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학가 일대 원룸 지역의 무분별한 쓰레기 투기로 인해 주민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원룸에 사는 대학생들을 포함한 입주자들이 생활 쓰레기는 물론 음식물 쓰레기와 일반 가구들까지 마구잡이로 버리면서 많은 주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한동대 학생은 물론 인근 대학의 학생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 양덕동, 장성동 일대의 원룸촌 또한 쓰레기 불법투기 문제가 심각하다. 장량동 원룸촌 주변도 불법 쓰레기로 인해 길거리가 지저분해지고 있다. 포항시와 장량동 주민센터에서도 쓰레기 불법투기에 대한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장량동 원룸촌 주변 전봇대와 공터에는 여전히 쓰레기가 가득하다.


쓰레기 가득한 장량동 거리

장흥초등학교 근처 원룸 건물의 입구마다 쓰레기가 가득 쌓여 있다. 특히 전봇대 주변에는 갖가지 쓰레기가 뒤엉켜있다. 종량제 봉지가 아닌 일반 비닐봉지에 담긴 쓰레기도 많았을 뿐만 아니라, 치킨이나 피자 등 배달음식을 먹고 배달음식 봉지에 그대로 담아 버린 경우도 종종 있다. 또한, 제대로 묶지도 않은 채 버려진 몇몇 쓰레기봉투에서 쓰레기가 빠져나와 길거리 여기저기에 흩뿌려져 있었다.
쓰레기를 분리 배출하지 않고 재활용품과 일반 쓰레기가 함께 버려져 있는 경우도 많았다. 심한 경우에는 음식물 쓰레기와 일반 쓰레기가 한 봉투 속에 버려져 있기도 했다. 장흥초등학교 근처의 원룸촌에는 생활 쓰레기 뿐만 아니라 의자와 책상 등 여러 소형 가구들이 큰 포대에 담겨 불법으로 버려져 있다. 열댓 개의 포대가 길가 *나대지에 버려져 있고 그 주변에도 마구잡이로 버린 일반 쓰레기가 가득했다. 종량제 규격 봉투에 담기 어려운 의자나 소파 등의 가구류는 대형 폐기물로 분류한다. 대형 폐기물의 경우, 읍면동 사무소에서 품목에 맞는 수수료를 납부한 후 배출신고 필증을 발부받아서 버려야 하는 게 원칙이지만, 장성동의 공터에는 스티커가 붙여지지 않은 불법 대형폐기물들이 가득하다. 양덕동도 이와 다르지 않다. 전봇대 옆에 불법투기한 쓰레기들이 가득하고, 주변 공원이나 풀이 무성한 공터에도 쓰레기가 가득 담긴 쓰레기봉투가 널려있다. 장성동 주민 김태영(45) 씨는 “쓰레기 종류마다 수거해가는 날짜가 다 다르기 때문에 혼합해서 배출하게 되면, 환경미화원들이 종종 제날짜에 쓰레기를 수거하지 않는다”라며 “그렇게 되면 미관상 보기도 안 좋고 악취도 난다”라고 말했다.
현재 쓰레기 처리 전반에 관한 업무는 포항시에 소속된 환경미화원들이 맡고 있다. 포항시에 소속되어 있는 환경미화원은 312명으로, 양덕동에는 5명의 환경미화원이 배치돼 있다. 쓰레기 처리는 주민들이 쓰레기를 배출했을 경우, 정해진 요일에 맞는 쓰레기를 수거한 뒤에 이를 쓰레기 매립장으로 보내는 작업을 한다. 포항시의 경우, 일반 쓰레기는 ▲월요일 ▲화요일 ▲목요일 ▲금요일에 수거하고 재활용품은 수요일과 토요일에 처리한다. 음식물 쓰레기의 경우 북구는 ▲화요일 ▲목요일 ▲토요일, 남구는 ▲월요일 ▲수요일 ▲금요일에 수거 해, 수요일 오전 7시까지 문전배출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그러나 원룸에 사는 많은 주민들이 이를 지키지 않고 막무가내로 쓰레기를 버리는 경우가 다반사다.


