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1일, 통계청은 2년 5개월 만에 청년 실업률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올해 2월, 청년 실업률이 11%로 최고치를 기록한 것에 비해, 이 같은 발표는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실제 체감은 별로 달라진 것이 없어 보인다. 오히려 주위를 보면, 취업 시장은 여전히 한파가 몰아치고 있는 것 같다.
실제 수치를 보면 20~24세 취업자는 약 6만 5천 명이 늘었으나, 올해 평균 취업 연령인 27.5세가 포함되는 25~29세 취업자는 약 3천 명이 줄었다. 그렇다 보니 대졸 신규 채용을 준비하고 있는 25~29세의 취업준비생들은 실제 체감률이 낮을 수 밖에 없다. 또한, 청년층 비정규직은 지난 3월 117만 1천 명으로 1년 새 3만 4천 명이 증가했고, 시간제 근로자는 15.5% 늘어난 53만 6천 명에 달한다. 취업률은 증가했지만 취업의 질은 낮아졌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취업준비생, 임시직, 일용직 등 불완전취업자, 구직단념자를 실업자로 간주해 계산한 ‘체감 실업률’은 20% 초반대로, 여전히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어렵게 취업해도 부의 신분상승은 꿈꾸기 어렵다. 부의 60%는 이미 상위 10%가 갖고 있으며, 이 비율이 점점 증가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런 사회에서 쉽게 유학을 다녀오고, 스펙 쌓기에 오롯이 몰두할 수 있는 금수저들과 달리,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며 생계를 유지해야만 하는 흙수저들의 박탈감은 크게 다가올 수 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부모님을 ‘수저’로 비유한다는 것에 있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인다. 본인의 노력보다는 ‘남 탓’하기 바쁘다는 이유다. 그러나 우리는 왜 흙수저란 용어가 만들어졌는지에 대한 배경을 먼저 봐야 한다. 문제의 본질은 부모님을 수저로 비유해 비교하게 만들어 내는 불합리한 사회구조다. 영화배우 황정민 씨의 ‘다 차려진 밥상에 그저 맛있게 먹기만 했다’라는 유명한 수상소감이 있다. 그러나 잘 차려진 밥상이 없으면, 먹는 사람 입장에서는 내 눈에 당장 보이는 수저 탓밖에 할 수가 없다. 사회가 주목해야 할 점은 수저 탓 하는 청년들이 아니다. 사회가 모든 수저에게, 어떤 수저든 간에 잘 차려진 밥상의 맛있는 밥을 먹게 해줘야 하는 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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