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을 맞는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오석관 뒤편을 걷다가 나무 한 그루를 발견했다.

가지에 몇 남지 않은 나뭇잎들이 안쓰럽게 보이다가도,

그것은 상록수가 아닌 이 나무의 주체적인 선택이란 생각을 했다.

나무는 그렇게 겨울을 맞는다.

결국에 나뭇잎들은 모두 떨어져 나갈 것이지만,

그것은 이기적이라기보다는 자연스러운 일이다.

관계에 있어 만남과 헤어짐은 분명 특별한 순간이다.

그러나 그들이 더는 같이 붙어있지 않더라도,

겨울이 오기 전까지 함께였다는 사실은 온전하다.

봄날에 대한 기억은 그렇게 겨울을 통해 따뜻해지곤 하는 것이 아닐까.


모휘정 사진기자 

저작권자 © 한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