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은 존재하는가?”라는 질문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이다. 어떤 이들은 “하나님이 존재하든지 말든지 나와 무슨 상관이 있어?”라고 반문한다. 이런 반문은 이 문제가 개인의 인생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를 모르는 사람이 하기 마련이다. 장 폴 샤르트르(Jean Paul Sartre) 같은 무신론적인 사상가들도 하나님의 존재 여부가 엄청난 차이를 가져올 가능성을 인정한다.
파스칼(Blaise Pascal, 1623-1662)도 “신이 존재하는가?”에 대한 문제를 궁구한다. 그는 기독교 신앙을 선택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한다. 그의 고민은 인간의 이중성과 비참한 현상에 대한 자각에서 시작된다. 그는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이다”와 “클레오파트라의 코가 조금만 낮았더라면 세상의 지도가 달라졌을 것이다”라는 말을 징검다리 삼아, 인간의 연약함, 구속자 없는 인간의 비참함, 신없는 사랑의 허망함을 토대로 인간에게 구속자가 필요하다는 논리 전개를 한다. 파스칼은 그 유명한 내기논증과 신의 존재를 지지하는 12가지 이유를 제시하면서도 데카르트처럼 이성에 함몰되지 않는다. 그는 “인간과 신의 관계에 있어 마음의 고백은 이성적 사유에 앞선다.(Heart commitment is prior to reasoning in our relation to God.)”고 말한다. 인간의 죄와 타락의 결과로 인간은 하나님을 아는데 무능하다. 성경의 저자들이 하나님의 존재를 증명하기 위해 이성적 논증을 사용하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본다. 그러나 하나님은 먼저 인간을 찾아오시는 하나님이다. 더구나 “하나님을 경험하는 것은 인간의 이성이 아니라 인간의 마음이다. 그러므로 믿음이란 인간의 이성이 아닌 마음으로 하나님을 느끼는 것을 말한다.” 믿음은 어떤 사람이 그의 전인격을 하나님께 온전히 바치는 것이며, 이성은 그것을 돕는 역할을 한다. 하나님께 순종하는 것은 이성에 반대되는 것이 아니라, 이성을 넘어서는 것이다.
만일 하나님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어떤 결과가 생기는 것일까? 우선, 인생은 극도로 무의미할 것이다. 인생이 만일 죽음으로 끝이 나는 것이라고 하면, 우리가 어떻게 살든지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인류는 우주의 종말과 함께 끝이 날 것이고, 그것은 당신이 누구이든지, 무엇을 하든지 간에 아무런 차이가 없을 것이다. 사람들은 나름 주관적인 의미를 추구하며 살지만, 객관적인 인생의 의미가 없다고 하면, 이 또한 무의미하다. 만일 무신론이 진실하다면, 인생은 궁극적으로 헛될 뿐이다. 또한 우리는 아무런 희망없이 살아야만 할 것이다. 하나님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유한한 존재인 인간의 부족함으로부터 생기는 여러 문제로부터 인류를 구할 수 있는 어떤 희망이 없게 된다. 고통과 악으로부터 구원을 받을 희망도 사라질 것이다. 20세기 두 번의 세계대전은 19세기 인류 진보에 대한 낙관적인 견해를 무너뜨렸다. 제 2차 세계대전의 막바지에서 일본군과 미해병대의 전투를 담은 “Thin Red Line”이라는 영화를 보면, 한 미군병사가 “왜 악이 우리를 조롱하는가?”라고 절규한다. 신이 없다면, 이런 절규와 질문에 대해 우리는 어떤 답변을 얻을 수 있을까? 무신론은 진실로 소망이 없는 절망의 철학일 뿐이다. 그러나, 만일 하나님이 존재한다면, 이와는 정반대로, 인간은 인생의 의미를 발견하고 절대적인 소망을 갖게 될 것이다.


김기호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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