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청년유니온이 발표한 ‘청년 정치인식 실태조사’에 의하면 청년층의 61.5%가 ‘정치에 관심이 없다’고 답했다. 이 중 46.1%는 ‘정치에 관심이 있었지만 변한 것이 없었다’고 답했다. 청년들의 정치 불신이 얼마나 심한지 보여주는 자료다. 20대 청년들의 투표율은 제19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28.1%까지 떨어졌다. 낮은 투표율은 정책결정에도 영향을 미쳤다. 제19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내세웠던 청년과 신혼부부를 위한 공공임대주택 공급, 반값 등록금은 지켜지지 않았지만 그 누구도 비난하지 않았다.
 한국에서 태어난 20대 청년들은 자신의 미래를 결정짓는 주요 정책 결정에 참여해본 경험이 전무하다. 정치는 물론이고 하다못해 최저임금 협상에서도 20대 청년들의 자리는 없다. 누군가 결정지어 제시하면 그것을 따라야 하는 것이 지금껏 청년에게 주어진 역할이었다. 가까스로 대학졸업장을 받았지만 졸업과 동시에 학자금 대출에 시달리고, 취업 압박에 몰린다. 대학생으로서 높은 스펙을 쌓기 위해 이리저리 뛰어다니고, 그 어떤 세대보다 훨씬 더 많은 사교육 비용을 지불했지만 미래를 보장받지 못한다. 대한민국의 GDP는 3만달러를 내다보지만 그 경제발전의 이면에, 청년들의 슬픈 자화상이 자리잡고 있다.
 이런 청년들이 기댈 유일한 해답은 정치다. 그리고 대한민국이 청년들에게 허락한 몇 없는 권리 중에 가장 최선의 권리는 바로 투표다. 경남청년유니온은 20대 청년 중 92.9%가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에 꼭 투표한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발표했다. 선거관리위원회 또한 지난 8,9일에 있었던 사전투표제의 도입으로 20대의 투표율이 예전보다 높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과거의 낮은 투표율을 생각해보면 고무적인 조사결과다.
 현실에 분노한다면 투표로 보여줘야 한다.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은 “정치를 외면한 가장 큰 대가는 가장 저질스러운 인간들에게 지배 당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미국의 정치학자 아담 셰보르스키(Adam Przeworski)도 “누가 종이돌을 많이, 그리고 잘 던지느냐에 따라 민주주의의 공고화가 달려있다”라고 말했다. 2016년 4월 13일 수요일, 오늘은 제20대 국회의원 선거날이다. 다 함께 종이돌을 던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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