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또 한 해가 끝나 갑니다. 주간교수로서 마지막 교수칼럼을 통해 주안에서 사랑하는 한동 제자들, 특히 졸업을 앞둔 학생들을 위해 몇 가지 이야기를 나누고자 합니다.
먼저 상대를 긍휼히 여기는 마음을 갖길 바랍니다. 치열한 경쟁 사회, 다양한 사람들과의 크고 작은 부딪힘 속에서 쉽지 않은 일이겠지만, 그리스도인으로서의 근본 말씀, ‘서로 사랑하라’와 ‘원수를 사랑하라’는 말씀을 늘 기억하길 바랍니다. 다만, 하나님께서는 에스겔서 3장 18절과 18장 23절 말씀을 통해 바로 그 원수 사랑의 마음으로 상대에게 악행에서 돌이키라고 조언을 할 책임 역시 우리에게 맡기셨음을 또한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기억하며 지혜를 구하길 바랍니다.
또한 한동에서 배운 ‘세상을 바꾸자’는 시대적 사명의식을 잊지 말길 바랍니다. 여러분들은 원하건 원치 않건 천년 만에 분단과 재통일이라는 시대적인 소명을 받은 세대입니다. 물론 졸업, 취업, 결혼, 육아 등 개인적으로 바쁘고 힘들 겁니다. 하지만 그럴수록, 개인적 경고의 말씀에는 흐느껴 울며 생명의 연장을 간구하고 응답을 받았지만 국가적 차원의 하나님의 경고 말씀에는 그저 “내가 사는 동안에 그런 일만 없으면 괜찮습니다”라고 하며 나라의 패망을 방치했던 열왕기하 20장의 히스기야의 모습을 반면교사 삼아 장구한 역사의 흐름 속에서 국가와 미래세대에 대한 책임감을 갖길 바랍니다. 또한 우리 사회의 갈등해소와 통일 준비를 위한 지혜와 통찰력을 구하되, 다니엘서 9장에서 다니엘이 자신을 포로로 끌려오게 한 조상들을 비판하기 전에 먼저 조상의 죄를 자신의 죄로 여기고 하나님 앞에서 회개했을 때 하나님께서 지혜와 은총을 베풀어주셨다는 사실을 기억하길 바랍니다. 우리는 선배세대들의 공과 과를 모두 받은 존재입니다. 오히려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자들을 선배세대들로부터 자유와 풍요의 빚을 진 세대입니다. 이러한 빚진 자의 마음으로 기도할 때 하나님께서 개인적·국가적인 지혜를 주시고 통일된 우리나라를 사용하셔서 전 세계를 섬기고 선도하실 것이라고 믿습니다.
끝으로 인격 성숙의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길 바랍니다. 19세기 영국의 사회개혁운동가인 새뮤얼 스마일즈는 ‘인격론’이라는 책에서 “천재성은 감탄의 대상일 뿐이지만 사람의 존경과 행동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은 인격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성경말씀에서도 구원은 오직 믿음으로 되는 것이나, 에베소서 4장 13절에서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에 이르기까지 끊임없는 성화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이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래서 도산 안창호 선생께서는, “우리 주위에 인물이 없음을 한탄하지 말고 왜 정작 자신이 인물이 되려고 노력하지 않는가? 인물이 된다는 것은 그만큼 어려운 일인데 스스로는 노력하지 않고 남에게 인물이 되라고 하느냐?”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한편, 그러한 인격은 결국 매 순간의 삶 속에서 작은 나의 생각과 행동의 변화를 통해 길러진다는 것을 기억하고 작은 일에서부터 충실해야한다는 기본을 잊지 말길 바랍니다.
무엇보다, 주기도문의 말씀처럼 하나님께 내 뜻을 이루어 달라, 내 편에 서달라고 만 간구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하나님의 뜻에 서 있는지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자신의 생각과 마음을 감찰하는 자세를 잃지 않길 바랍니다.
앞에서 이야기한 것들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닙니다. 하지만 나라 안팎으로 혼란스러운 이 세상 속에서 앞으로 우리 한동의 학생들이 소금과 빛이 되어주길 간절히 바라는 마음을 이 글에 담아보았습니다.
“범사에 하나님을 인정하라 그리하면 네 길을 인도하시리라”는 잠언 3장 6절 말씀을 붙잡고, 눈동자처럼 보호하시고 세밀히 인도하시는 하나님의 크신 손길을 믿고, 세상보다 더 크게 포효하며 담대히 각자 부르신 소명의 길로 힘차게 나아가는 한동인들이 되길 간절히 기도합니다.

법학부 송인호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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