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은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 과학의 이름 아래 우리는 다양한 사회적 이익을 취하고 있다. 이중 우리 주변의 화학제품은 생활에 직접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음식에 들어가는 방부제, 세제, 치약, 화장품, 탈취제, 모기약 등 화학물질이 들어가지 않은 제품을 찾기가 더 어려울 정도이며, 이러한 제품 없이 하루라도 보낼 것을 생각한다면 막막하기 그지없다.
하지만 과학의 전진이 우리에게 무조건적인 이득만 주는 것은 아니다. 과학이 발전하고 새로운 물질과 제품들이 등장하면서 그로 인한 질병과 부작용이 사회 문제로 발생하고 있다. ‘옥시 사건’이라 불리는 가습기 살균제 피해 사건이 대표적이다. 지난 8월 16일 있었던 국무조정실과 산업통상자원부, 환경부를 대상으로 한 기관보고 회의에서, 국회 가습기 살균제 사고 진상 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의는 정부의 유해 화학물질에 대한 관리가 허점투성이고 피해자에 대한 사과가 없다며 지적했다. 송기석 의원은 질의자료를 통해 “1991년 유해화학물질 관리법이 시행되기 전에 기존 화학물질로 지정된 화학물질은 유해성 검사 대상에서 빠지면서 지금도 3만 5,000여 종의 화학물질은 규제에서 제외돼 있다”라고 말했다.
‘옥시 사건’은 사회에 다양한 파문을 일으켰다. 일부 사람들은 기존의 화학물질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는 ‘케미포비아’ 현상을 보이며, 화학물질 일절 사용하지 않는 사람들도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새로운 물질의 사용이 사회에 가져올 부작용에 대한 적절한 고민과 성찰이 없다면 제2, 제3의 옥시 사건은 계속해서 발생할 수 있다.
‘옥시 사건’은 지금 대한민국 사회의 화학물질에 대한 규제가 부실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단편적인 사례이다. ‘이보 전진을 위한 일보 후퇴’라는 말이 있다. 무릇 쉼을 갖지 않고 앞으로 달려나간다면, 가속도에 빨라진 대상은 주변을 잘 둘러보지 못하고 돌부리에 걸려 넘어질 것이다. 그 쓰러짐으로 인한 상처는 수많은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에게 씻을 수 없는 슬픔을 주었다. 화학물질들이 우리들의 삶에 많은 도움을 주어 왔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 대한민국의 모습은 어떤가? 화학물질 제품에 대한 규제, 이보 전진을 위해 주변을 둘러보는 일보 후퇴가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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