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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겨운 이야기
한동대학교학보사  |  hgupress@handong.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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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8.31  02:3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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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에는 유난히 오래 머무르는 사람들이 많다. 비단 이 곳에서의 기간 때문이 아니더라도 오래 한동을 생각해 온 사람들도 많다. 그런 그들이 있는 곳이기에 특별한 것 없이 이제 3년째를 겪고 있는 내가 감히 ‘한동에 고함’란에 글을 쓰는 것은, 이상해보일지 모르겠으나 내게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글을 쓰고 지우기를 반복하다가, 왜 내가 글을 쓰겠다고 한 것이었는지조차 헷갈리게 되었다. 그리고는 한동의 몇몇 친구들에게 그냥 하고 싶던 이야기를 하기로 했다. 당신이 이 글을 읽을 생각이라면, 한동에서 질리도록 들었을지도 모르는, 뻔하디 뻔한 이야기를 또 들어야 할 것이다.
 한동에 처음 왔을 때, 원하지 않던 대학에 와 삐딱했던 한 새내기가 받는 관심은 굉장했다. 처음 보는 새섬 누나는 며칠이나 알았다고 그를 위해 눈물을 흘렸고, 교수님은 갓 대학에 들어온 고등학생이나 다름없는 아이를 앞에 두고 한시간 반을 진지하게 이야기 하셨다. 룸메이트 형들은 모르는 것은 다 알려줄 기세였고, 필요를 느끼기도 전에 학교 생활에 필요한 모든 소프트웨어들은 내 휴대폰과 랩탑에 얼마 안되어 모두 다운로드 되었다. 쓸데없이 심각했던 새내기를 앞에 두고 형누나들과 교수님은 한동에 대해 수백번도 더 듣고 말했을 이야기를 다시 한번 들려주었고, 듣고 또 들었을 고민과 질문을 처음 듣는 것 마냥 열심히 들어주었다. 때문에 내가 “한동이 변하는 것 같다”라고 말하는 것은 새내기 때 팀을 유난히 잘 만난 탓이며, 하필 그 팀에서 내가 새내기였던 탓일 것이다.
 그러나 그것도 내 운이고, 내 주변의 사람들은 변하고 있으니 나로서는 서러울 수 밖에 없다. 때문에 읽는이들에게 해당이 없을지라도, 나는 이야기 하고싶다. 그저 나를 붙잡고 다시 이야기 해 달라. 이야기를 멈춰버렸다면, 다른 일들 때문에 한동에 대한 생각을 잠시 뒤로 미뤄 놓았다면, 혹시 무언가가 당신을 지치게 해서 잠정적으로(잠정적인 것이라 믿는다) 고민을 포기해버렸다면, 부탁이다, 다시 한 번 해 달라. 한동을 연인처럼 말하던 사람들아, 과해서 비난이 되어 버렸을지언정 이야기를 멈출 수 없었던 사람들아, 그것을 멈추지 말아 달라. 세상은 언제 바꿀지 모르겠으나, 우리 이야기 속에서라도 바뀌던 세상을, 꿈꾸던 그것을 감춰 놓지 말아 달라.
 나처럼 눈치 보느라 이야기 못할지도 모른다. 이야기 해 놓고 스스로 민망해 침묵을 기약했을지도 모른다. 또는 얼마 남지 않은 졸업과 미래로 너무 바빠 그럴 시간이 없을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당신들도 서럽지 않은가. 장난으로라도, 지나가는 말로라도, 한숨을 내쉬며 “얼른 졸업이나 해야지”, “졸업이 답이야”따위의 말은 멈춰 달라. 다들 한 번쯤 “Why not change the world?”라는 문구 앞에서 멈춰서 고민하지 않았었는가. ‘한동’이라는 이름 앞에서 무엇이라도 꿈꾸지 않았었는가.
 한 것 없는 내가 고민하고 고민하다, 무엇이라도 해 보려고 노력하다가 지친 사람들에게 이런 말을 하는 것은 염치없음을 안다. 그렇지만 부탁한다. 당신들을 보고 그것이 좋아 보였던 나는 이런 글을 쓰고 있다. 겁이 많아 “무엇을 하자, 한동의 문제점은 이것이다” 따위의 말은 하지 못하겠다. 그저 더 자주, 더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하고 기도한다면 누군가는 움직이고 언젠가는 바뀔 것이다라고 막연히 바라고 있는 것뿐일지도 모른다. 겨우 이러한 이유로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이 맥 빠질 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저 내 주변에서는 줄어드는 이야기가 들리지 않는 것이 서럽다. 누군가 이런 마음을 알아주기를, 그리고 내게 이야기 해 주기를 바라며 글을 마친다.

공간환경시스템공학부 14 박은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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