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니스장 옆, 마당에는 운동시설이 조성돼 있다.


한동대 안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한 번쯤 가보면 좋을 소박한 공간들이 있다. 특히 생활관과 평봉필드 사이, 가을 축제에서 마켓이 들어섰던 길 주변에는 작은 숲을 이룬 언덕이나, 테라스, 야외공연장과 같이 소소함을 품고 있는 곳들이 많다. 늦은 오후 조명이 켜지기 시작해 한밤중까지 테니스를 치곤 하는 테니스장도 있다. 언덕과 테니스장 사이, 그리고 임시 서점 뒷마당에는 테니스 코트 절반 넓이의 야외 운동시설이 하나 숨어 있다. 한동 둘레길이나 어느 등산로, 혹은 강변 가를 거닐다 보면 하나쯤 있는 체육시설이다. 그리 넓지 않은 공간이지만, 가운데 있는 소나무 둘레로 하늘걷기를 비롯한 11가지의 시설들이 배치돼 있다. 다양한 기구들도 있고, 3~4년도 넘은 시설이지만 관리 상태 또한 꽤 양호하다. 마당 같은 분위기인 시설의 바닥엔 잔디가 심겨 있고, 소나무에서 떨어져 나온 촘촘한 솔잎과 솔방울들이 널브러져 있다. 드문드문 미숙한 테니스 초심자가 넘겼을 것이 틀림없을 테니스 공도 솔방울인 양 놓여 있다.
잘 갖춰진 시설을 가진 공간이지만 주의깊게 다니지 않는 이상 찾아내기가 쉽지는 않다. 시설로 통하는 곳이 막다른 길이 됐기 때문이다. 작년 여름 이래, 생활관에서 평봉필드로 직접 이어지는 길은 평봉필드의 인공 잔디 보호를 이유로 철조망으로 가로막았다(본지 203호 1면 참조). 통행이 끊긴 길 바로 옆에 덩그러니 놓인 시설은 자연스럽게 잊혀갔다. 그런데도 어떻게 찾았는지 국제학교 어린이들이 운동시설을 놀이터처럼 사용하고 있었다. 자전거를 타고 온 아이들은 적막한 공간을 깔깔거리는 웃음소리로 물들이며 화사하게 했다. 아이들은 어딘가로 금새 떠나갔고 시설에는 다시 고요가 찾아온다. 한밤중 다시 들린 시설은 은은하게 어두웠지만, 테니스장의 조명에 의존하고 있었다. 시설 중앙에는 가로등이 하나 놓여 있었지만 불이 들어오지 않아 테니스장을 사용하는 학생이 없어지면 운동시설의 하루도 끝이 난다. 불이 들어오지 않는 조명을 시설관리팀에 문의해보니 이미 설치된 조명이 고장 난 것이라면 원클릭 민원이나 총학생회를 통해 의견을 전달하면 된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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