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대는 지난달 22일 한동대 입학•인재개발처 홈페이지에 17-1학기 신입생부터 최소 3년간 생활관 전원 입주를 의무화함을 공지했다. 5일 뒤인 지난달 27일, 조원철 학생처장은 교내정보사이트 히즈넷(HISNet)을 통해 17년도에는 전원 입주 권장, 18년도에는 입주 의무화를 진행할 것이라고 재공지했다. 하지만 생활관 입주 의무화가 결정되는 과정에서 학생의견 수렴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입주 의무화가 공지된 후 RC협력회는 설문조사 시행 및 설문 결과 전달 등으로 입주 의무화 방침에 대한 학생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학생 의견 배제된 입주 의무화

생활관 입주 의무화 방침을 의논하는 과정에서 학생들의 의견은 수렴되지 않았다. 학생단체와의 논의도 이뤄지지 않았다. 열송학사RC 김동희 대표는 “의사결정 과정에 있어서 굉장히 중대한 하자가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공동체의 방향성을 결정해 나가는 과정에서 구성원들의 목소리를 듣지 않고 리더십이 일방적으로 결정한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자치회 이유준 회장은 “1학기 때부터 학생처장님과 얘기할 때, 학교가 이러한 생각을 갖고 있다 논의를 해보자고 얘기하셨는데, 이렇게 갑작스럽게 공지될 거라는 건 (몰랐다)”라고 말했다. 조 학생처장은 “학교는 개교 초기부터 초기부터 이런(생활공동체에 대한) 소망을 갖고 있었다”라며 “이런 뚜렷한 목표를 말해줬으면 현재의 구성원들이 이해할 텐데, 그런 점은 부족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학생 자율성∙입주 불이익 논의 없어

한동대는 입주 의무화에 따른 학생의 자율성 침해와 17학번 이전 재학생 입주가 제한될 가능성에 대해 대책을 마련하지 않았다. 현재 생활관 입주 신청은 개인의 재량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개인이 생활관 입주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하지만 입주 의무화 이후 개개인의 입주 자율성 허용 여부는 아직 논의되지 않은 상태다. 공지가 올라온 당시, 실질적으로 학생들의 입주 및 생활관 내 생활을 담당하는 생활관 간사•헤드마스터 교수는 입주 의무화 방침의 세부 내용을 듣지 못했다. 또한, 17학번 이전 재학생 전원의 입주 수용에 대한 대책은 마련되지 않았다. 조 학생처장은 “재학생이 나중에 생활관에 생활하고 싶어도 못 들어올 수 있기 때문에 그 시뮬레이션을 해서 연차적으로 2017년도에는 권장하고, 2018년도에는 3년 동안 의무입주를 시행하자고 논의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행복기숙사 국제관이 완공되기 전까지는 입주를 희망하는 재학생 모두의 입주를 보장할 수 없는 실정이다. RC협력회 김경호 의장은 “기획처에서는 수치적으로 꼼꼼하게 계산을 했다고 했다. 그 부분에 대한 내용과 계산과정에 대해서는 (기획처에서) 말씀을 안 해주셔서 이 부분에 대해 불만이 있다”라고 말했다.

RC협력회, 학교에 여론 전달

RC협력회는 생활관 입주 의무화가 공지된 이후 학생 여론 수렴에 나섰다. RC협력회는 재학생과의 소통 없이 이뤄진 방침과 이에 수반되는 문제점들에 대한 대책이 없는 점을 지적했다. RC협력회는 히즈넷을 통해 지난달 25일부터 재학생 대상 설문조사를 한 뒤 지난 5일, 조 학생처장을 만나 설문조사 결과를 알리고 사안에 대해 의논했다. 619명이 응답한 설문조사 결과에서 ‘생활관 의무입주화 방침의 배경에 대해 납득할 수 없다’라고 응답한 자는 66%(417명)를 차지했다. ‘생활관 의무 입주 방침이 지성, 인성, 영성 교육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응답한 자는 47%(296명)로 나타났다.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라는 응답자는 22%(150명)를 차지했다. 또한, ‘생활관 의무 입주 방침을 결정하는 과정에 있어서, 다양한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다’라고 응답한 자는 전체 응답자의 73%(457명)에 달했다. RC협력회 김 의장은 “학교 측의 말도 들어보고 (학생들의) 통로로서 최선을 다할 것이다. 전혀 받아들여지는 기미가 안 보인다면 강하게 목소리를 낼 것이다”라고 말했다. 열송학사RC 김 대표는 “만약에 (학교가) 학생들과 소통할 의사가 없다면 자치기구로서 하는 활동을 중단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한동대는 18-1학기부터 생활관 입주 의무화를 시행하는 목적에 대해 공동체 및 인성 교육을 담당 하는 RC 제도를 강화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히즈넷 공지에 따르면 입주 의무화는 RC 제도 내실화와 사회 불안요소로부터 재학생의 안전 확보를 위해 계획됐다. 조 학생처장은 “한동대는 개교하면서부터 단순히 기숙사가 아닌 생활공동체를 꿈꿔왔다. 초기에 가져왔던 생각들을 시행하는 것이다”라며 “지금까지 한동대에서 4년, 5년 생활관 사용하는 학생들이 있는 것으로 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00% 입주를 지향하는 측면에서는 규정이 있어야겠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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