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와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는 지난해 6월 15일부터 7월 21일까지 전국 37개 대학교 재학생 6,800명을 대상으로 학생식당 만족도를 조사했다. 만족도 1위는 카이스트 학생식당으로 맛과 양에서 뒤지지 않는 뚝배기 백반, 가마솥 한우국밥 등 풍부한 메뉴들의 가격이 3,000원대였다. 한편, 일반식 2,000원, 양식과 특식은 2,300원으로 가격은 저렴하지만 메뉴의 반복으로 인해 쉽게 질린다는 한라대학교 학생식당과 같은 곳도 있다(연세대학교 학보 연세춘추 14호 참조). 가격대도 품질도 조금씩 다른 학생식당, 그 차이는 어디서 오는 것일까?

▲ 한동인과 떼려야 뗄 수 없는 학생식당. 우리의 학생식당을 책임지는 신세계푸드의 계약 기간 만료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 지난 4년간의 학생식당에 한동대 학생들은 만족하고 있을까? 타 대학교 학생식당과의 비교를 통해 합리적인 학생식당의 단서를 찾아가 본다.

대학교육연구소의 2015년 12월 7일 자 정보공개청구 결과에 따르면, 대학별 주요 위탁급식 업체로 ▲㈜신세계푸드(이하 신세계푸드) ▲㈜삼성웰스토리(이하 웰스토리) ▲한화호텔앤리조트(주) 등등이 있다. 다가오는 8월, 한동대 학생식당은 다시 변화의 갈림길에 서게 된다. 신세계푸드와 맺은 계약이 오는 8월 만료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현재의 학생식당은 얼마나 합리적으로 음식을 제공하고 있을까? 또한, 학생들은 신세계푸드와 함께한 학생식당에 얼마나 만족하고 있을까? 본지는 각각의 업체가 운영하는 세 개 대학교의 학생식당과 한동대 학생식당을 비교해봤다. 한동대와 각 대학교의 식단표 조사, 한동대 재학생 대상 교내식당 만족도 조사를 통해 그 답을 찾아본다.

신세계푸드와 함께한 4년
대학교 학생식당 운영은 주로 대기업 혹은 가맹점 업체에 위탁을 하거나, 대학교가 직접 운영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한동대는 2012년 6월 말 기존에 학생식당을 맡았던 한동 F&D와의 계약 만료를 앞두고, 학생식당을 위탁 운영할 새로운 업체로 신세계푸드를 최종 선정했다. 당시 한동대는 입찰조건으로 학생식당의 *푸트코트화와 의무식 폐지 등을 요구했다. 특히 학생식당의 푸드코트화를 위해서는 증·개축 및 환경 개선이 필요했고, 이를 부담할 수 있는 대기업 위주의 입찰이 이뤄졌다. 당시 ▲삼성애버랜드 ▲신세계푸드 ▲엘지 아워홈 등 다섯 개의 회사가 입찰에 지원했다. 신세계푸드는 입찰 당시 ▲증·개축 및 환경개선을 위해 약 13억 원 투자 ▲학생식당 운영에 필요한 전기∙수도∙가스요금 부담 ▲의무식 폐지 등의 조건을 제시했고, 이에 한동대 학생식당과 4년 계약을 체결했다.
 신세계푸드는 한동대 학생식당을 맡게 된 후 13-1학기부터 *푸드포인트 제도를 도입했다. 푸드포인트 제도는 12-2학기 의무식 폐지와 함께 학생들의 학생식당 이용이 저조해지자, 한동대 측이 학생식당 이용률을 높이기 위해 제안한 것이다. 결과는 효과적이었다. 푸드포인트 제도 도입 후 학생식당의 규모가 점점 증가했다. 신세계푸드에 따르면 지난 12-2학기 기준 하루 평균 약 2,200개 식수가 판매된 것에 비해 15-2학기에는 약 3,300개 식수가 판매됐다. 신세계푸드 박소윤 점장은 “학교에서 (푸드포인트 제도를) 처음 시작한 것은 학생들 건강 위해서였다”라며 “(전체 교내식당에서) 과거 인당 0.7끼 정도 먹던 것을 지금 늘여서 거의 인당 1.2끼 정도 먹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한편, 한동대와 신세계푸드의 위탁급식 계약은 올해 8월 만료된다. 한동대와 신세계푸드 간의 재계약 여부는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

