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석고대죄’가 일었다. 공천 파동으로 후진적 정치성을 보였다는 이유의 유권자를 향한 사죄였다. 국회의원 후보들은 “지지와 사랑에 비해 너무 자만하고 오만했다”라며 일렬로 줄을 맞춰 맨바닥에 무릎을 꿇고 큰절하듯 고개를 조아렸다. 대중의 반응은 싸늘했다. “쇼도 이런 쇼가 없다.” “저러고 떨어지면 볼만하겠다.” “선거 4년마다 오는 윤(閏)절” 등등, 싸늘하다 못해 분노까지 느껴졌다.
 ‘윤절’이라 표현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2004년 제17대 국회의원 선거 당시 차떼기 사건으로 정치권이 위기에 몰리자 국회의원 후보들은 무릎을 꿇었다. 2014년 4·16 참사로 정치권의 민낯이 드러나 위기에 몰리자 6·4지방선거 국회의원 후보들도 맨바닥에 큰절했다. 그러나 정치권은 매 선거가 끝나 정치적 위기를 모면하고 나면 제 밥그릇 챙기기에 다시 몰두했고, 공약을 어겼으며, 유권자를 분노하게 했다.
 윤절은 단순히 엎드려 절함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윤절은 첫째, 정치적 위기를 모면하기 위한 보여주기 식 전략적 행동과 둘째, 뱉어진 말들이 지켜지지 않는 불신의 상황을 꼬집은 단어다.
 한동대에도 윤절의 시기가 온 것일까? 한동대 측은 셔틀버스 요금 인상을 위해 보여주기 식 행동을 하고있다. 지난달 20일 총학생회 산하 집행부, 자치회, 각 학부 학생회, 총동아리연합회는 ‘버스정책 수립과정에 대한 요구 결의안’을 의결했다. 결의안의 핵심은 첫째, 버스운영에 구속력 있는 결정을 내리는 위원회의 구성과 둘째, 한동대 측과 학생 측의 동수 인원 편성이다. 한동대 측은 동수로 인원을 편성한 버스위원회를 만드는 데 동의했다. 단, 셔틀버스 문제 해결의 ‘효율성’을 이유로 버스위원회의 구속력은 동의하지 않는다고 못 박았다.
 그리고 한동대 측은 첫 번째 버스위원회 회의에서 ‘요금 인상’을 가장 먼저 논했다. 적자를 해결하기 위해 요금 인상을 멈추지 않을 것이며 언제든 요금 인상은 가능하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셈이다. 결국, 버스위원회는 셔틀버스 요금 인상을 위한 하나의 단계에 불과하다.
 총학생회 집행부 ‘하늘’도 윤절을 했다. 하늘은 총학생회칙개정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총학생회칙개정TFT를 구성해 문제의 총학생회칙을 개정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하늘은 당선 후, ‘어떠한 변수가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에 총학생회칙개정TFT의 구성을 확신할 수 없다. 중간고사 전에 총학생회칙개정TFT 구성이 완료되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을 바꿨다. 그리고 불완전한 총학생회칙에 의해 평의회 문제가 불거지자, 하늘은 ‘중간고사 이후에 총학생회칙개정TFT 구성을 전학대회 안건으로 상정하겠다’고 말을 또 바꿨다. 발언을 바꾼 것에 대한 설명이나 사과는 없다. 신뢰는 점점 무너진다.
 선거 철만 되면 보여주기 식 행동과 지켜지지 못할 약속이 판치는 불신의 윤절이 풍년이다. 윤절이 대한민국 선거 풍토라기에는 나의 나라가 너무나도 부끄러워 어금니를 씹게 된다. 아마, 대부분의 유권자가 그러할 것이다. 그럼에도 누군가가 윤절을 따라한다면, 그것을 바라보는 부끄러움은 누구의 몫일지 어금니를 씹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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