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노동자 처우 개선안 협의

부족한 재원 자발적 모금으로 충당

한동대, 협의문 따른 입찰 공고 예정

 

한동대와 경북지역일반노동조합(이하 경북노조)은 지난 5월 26일 청소노동자 처우 개선안(이하 개선안)에 협의했다. 한동대는 ▲일 7시간이었던 소정근로시간을 8시간으로 변경 ▲토요일 제외한 주 5일근무로 변경 ▲월 7만 원 급양비 지급 ▲무밭 업무 제외 ▲명절휴가비 지급 등의 사항으로 청소용역 계약안을 변경했다. 경북노조 송무근 지부장은 “학교가 노조의 요구를 받아들였으니 더 이상의 쟁의행위는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청소노동자 정영숙(56) 씨는 “당장에 요구한 안은 협의가 됐지만, 현재 청소노동자들의 과중한 업무에 대해 완전히 합의되지 않았고 행복기숙사가 완공될 때 논의될 것이기 때문에 완전히 만족하지는 못한다”라고 말했다.
  개선안 협의까지의 과정은 쉽지 않았다. 지난 5월 20일 2차 조정회의가 열렸으나 경북노조가 한동대의 변경안을 받아들이지 못해 조정이 결렬됐다. 당시 한동대는 전체 용역비를 고정하고 노동시간을 늘려 임금 상승 폭을 맞추되, 청소 면적을 줄이겠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즉, 평일 7시간이었던 소정근로시간을 8시간으로 변경해 1인당 월 보수는 133만 원으로 늘어났으나 전체 용역비는 고정돼 있기 때문에 두 명의 인원을 감축해야 하며, 샬롬관 리모델링으로 생활관 청소범위가 축소되면서 한 명의 인원을 감축하는 것이다. 당시 한동대 대표로 참석한 사무처 진상호 처장은 “청소 면적이 줄고 일일 근로시간은 늘어나면서 근로자를 줄일 수밖에 없다”라며 “또한 7월부터 샬롬관이 생활관에서 제외되므로 근로자를 줄일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송 지부장은 “당시 학교 측은 근로시간은 늘리지만 면적을 줄여서 비용을 맞추겠다고 표현했는데 그 말은 즉 사람을 줄이겠다는 얘기다”라며 “현재 상황을 유지하면서 처우 개선을 해주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청소노동자를 지지하는 한동인 모임’을 제안한 최경준(법 12) 씨는 “학교는 샬롬관이 폐관되면서 기존에 거기서 일했던 한 사람을 줄이면 해결된다고 보는데 사실상 샬롬관에서 일하는 노동자는 기숙사 청소업무뿐 아니라 타 학교에서는 분리되어 있는 조경업무 등의 범위까지 일하고 있다”라며 “인원수 대비 시간 계산으로 단순히 생각할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경북노조는 한동대에 계약 변경에 대한 논의를 요청했으나 한동대가 대화에 불응하자, 5월 25일 비전광장 앞에서 한동대 청소용역노동자 처우 개선 및 대화 촉구를 위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 이후 경북노조와의 협의 끝에 한동대는 감축 예정이었던 세 청소노동자의 업무가 12월 완공 예정인 행복기숙사로 이어질 수 있도록 고용을 승계하기로 결정했다. 한동대는 행복기숙사가 완공되기 전까지 6개월간 세 명의 청소노동자에게 지급되어야 할 임금을 한동대 총장을 비롯한 교직원 대상의 자발적 모금운동을 통해 마련할 예정이다. 송 지부장은 “고정된 예산상 7월까지는 이해할 수 있는데 이후 5개월간의 임금도 모금운동을 통해 마련한다는 것은 불안정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라며 “학교가 업체가 바뀌는 것과 무관하게 세 사람의 고용을 보장하기로 했으면 예산을 통해서 하는게 맞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강신익 행정부총장은 “학교는 노동자들의 생활의 질을 높여주고 싶지만, 재원 구조상 솔루션이 잘 나오기 어렵다”라며 “이번에 나온 해결안이 최선임을 학생들이 알아주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27일 오전 경북노조는 최종적으로 협의문을 채택했고 한동대는 협의문에 따른 새로운 청소용역 계약 입찰 공고를 낼 예정이다. 한편, 26일 처우 개선안 협의에서 경북노조 측은 청소노동자들의 작업 범위, 면적, 노동 강도에 대한 사안을 한동대와 논의할 것을 제안했고 행복기숙사 완공 이후 입주 시 논의하기로 협의됐다.

저작권자 © 한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