학생식당 가격은 제각각
학생식당을 이용하는 주된 이유 중 하나는 일반적인 식당 대비 저렴한 가격대다. 학생식당 운영에 소모되는 비용에는 ▲원재료비 ▲인건비 ▲공과금 등이 있다. 여기에 기업 몫의 이윤을 합한 금액이 학식의 단가가 된다. 이에 업체가 같더라도 각 항목에 얼마의 비용을 투자하느냐에 따라 단가는 제각각 다르게 책정된다.
 한동대 학생식당의 ‘코리안테이블’ 코너는 1식 4찬이 제공되는 정식 메뉴를 2,800원에 제공한다. 이에 비해, 신세계푸드가 운영하는 숙명여자대학교(이하 숙명여대) 미소찬식당 ‘한식’ 코너와 푸디스트가 운영하는 인하대학교(이하 인하대) 학생식당 ‘소반’ 코너의 경우 정식 메뉴를 한동대보다 300원 저렴한 2,500원에 제공하고 있다. 반면 웰스토리가 운영하는 성균관대학교 자연과학캠퍼스 학생회관식당의 경우 정식을 3,000원에 제공한다. 특식의 가격 역시 차이가 있다. 대부분의 업체가 제공하는 기본적인 라면 세트(라면과 쌀밥)의 경우 한동대 ‘누들로드’에서 2,500원에 제공되는 반면 인하대 학생식당 ‘스낵’ 코너에서는 1,800원에 제공된다.
 비용 면에서 차이가 발생하는 원인은 다양하다. 반찬 개수나 유틸리티 비용 등이 대표적이다. 한동대 신세계푸드 박 점장은 “일례로, (다른 대학교 학생식당은) 보통 유틸리티 비용으로 가스비만 낸다”라며 “저희는 전기세, 수도세도 저희가 내고, 외부음식을 허가함은 물론 갈 곳이 없는 우리 학교 특성에 따라 학생식당이 안 여는 야간 시간대에도 학관 이용에 드는 비용도 내고 있다”라고 말했다.

 

