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주를 짜는
당신 등에 물이 고여 있습니다

아들, 빌딩에 비친 석양은 눈부신데
왜 내 삶은 지하 63층일까 생각하던 밤이 있어
올 겨울엔 10층을 더 내려갈 것 같아

겨울 옷을 보낸다,

서랍을 헤집는 손등에
강물이 흐르고

너는 강물 따라 내게로 왔지
네 안의 강물을 비추고 싶은 나의 석양을 아니
제자리를 지켜야 할 때
고이고 고여 맑아질 때까지
기다리는 석양을

흐르지 못해 기다리다
기다림마저 흘러갈 그날
당신 등에서 나는
석양의 조각을 주워 담아 볼까요

포개어진 겨울 옷을 꺼내보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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