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적 등교할 때마다 지나가던 철도 아랫길이 있다.
매일 아침, 친구들과 웃고 떠들며 지나치던 그 길.
그리고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지나가도 되던 그 길.

한 해에 한두 번 가게 되는 집 근처에는 철도 아랫길이 있다.
근 10년간 10번도 채 지날 일이 없던 그 길.
이제는 허리를 잔뜩 숙이고 지나가야만 하는 그 길.

열차가 지나가곤 하면 위험할까 떨어져서 지켜보던 그곳이 문득 생각났다.
아니 함께 시간을 보낸 친구들 생각이 났다.
저마다 일에 치여 이젠 얼굴 한 번 본지 수년이 지난 친구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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