업체별 다른 메뉴 순환주기∙종류
같은 메뉴가 반복되는 주기는 업체에 따라 다르다. 밥과 국, 서너 가지의 반찬이 제공되는 한식의 경우 매 끼니 다른 반찬이 제공된다. 그러나 반찬의 종류는 일정 주기마다 반복되며, 그 주기가 충분히 길지 못하면 학식 만족도를 떨어뜨리게 된다.
 현재 한동대 학생식당이 제공하는 메뉴 가짓수는 총 18~22종 정도다. 12-2학기 당시 코너마다 모든 메뉴를 열어 40종가량을 제공했다. 신세계푸드는 12-2학기 운영 후 메뉴가 지겹다는 학생들의 의견이 있자 13-1학기부터 하루에 제공되는 메뉴의 가짓수를 줄이고 날마다 순환시키는 방식으로 전환했다. 신세계푸드 박 점장은 “처음에 고정메뉴 나가다가 순환메뉴 나가니까 다시 2014년 2학기쯤 학생들이 지겹다는 반응을 보였다”라며 “아예 하나의 코너를 매 학기 바뀌는 코너로 지정, 학생들의 지겨움을 해결하려고 했다”라고 말했다. 또한, 14-2학기부터 신세계푸드는 코너 또한 변동을 주어 현 ‘샐러드’ 코너를 매 학기 다른 코너로 바꿨으나 지난 학기 샐러드 코너 만족도가 매우 높아 한 학기 더 운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동대 학생식당 ‘코리안테이블’이 제공하는 정식 메뉴의 경우, 같은 반찬이 자주 나오는 경우가 많았다. 일정 주기별로 메뉴 순환이 이뤄지지는 않지만, 학생 선호도가 높은 반찬 위주로 식단이 짜였기 때문이다. 지난달 1일부터 31일까지 ‘맛김구이’ 반찬이 5회에 한 번꼴로 나왔다. 일 3회 배식이 이뤄지기 때문에 이틀에 한 번꼴로 나온 셈이다. ‘미역국’과 ‘콩나물국’ 역시 5회에 한 번 정도 메뉴에 등장했다.
 한동대 학생식당이 제공하는 특식 역시 비교적 순환 주기가 짧았다. 정식 이외 다른 코너들은 종류별로 메뉴 군을 정해놓고, 이들을 하루마다 교체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예를 들면, ‘누들로드’ 코너에서 라면류, 우동류, 볶음류 등의 메뉴 군을 순환시키는 방식이다. 지난달 1일부터 31일까지 누들로드에는 ‘라면&치즈라면’ 메뉴가 2회에 한 번 정도, ‘참치마요’가 3회에 한 번 정도, ‘돈까스마요’가 3회에 한 번 정도 등장했다. ‘믹스라이스’ 코너에서는 지난 한 달간 ‘양푼이비빔밥’ 메뉴가 5회에 한 번, ‘날치알밥’과 ‘돈육김치찌개’가 6회에 한 번 등장했다. 또한 ‘프라이프라이’에서는 매일 ‘수제등심돈까스’ 메뉴가 제공되며, ‘치즈돈까스’, ‘치킨까스’ 메뉴가 지난달 3회에 한 번 정도 등장했다. 신세계푸드 박 점장은 “선호도가 높은 메뉴 위주로 배치하니 메뉴들이 겹치는 경우가 생겼다”라고 말했다.
 한편, 신세계푸드가 운영하는 숙명여대 미소찬식당 ‘한식’에는 지난달 1일부터 31일까지 가장 많이 중복된 ‘볶은김치’ 반찬이 3~4회에 한 번 꼴로 나왔다. ‘어묵조림’과 ‘계란후라이’ 역시 그 주기가 같았다. 푸디스트가 운영하는 인하대 학생식당의 경우 조식, 중식, 석식을 통틀어 5개의 특식 코너를 운영한다. 그러나 ‘뚝배기’, ‘명가’ 등의 코너에서 중식과 석식에 각각 다른 메뉴를 제공해 실제로는 약 11가지의 메뉴를 제공한다. 인하대 학생식당에서 정식을 제공하는 ‘소반’ 코너는 3월 한 달간 가장 많이 등장한 김구이가 13회당 한 번꼴로, 들깨미역국이 16회당 한 번꼴로 거의 중복되지 않는 메뉴를 제공했다.