시민이 던진 쓰레기

포항시는 쓰레기 불법투기를 방지하기 위해 환경미화원 중에서 불법투기단속반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현재 불법투기단속반 환경미화원 9명이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순찰을 하고 수시로 야간 단속도 하고 있다. 그러나 불법투기자들을 입증할 증거물을 찾기도 어려운 데다 단속 인원도 많지 않아 실질적인 단속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불법투기 쓰레기 처리에 대해, 장량동 주민복지 담당 김성근 씨는 불법투기한 쓰레기들이 보일 시 포항시 불법투기단속반에 보고한다고 말했다. 김 씨는 “시에 보고하면 단속투기반이 와서 영수증이 있는지 보고 찾는다. 영수증을 보고 개인 신상정보가 있으면 과태료를 부과한다”라고 말했다.
도시미관을 해칠 정도로 쓰레기가 심하게 널브러져 있는 경우에는, 동사무소에서 고용한 환경정비 인부를 통해 청소하고 쓰레기를 수거한다. 또한, 매달 첫째 주 금요일을 클린데이로 지정해 일반 주민들과 함께 각 읍, 면, 동의 주요 도로변과 아파트 단지 등에서 활동하고 있으나 그 효과가 일시적일 뿐 고질적인 쓰레기 불법투기 문제의 해결안이 되지는 않고 있다.
장량동 주민센터 복지 담당자 역시 ‘시민의식 부족’에 대한 문제를 지적했다. 김 씨는 “각 쓰레기를 배출하는 시기가 있는데 사람들이 잘 지키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작년 포항시에서는 510건의 쓰레기 불법투기를 적발해 과태료를 징수했고 그 금액은 총 7천 9백 15만 8천 원에 달했다.


불법투기 근절을 위한 노력

원룸을 포함한 20세대 미만의 다세대 주택은 음식물 쓰레기통이나 분리수거함을 반드시 설치해야 할 의무 규정이 없다. 이에 대부분의 주민들은 각자 음식물쓰레기통을 사서 스티커를 붙여 버리고 있다. 장성동 원룸에 사는 이하영(공간시스템 10) 씨는 “쓰레기를 버리는 방법은 알고 있지만 하나하나 맞게 버리기가 쉽지 않다”라며 “원룸 건물 앞에 음식물쓰레기통이나 분리수거함이 있으면 쓰레기를 제대로 분리해서 버릴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 같은 문제는 사실상 포항시가 방치하고 있는 실정이다. 포항시 청소과 관계자는 “쓰레기를 줄이고 분리배출을 권장하기 위해 원룸에 분리수거함 용기를 보급할 계획이 있다. 이 사업을 추진하려고 노력 중에는 있지만 예산 확보가 될지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포항시는 바른 쓰레기 배출에 대한 TV 광고나 쓰레기 불법투기가 많이 일어나는 곳에 CCTV 설치로 쓰레기 불법투기 문제를 예방했다. 작년에도 쓰레기 불법투기 예방을 위해 TV 공익광고와 읍, 면, 동 단위로 30만 부의 홍보 전단을 배부했다. 포항시 청소과 관계자는 원룸촌 주변의 쓰레기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묻자 “장기적으로 봤을 때 불법으로 버린 쓰레기까지 다 치우는 것이 도움될지 모르겠다”라며 “불법 쓰레기는 치우지 않고 그대로 놔둬 사람들이 불편함을 느끼게 하는 게 맞는지 도시 미관을 위해 다 치워야 하는 게 맞는지 고민스럽다”라고 말했다. 한편, 광주 서구청에서는 실제로 주민들의 자정 노력을 기대해 이 같은 정책을 펼칠 예정이다. 서구청은 다음 달부터 원룸 주변의 불법 쓰레기를 최대 5일까지 수거하지 않고 방치하기로 했다. 그러나 지난 3월 부산에서도 이와 비슷한 정책을 펼쳤지만 일회성으로 끝나 아직 그 효과에 대해서는 입증된 바가 없다.
최근 국립한국교통대 원룸 주변의 쓰레기 문제에 대해 충주시와 한국교통대, 원룸 소유자 등이 합의해 공동으로 대처하기로 했다. 한국교통대에서는 교양필수과목에 환경 관련 강좌를 1~2시간 편성하여 운영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원룸 소유자들 또한 각 원룸마다 분리수거함을 설치하고 충주시는 분리배출요령, 수거 체계에 관한 홍보물 제작 등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충주시뿐만 아니라 천안시에서도 쓰레기 종량제 봉지 재활용 쓰레기, 음식물 쓰레기를 각각 분리 배출 할 수 있고 이동이 편리한 분리 수거함을 제작하는 등 원룸 밀집 지역의 올바른 쓰레기 배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포항시 청소과 관계자는 “불법 쓰레기 근절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할 것이며 시민들을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장량동: 장성동과 양덕동을 합쳐 이르는 말로, 운영의 편의를 위하여 설정한 행정구역.
*나대지: 지상에 건축물이나 구축물이 없는 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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