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연히 이뤄진 총학 장학금 명의 도용이 전면적으로 드러났다. 이와 관련해 총학생회 신재호 회장은 11월 6일 교내 정보 사이트 히즈넷(HISNet)에 사과문을 올렸다. 사과문의 내용은 신뢰를 저버려 죄송하다는 한 문단과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음을 나름 주장하는 상황 설명이 주를 이룬다.
명의 도용으로 지급된 장학금을 어떻게 처리할지, 향후 명의 도용 문제를 어떻게 규제할지에 관한 구체적 대안은 찾을 수 없다. 죄송하고, 앞으로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이 수미를 이룬다. 구체적이고 상세한 건 상황이 왜 이 지경까지 됐는지 설명하는 글뿐이다. 물론 학생은 납득할 만한 상황 설명이 필요하다만, 이건 뭐 어쩔 수 없었으니 이해해달라 라고 요구하는 꼴과 다를 바가 없어 보인다. 지금 현 상황에서 누가 누구를 이해하고, 납득해야 하는지 사과문을 읽으며 다소 헷갈렸다.
이로부터 딱 10일 지난 11월 16일 히즈넷에 나름 반가운 사과문이 올라왔다. ‘사과드립니다’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이 글은 정확히 명의 도용으로 지급된 장학금을 어떻게 처리할지, 향후 명의 도용 문제를 어떻게 규제할지를 담고 있다. 그간 10일 동안 고민한 흔적이 녹아 있어, 괜스레 한동의 한 구성원으로서 마음이 놓였다. 잘못을 꽁꽁 싸매고, 옹고집을 부리는 총학의 모습을 한동에서 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을까. 스스로 잘못을 인정하고, 대책을 내놓은 총학의 모습에 반가움이 앞섰다.
학생의 본분과 총학의 소임을 병행하는 것, 힘들었을 것이다. 성적은 말리고, 다뤄야 사안은 많고, 초조하고 불안했을 것이다. 그간의 수고에 씁쓸한 안부의 말 전하고 싶은 이유다. 그러나 한동의 학생이 가져야 할 본분, 그 정직마저 깨뜨리지는 말아 달라고, 이 말 함께 전하고 싶다. 이제부터는 함께 하겠다. 앞으로 해야 할 일과 처리할 일, 혼자 하지 마시라. 사과문 속 말과 행동 하나하나 학생이 지켜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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