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9일, 나들이 가던 일가족에게는 상상도 못 했던 아픔을, 간만의 휴일에 친구들과 놀러 나온 학생들에게는 잊지 못할 상처를 남긴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승합차 운전자 김 모(41) 씨 등 차에 타고 있던 일가족 4명이 숨졌고, 동승자 김 모(5) 군은 중상을 입었다. 통학버스에 탔던 학생 가운데 5명도 유리 파편에 맞는 등 경상을 입고 병원 치료를 받았다. 학교와 총학생회(이하 총학)에서는 학생들을 위해 신체적, 정신적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조치했고, 몇몇 학생을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중이다.

 

일가족 4명 사망, 현재 경위 조사 중
10월 9일 오후 12시 포항시 북구 영일만 일반 산업단지 내 사거리에서 승합차와 한동대 통학버스가 충돌해 일가족 4명이 숨지고 학생이 다쳤다. 당시 버스에 타고 있던 김광채(전산전자 11) 씨는 “운전기사 바로 뒤에 앉아 있었는데 사람들한테 가려져서 사고 발생 전까지는 상황을 알지 못했다”라며 “차를 받기 전에 앞쪽에서 비명소리가 들리면서 예측한 것보다 세게 받는 느낌이었고, 차 사고가 났구나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현재 학교 측은 버스사고 당시 버스에 몇 명의 학생이 타고 있었는지, 사고 원인은 무엇인지 확정된 것이 없어 말해주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경찰은 통학버스의 블랙박스 영상을 분석하는 한편 버스 운전자와 목격자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학교의 긴급조치, 학생 심리안정부터 사고 직후 당시 버스에 타고 학생 중 3명이 포항 성모병원으로 옮겨졌고, 1명이 포항 시티병원으로 이송됐다. 이에 학교는 정신적 충격을 받은 학생을 위해 사고가 있던 주 주말에 상담센터를 열어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조치했다. 한동대 상담센터 전임 상담원 류수정 씨는 “교통사고와 같은 사건은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을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신속히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사고 당일 사고 났다는 소식을 듣고, 그날 저녁부터 학생들을 만났다”라고 말했다.
현재까지 버스 사고로 상담을 받은 학생은 총 26명이다. 첫날 온 학생은 집단상담으로 2~3시간 상담을 받았고, 그 이후에 온 학생은 한 시간 가량 상담을 받았다. 류수정 전임 연구원은 “2명의 학생이 심각한 증상을 보였고, 심리상담 외 병원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은 학생도 있었다”라고 말했다. 류 씨는 교통사고에 대한 치료를 학생에게 *디브리핑(Debriefing)을 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먼저, 상담치료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상담을 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이후 육하원칙에 따라 현장의 사건을 학생으로 하여금 설명하게 하는 인지적 프로세스를 거쳤다. 전임 상담원 류 씨는 “어떤 일이 있었는지, 어떤 느낌이었는지 이야기하도록 했다. 또한 그 삶의 의미까지 돌아보도록 하기 위하여 그 사고가 본인에게 주는 의미. 본인을 넘어서 주변과의 관계, 그리고 사회화 단계까지 나아갔다”라고 말했다.


버스 사고 이후, 학교와 총학은?

사고 당시 학교와 총학의 버스 사고 대처는 사고 당일 이뤄졌다. 총무인사팀은 당일 공휴일로 인해, 해당 병원비의 보험처리가 어려워 법인카드를 우선적으로 사용해 학생의 치료비를 지급했다. 총무인사팀 박동규 과장은 “당시 신체적 경상을 입은 학생을 데리고 병원 응급실에 가서 우선은 학교 법인카드로 치료비를 지급했다”라고 말했다. 총학은 당시 버스에 타고 있던 학생의 명단을 조사했다. 단체 카톡방에 먼저 공지를 하고, 히즈넷 공지를 통해 당시 사고 차량 안에 있던 학생과 연락을 시도해 명단을 정리했다. 총학 정책기획국(이하 정기국) 이재열 국장은 “우선 신성만 교수님께 먼저 연락을 드려서 바로 학교 상담센터 선생님과 연결이 되었다”라고 말했다.
현재 학교는 당시 신체적으로 부상을 입었거나 심각한 증상을 보인 학생의 상태를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있다. 김경현(국제어문 14) 씨는 “총무인사팀 진상호 사무처장님과 매주 밥을 먹으며 상태를 봐주고 계실 정도로 잘 챙겨주고 계신다”라고 말했다. 총학은 당시 버스에 탑승했던 학생에게 병원비 처리 방식을 개인 문자로 전송했다.
한편, 후속조치에 대해 당시 버스에 타고 있던 김영승(GLS 15) 씨는 “개별적인 보상은 좀 부족한 것 같았다”라고 말했다. 이에 총학 이 국장은 “저희가 사고 당일 사고현장에 있던 분들께 다 연락을 달라고 팀장 카톡방을 통해 공지를 했지만 전달을 못 받으신 분들도 있었고, 연락처가 제대로 기재되지 않은 분들도 있었던 것 같다”라며 “연락을 안 드렸는데 드렸다고 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단시간에 해결이 어려운 문제들, 조금씩 목소리 내

