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27일, 제21대 총학생회 ‘하늘’이 소집한 첫 번째 전체학생대표자회의(이하 전학대회)에 ‘전학대회 기록 및 공지 방식에 대한 논의’라는 다소 생소한 제목의 기타토의 안건이 올라왔다. 본 안건의 요지는 ▲전학대회 자료집을 총학생회 홈페이지에 게시 ▲전학대회 속기록을 회의록으로 대체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것이 과연 누구를 위한 ‘기록방식 변경’인지 회의가 든다.
 한동대 총학생회 회칙 제16조 1항에 의하면, 전학대회는 학생총회 다음으로 학내 정치 사안에 대한 최고의 의결 기구다. 회칙상으로는 전학대회 가결을 통해 집행된 안건은 번안할 수도 없다. 때문에, 역대 전학대회 의결 결과 및 논의 사항들이 전학대회에서 참고할만한 ‘선례’가 되는 경우가 여럿 있었다. 이때 속기록을 제외하면 그 당시 논의 상황 및 맥락을 알 방법이 없다. 제일 가깝게는, 이 기록방식 변경에 대해 논의된 1차 전학대회에서도 속기록은 작성되지 않았다. 우리는 누가 어떻게 생각했고, 어떤 논의가 오갔는지 회의록 8페이지에서 단 한 쪽 분량의 기록을 볼 수 있을 뿐이다. 회의록에는 ‘꼭’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발언들만 포함돼있기 때문이다. 누군가의 가치판단으로 내용이 취사선택 된 회의록이 과연 기록의 역할을 온전히 다할 수 있을지 ‘회의’가 든다.
 ‘학생의 알 권리’ 차원에서 두 번째 의문이 든다. 제1차 전학대회에서 제시된 기록방식 변경의 가장 큰 목적은 ‘의결 결과를 빨리 올리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회의록은 열흘이 지나서야 올라왔다. 변화해야 할 정당성으로 제시한 것 마저 실행되지 않은 것이다. 속기록 대신 올린다고 했던 녹음파일도, 용량 문제 때문에 게시되지 않았다. 녹음파일 요청을 한 학생들에게는 개인적으로 제공하겠다고 했지만, 현재까지 녹음파일 요청자는 단 한 명 뿐이었다(3월 25일 기준). 순전히 학생 입장에서는 전학대회 내용이 한 발짝 더 멀어진 것이나 다름없는 것이 아닌가 ‘회의’가 든다.
 7시간이고 8시간이고 기약 없이 이어지는 전학대회는 참석하는 이도 참관하는 이에게도 고된 일이다. 이런 전학대회 속기록을 적는 일이 어찌 힘들지 않을까. 그러나, 속기록의 존재는 역사의 기록으로서의 의미뿐 아니라 그 자리에 모인 대표자들의 발언 한 마디 한 마디에 부여하는 책임감과 가치 또한 포함하고 있을 것이다. 속기록을 적지 않음으로 한동의 학생정치가 투명한 학생정치로부터 그리고 학생들로부터 한 걸음이라도 후퇴한다면, 그것이 효율성보다 더 중요한 것인지, 다시 한 번 ‘회의’가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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