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강지구 도시개발사업(이하 곡강개발사업)이 5월 25일 벌목작업 시행으로 본격적인 공사단계에 접어들었다. 벌목작업은 효암채플 뒤편과 주 진입로(활주로) 양측을 비롯한 한동대 주변에서 약 8만 평에 걸쳐 이뤄지며, 이후 건물 건설을 위해 땅을 메꾸는 매립작업이 시작된다. 한동대는 ▲상가 조성으로 인한 면학분위기 저해 ▲공사차량과의 충돌 위험 및 주 진입로 교통 혼잡 ▲공사소음으로 인한 수면권 침해 등을 이유로 곡강개발사업을 반대하고 있다.

▲ 한동대 주 진입로에서 바라본 곡강개발사업 공사 현장. 김운영 사진기자

 

곡강, 첫 삽을 뜨기까지


곡강개발사업은 한동대 주변 약 8만 평의 땅에 ▲아파트나 원룸 등의 주거시설 ▲음식점 등의 편의시설 ▲초등학교▲공원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한동대는 2004년에 곡강지구 도시개발사업조합(이하 곡강조합)으로부터 곡강개발사업 실시내용에 대해 전달받았다. 곡강조합은 2008년 경상북도 고시를 통해 곡강개발계획을 확정 받았으며, 2014년 12월24일 포항시로부터 실시계획인가를 받아 공사를 착수할 수 있게 됐다. 한동대는그동안 주 진입로 사용반대 서명운동을 진행하거나 교수협의회 차원에서 개발반대 성명서를 발표하는 등 지속적으로 곡강조합에 개발반대 입장을 전달했다(본지 105호 1면, 111호 1면 참조).
 이 과정에서 계속해서 논란이 됐던 것은 일명 ‘활주로’라 불리는 한동대 주 진입로(이하 주 진입로)의 공사차량 출입 및 개발 가능 여부다. 한동대는 주 진입로의 건설∙운영 비용을 부담한 것을 근거로 이에 대한 권한을 주장했다. 반면, 포항시는 주 진입로가 형식상 공용도로이기 때문에 시의 권한이라는 입장이다. 2008년 9월 29일 한동대는 *기부채납한 진입로 토지 소유권에 대한 반환 소송을 대구고등법원에 제기했으나 2009년 6월 12일 패소했다(본지 120호 1면 참조).


한동대의 계속되는 중단요구

곡강개발대응TFT(이하 곡강대응TFT)는 ▲대안 없는 곡강개발사업 공사중단요청 서명운동 ▲기자회견 ▲1인 시위 등을 통해 새 진입로를 확보할 때까지 공사를 중단해달라는 요청을 곡강조합과 포항시에 전달했다. 곡강개발사업이 본격화되자 곡강대응TFT는 6월 10일부터 7월 18일까지 ▲생활관 입구 ▲오석관 입구 ▲셔틀버스 입구 ▲학관 퇴식구 등에서 학생과 교직원 등을 대상으로 서명운동을 진행했다. 6월 15일 한동대 교직원은 현동홀에서 곡강개발사업 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으며 동시에 곡강개발사업 공사현장에서 공사중단 피켓을 드는 1인 시위를 진행했다.
 이에 대해 곡강조합은 6월 16일자 경북매일 신문에서 “학생들이 최대한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한동대 측의 요구를 일부 수용해 이면도로를 따로 만들어 공사차량 진입 시 대학진입로 대신 이용토록 할 방침이다”라며 “하지만 10여 년 동안 끌어오던 사업이라 공사를 중단하면 사업 자체가 무산될 수 있어 공사를 중단하라는 대학측의 요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라고 밝혔다. 곡강대응TFT 강신익 위원장은 “한동대가 법적으로 공사중단을 요구하기에는 무리가 있으며 요구하는 바를 관철시키기 위해서는 교수와 학생이 합심하여 대응해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곡강대응TFT는 강신익 행정부총장을 위원장으로 교수 9명, 간사 1명과 총학생회장 1명으로 구성돼 6월 3일 발족됐다.
 

