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 중앙을 따라 인조 실개천이 길게 이어진다. 고르게 흐르는 물길 옆으로 고르게 구르는 바퀴가 있다. 약 150m를 구르는 동안 홀로 물을 건너기란 어려운 일이다. 잠시 물길이 끊어지는 교차로를 지나 다시 이어지는 길고 긴 물길.

어쩌면 그는 미리 정해야 했을지도 모른다.

왼쪽 혹은 오른쪽, 다른 이들의 150배가 되어야 하는 ‘보폭’을 가늠하며, 절반의 시내만을 서성거렸을까. 연거푸 지상으로 자신을 토해내는 실개천은 시내 중앙을 따라 길게 흐르고 있었다.

저작권자 © 한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