‘깨끗한 밥’ 제공한 신세계푸드
한동대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교내식당 만족도 설문조사 결과, 한동대 학생식당의 위생 만족도는 5점 만점 기준 3.36점으로 학생식당의 메뉴와 소통 만족도에 비해 높은 수치를 보였다. 학생식당 음식의 위생 상태에 만족하는지 묻는 말에 총 응답자 632명 중 42.4%(268명)의 학생이 만족한다고 답했고, 만족하지 않는다고 답한 학생은 약 12.3%(78명)에 불과했다. 한편, 다른 교내식당들의 위생 만족도의 경우 5점 만점 기준 효암 레스토랑 3.40점, 맘스키친 3.29점으로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신세계푸드의 위생에 만족하는 응답자 264명 중 가장 많은 40.2%(106명)가 학생식당의 위생에 만족하는 가장 큰 이유로 ‘조리과정에서 직원들이 위생 원칙을 준수하는 것으로 보인다’를 꼽았다. 실제로 신세계푸드에 근무하는 직원들은 한 달 2회 이상의 위생교육을 이수하며, 사내 위생사가 자체 위생 기준을 충족하고 있는지 위생점검을 하고 있다.
 위생에 만족하지 않는다고 답한 학생들은 비교적 소수였지만, 만족하지 않는다고 응답한 77명 중 절반을 넘는 64.9%(50명)의 학생들이 그 이유로 ‘식기류가 청결하지 않다’라고 답했다. 설문에 응한 한 학생은 “모든 식기류를 조금 더 신경 써서 닦아줬으면 좋겠다”라고 말했고, 다른 학생은 “식기류, 특히 식사판이 청결하지 못한 모습을 많이 본다. 개선됐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신세계푸드 박 점장은 “가장 큰 원인은 손 세척이 아니라 식기 세척기 세척이기 때문이다”라며 “좀 더 노력해서 최대한 세척에 신경 쓰려 한다”라고 말했다.

아쉬운 메뉴∙소통 만족도
설문에 응한 학생들은 학생식당의 메뉴와 소통 면에 대해 다소 부족했다고 응답했다. 학생식당의 메뉴∙소통 만족도는 5점 척도 기준 2.9점과 2.79점으로 ‘보통’에 해당하는 3점보다 근소하게 낮았다. 효암 레스토랑의 메뉴∙소통 만족도인 2.87점과 2.79점과는 별 차이가 없었으나, 맘스키친의 메뉴∙소통 만족도인 3.52점과 3.23점에 비해서는 낮았다.
 학생식당의 메뉴 부분에 있어 대부분의 학생은 맛과 가격대를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았다. 학생식당이 제공하는 메뉴에 만족한다고 응답한 총 173명의 학생 중 가장 많은 43.4%(75명)가 ‘품질 대비 가격대가 저렴하다’를 그 이유로 들었다. 음식의 맛이 좋다는 의견은 그다음으로 많은 27.2%(47명)를 기록했다. 학생식당이 제공하는 메뉴에 만족하지 않는다고 응답한 학생들도 맛과 가격대를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총 202명의 응답자 중 가장 많은 38.1%(77명)가 ‘맛이 좋지 않다’를, 두 번째로 많은 26.7%(54명)가 ‘품질 대비 가격대가 비싸다’라고 응답했다. 설문에 응한 한 학생은 “코리안테이블 같은 경우 같은 음식이 나오는 주기가 너무 짧아서 길었으면 좋겠고, 더 다양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가장 낮은 만족도를 기록한 소통 부분의 경우 신세계푸드 측이 따로 학생들의 의견을 듣는 통로가 부족했다. 한편, 신세계푸드는 학생들의 의견 수렴을 위해 학생 모니터링제와 건의함 제도 등의 방법을 실시하고 있다.

<어떻게 조사했나>
본지는 재학생 4,006명을 대상으로 교내식당에 대한 만족도 설문조사를 시행했다. 조사 기간은 4월 4일부터 6일까지였으며, 총 응답자는 632명으로 약 15.8%의 응답률을 보였다. 설문조사 방법은 문자 전송을 통해 URL 페이지 주소를 전달하고, 응답받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응답자 중 일부는 특정 항목에 답을 제출하지 않아 전체 응답자수와 특정 항목의 답변 수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푸드코트: 하나의 식사 장소에 여러 가지 조리시설을 배치, 코너마다 다양한 메뉴를 제공하는 식당의 한 형태.
*푸드포인트 제도: 의무식 폐지로 새롭게 도입된 선택적 의무식 제도. 한동대 신세계푸드가 운영하는 모든 코너에서 사용할 수 있으며, 20만 원부터 50만 원까지 충전 금액에 따라 차등적으로 할인율을 적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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