▲ 그래픽 이민주

곡강지구와 단절 위해 새 진입로 모색 중

곡강대응TFT는 주 진입로를 대체할 새로운 진입로를 확보할 계획이다. 확보하고자 하는 새 진입로는 한동대 뒷편에서 장량동으로 이어지는 길이다(일러스트 참조). 곡강대응TFT는 ▲공사차량과의 충돌 가능성 ▲주 진입로 주변환경 변화로 인한 면학분위기 저해 등을 이유로 진입로를 변경하고자 한다. 곡강대응TFT는 새 진입로 건설을 앞당겨야 함을 포항시와 곡강조합에 요구했다. 새 진입로 확보가 늦어지면 한동대를출입하는 차량은 공사차량과 동선이 부분적으로 겹치게 된다. 6월 9일 장순흥 총장과 강 위원장은 포항시 도시계획과장과의 면담에서 새 진입로를 확보한 후 공사를 시작할 것을 요구했다. 곡강대응TFT 김주일 위원은 “확보하고자 하는 (장량동 쪽으로 난) 도로에 대한 것들을 들어보고 (포항시의 개발에서) 도로 부분만을 앞당길 수 있는 방안을 논의했다”라고 말했다.


포항시 “새 진입로 건설 협조하겠다”

포항시는 지난 23일 총학생회 백이삭 회장과의 만남에서 ▲새 진입로 건설 ▲곡강개발사업 공사차량 통행로 변경 등을 위해 협조할 것을 밝혔다. 포항시 도시계획과 김성수 주무관은 “내년쯤 실시계획인허가 이후 한동대학교 진입로와 연결부분을 우선적으로 공사해 최대한 빨리 (한동대가 새 진입로를) 확보할 수 있도록 조치할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현재 곡강조합의 공사차량은 ‘굴다리’로 불리는 농업용 도로를 사용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백회장은 “포항시는 개강 후 공사차량과의 충돌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곡강조합에 별도의 통로를 개설하도록 행정지도 하겠다고 밝혔다”라고 말했다.


수면권 • 학습권 위협, 대책 마련 중

한동대는 학생의 수면권∙학습권을 보장하기 위해 방안을 모색 중이나 명확히 마련된 것은 없다. 한동대 학생이 소음으로 인해 불편을 겪자 6월 9일 자치회는 ‘포항시 북구청 환경지도과’에 벌목작업으로 인한 소음에 대해 민원을 제기했다. 민원 제기 이후, 공사시작 시간이 학기가 끝나는 6월 17일까지 오전 6시에서 오전 8시로 미뤄졌다. 곡강대응TFT 김 위원은 “앞으로 건물과 구조물 공사가 시작되는 단계이다”라며 “소음 등의 문제가 본격화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곡강대응TFT는 개강 후 공사소음에 대한 대책을 조합측에 요구할 예정이나 정확한 요구사항은 마련되지 않았다. 곡강대응TFT 강 위원장은 “(곡강조합에) ‘수면권을 보장해달라’는 요청을 할 것이다”라며 “소음에 대한 대책 요구는 소극적 대응방안일 뿐이고 우리는 적극적 대응방안을 생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향후 곡강대응TFT는 학생사회와 논의를 가질 예정이다. 강 위원장은 “개강 후 학생들에게도 곡강개발사업에 대해 진행현황과 향후 대응방안을 전달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백 회장은 “단순히 찬성, 반대가 아니라 곡강개발사업에 대한 학내의 의견을 듣고자 한다”라며 “고민하고 있는 방안 중 하나는 소통마당이다”라고 말했다.


*기부채납:‘국가에 무상으로 재산을 준다’라는 뜻으로, 국가나 지자체가 무상으로 재산을 받아들이는 것.
*환지: 도시개발사업 시 대상토지의 위치, 면적, 이용도 등을 고려해 사업 시행 후 소유주에게 재 배분하는 택지, 혹은 이에 따른 행위.

저작권자 © 한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