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은 금’이라는 말이 있다. 쓸데없는 말을 늘어놓느니 차라리 침묵을 지키는 것이 낫다는 이야기다. 특정 상황에는 더욱 침묵이 절실해진다. 한동대 기숙사에서 밤부터 새벽 사이에 실시하는 ‘침묵시간’이 그렇다. 저마다 수면시간이 다른 서로를 배려하자는 취지다. 이들은 모두 ‘필요한 침묵’이다. 그렇다고 모든 경우에 침묵이 답은 아니다. 해야 할 말이 있고, 말해야 할 때가 있다. 그 상황에서조차 침묵을 지켜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3년 전의 한동대는 개교 이래 첫 총장인선으로 아픔을 겪었다. 이사회의 독단적인 총장인선 진행이 그 이유였다. 3년이 지난 한동대는 아직 매듭짓지 못한 문제와 싸우고 있다. 총장인선 관련 정관 개정(이하 정관 개정)이 총장인선 절차제정 TFT(이하 총장인선TFT)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되지 못한 채 완료된 지도 어느덧 3개월째다. 이번 정관 개정은 과거로부터 이어져 온 해묵은 숙제를 해결할 기회였다. 하지만 2016년이 한 달 남은 지금까지는, 아직 어떤 문제도 해결되지 않았다.
문제가 풀리지 않는 데는 수많은 이유가 있다. 그러나 문제를 푸는 방법은 결국 구성원들의 목소리밖에 없다. 총장인선TFT가 출범할 수 있었던 것은 구성원들의 목소리가 하나로 모인 결과물이다. 똑같다. 정관 개정의 부족함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다시 한 번 목소리를 모으는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상정할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은 목소리가 없는 것이다. 문제가 왜 문제인지 모르거나, 문제인 것을 알면서도 방관하거나 어떤 이유에서든지 아무 목소리가 없다면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
목소리를 내지 않는 데는 각자의 사연이 있을 것이다. 혹자는 한동대에서 겪을 수 있는 사안들은 때때로 지나치게 복잡하거나, 일상생활과 큰 관련이 없다고 말한다. 그럴 수 있다. 혹자는 말해봤자 바뀌는 게 없다고 말한다. 대체로 맞다. 그렇다면 왜 목소리를 내야 하는가. 들리지 않는 목소리를 왜 외치라고 하는가. 그럼에도 목소리밖에 답이 없기 때문이다.
글을 쓰는 지금, 침묵시간임에도 우렁찬 노랫소리가 귓가를 울린다. 한동대는 침묵시간이 아님에도 아무런 외침도 들리지 않는다. 내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 말해봤자 아무것도 안 바뀐다는 사람들에게 미안함과 한숨을 실어 한 번만 더 부탁한다. 함께 말하자. 바라는, 그리는 한동대를 말하자. 적어도 부끄러운 한동대를 물려주지 않기 위해, 후대 학생들이 ‘총장인선 정관이 이렇게 개정될 때, 선배는 뭐 했느냐’고 물었을 때 뭐라도 했노라 말해주기 위해. 

저작권자 © 한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