 중요한 시기를 맞았다. 물론, 이사회의 독단적인 결정이었지만 말이다. 국민으로서의 권리를 빼앗겨 분노하는 200만 촛불처럼, 학생으로서의 권리를 빼앗긴 한동대 학생은 분노할 만도 한데, 이상하리만큼 조용했다. 총장인선 정관 개정에 대한 의견 개진도 사실상 일시 정지였다. 드디어 저번 주 총학생회와 자치회가 성명서를 발표하고 서명운동을 진행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학기를 3주 앞둔 지금, 총장인선 정관 개정에 대한 분노가 이제 불붙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1년간 이런 사안들이 일시 정지였던 ‘하늘’에게 무엇이 그렇게 중요했던 걸까? 두 학기간 HGU샵은 더 많아지고, 로맨틱잔디 팻말이 붙었다. 심야학관이 개방돼 시험 기간 모임 장소도 생겼고, 학관에는 식사 시간에 쓸 수 있는 앞치마도 생겼다. 본지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사회협력’과 ‘복지’ 분야에 대한 만족도는 각각 3.35와 3.22로 상위에 속한다. 이 공약 실천이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는 게 아니다. 다만 그 옆에서 가장 낮은 만족도를 보인 ‘학생정치와 소통’ 분야에 주목해보자는 거다.
‘이러려고 한동왔나 자괴감들고 괴로워’, 지난주 채플 앞에서 자치회가 들고 있던 플랜카드 문구 중 하나다. 국가적 위기로 온 국민이 요즘 자괴감을 느끼고 있는 가운데, 한동대의 위기도 어쩌면 자괴감을 자아낼지도 모르겠다. 이런 자괴감을 더 느껴야 할 사람들이 있다. 학생들을 대표해 일하고, 한동대와 소통하는 이들이다. ‘하나 되겠습니다, 늘’이라고 시작했지만 “특히 ‘하나된다’라는 점에 있어서 많이 부족했다 생각을 합니다”라고 마무리되는 점은 아이러니다. 이제 불붙은 이들의 마무리라도 유종의 미를 거두길 바란다.
한 학기 간의 한동신문은 ‘일시 정지’된 사안을 잘 보여주는 알람이었는지도 생각해본다. 고민 없이, 새벽 없이 탄생한 기사는 없다고 자부할 수 있다. 하지만 더 잘 전달하지 못했고 더 많이 변화시키지 못했다는 아쉬움과 미안함이 더 크다. ‘부끄러운’ 마음으로 시작한 첫 호 맑은눈이 이렇게 ‘미안함’의 맑은눈으로 끝난다. 하지만 아직 끝나지 않았고, 앞으로 더 펼쳐질 사안들에 대해 한동신문의 고민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앞으로도 더 큰 자괴감 가운데 새벽을 맞으며, 불이 꺼지지 않는 신문사가 되기를 마지막 호를 빌어서 바라본다. ‘왜’ 이걸 전달해야 하며 이 노력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답은, 신문을 집어 든 당신에게 있음을 전달하며 마무리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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