학교와 총학생회장단은 도로 안전을 위해 지속적으로 포항시에 도로 신호 개선과 방지 턱 설치를 요청하고 있다. 버스사고 이후 총학은 포항시에 산업단지 내 점멸등을 신호등으로 교체해 줄 수는 없는지 요청했다. 이에 포항시는 신호등 교체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의사를 표명했고, 최소한의 조치로 방지 턱을 설치했다.
또한 총학은 당시 다마스에 타고 있던 유가족들을 위한 모금운동을 진행했다. 총학 정기국 이 국장은 “학생들 중에서 장례식장을 찾아가고 싶다 모금을 하고 싶다 이야기해주시는 분들이 있었는데 그 마음들은 충분히 이해가 되지만 그게 유가족분들한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에 대해 고민들을 많이 해왔다”라며 “위로는 되지 못하더라도 실제적으로 병원비라던가 금액이 필요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모금운동을 진행했다”라고 말했다.


초과 인원 탑승과 증차 문제, 한동대 고질적인 딜레마
버스 사고 이전부터 끊임없이 제기돼 온 한동대 버스 초과 인원 탑승의 문제는 사고 이후에도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총학 홈페이지 민원게시판과 페이스북 페이지 ‘한동대 대신전해Dream’에는 사고 이후에도 여전히 반복되는 초과 인원 탑승 문제를 우려하는 글이 지속적으로 올라왔다. 김예나(국제어문 13) 씨는 “정원 초과하면 작은 사고가 나도 피해가 커질 것 같아 안전문제가 제일 걱정된다”라며 “계속 이 문제를 개선해나갔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도로교통법 시행령 제22조(운행상의 안전기준) 1호에서 승차 인원을 승차정원의 110% 이내로 규정하고 있다. 현재 학교에서 ▲42인승 ▲45인승 ▲46인승 등 다양한 좌석의 버스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버스마다 승차 인원이 다르다. 한동대 버스 운전기사 황이섭 씨는 “운전석 옆까지 많이 타면 우측 백미러가 안 보여 운전하는데 아무래도 안 좋고, 서가는 애들은 흔들리니까 마음대로 브레이크를 잡을 수 없다”라며 “하나로까지 가면 학생들이 많이 내리니까 우리가 조심해서 하나로까지 간다”라고 말했다.
현재 학교는 법적 버스 승차 인원을 준수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아침 등교 시간과 저녁 시간에 예상치 못하게 인원이 증가할 경우 유동적으로 버스 탑승 인원을 수용하고 있다. 총무인사팀 박 과장은 “법적으로 봐도, 안전으로 봐도 (정원 초과를) 안 해야 하는데 몇 사람 남았는데 안 태우면 결국 학생들이 피해를 본다”라며 “수업을 들어와야 하거나 밤늦게 집에 가야 되는데 안 태울 수가 없다”라고 말했다. 학교 버스 정류장에서 열 명 이상의 학생이 버스에 탑승하지 못할 경우 학교의 예비버스로 추가 버스 운행이 이루어진다. 하지만 예비 버스는 연락을 받은 즉 후, 학교에서 출발한다. 이에 예비버스가 해당 장소에 도착했을 때는 20분 간격으로 배차된 뒤차와 비슷한 시간으로 도착한다. 총무인사팀 박 과장은 “사람이 되게 많으면 차를 하나 더 증차하면 되는데 환호동까지 가는 데만 15분이다”라며 “‘기다려라 차 한대 더 보내겠다’ 그래도 (예비버스가) 나가기 전에 이미 뒤차가 오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번 학기부터 일부 시간대에 한해 증차가 이뤄졌다. 이번 학기가 시작된 첫날, 아침 시간에 교직원과 학생이 몰려 그 이튿날부터 증차된 채 버스 운행이 이뤄졌다. 하지만 이창용(경영경제 09) 씨는 “주로 수업 가는 시간과 겹친 시간들은 복도가 차는 편이다”라며 “그 시간대는 증차해서 다니긴 하지만 나 같이 세차장 정류장 근처에 거주하는 사람은 아침에 앉아가는 건 사치”라고 말했다. 이에 총무인사팀은 버스 탑승 인원 데이터를 확인하며 증차를 위한 버스 시간대를 찾고 있지만, 매일 탑승 인원수가 변동돼 이를 예상하기 힘든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박 과장은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확인하며 특정 시간대에 상시적으로 정원 초과가 일어난다면 한 대 더 버스를 해주는 게 맞다고 본다”라며 “증차에 관련해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총학은 학교 버스와 관련해 ▲총무인사팀에 지속적인 정원 승차제 준수 요청 ▲학생 설문조사 진행 ▲버스 관련 소통마당 개최 등을 했다. 총학 학생복지국 이영은 국장은 “총무인사팀에 정원 탑승제 준수를 요구하고 있는 것과 별개로 현재 실행 가능한 일로서 학생들의 인식 개선을 위한 캠페인을 하기로 했다”라며 “학생들이 스스로 안전에 대해 자각하고 버스를 무리해서 타지 않으려는 인식이 개선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디브리핑(Debriefing): 방금 실행자가 실행한 일에 대해 보고를 듣는 것을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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