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바쁘다. 지금도 바쁜데 날이 갈수록 더 바빠진다.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살아갈 수 있는 첨단 기술의 사회 속에서 도리어 시간은 그 어느 때보다 촉박하고 달려야 할 거리는 늘어만 간다.그러나 우리는 그런 바쁨을 애써 부정하지 않는다. 오히려 바쁘지 않으면 불안하다. 경쟁 사회에서는 바쁘다는 사실이 열심과 뒤섞여 자신의 가치를 긍정할 수 있는 기초가 되기 때문이다.여전한 바쁨에 쫓기다 보니 어느새 저녁이다. 모임을 마치고 형광등과 모니터 스크린이 밝게 빛나는 방으로 돌아온다. 해는 이미 졌지만 이곳은 여전히 대낮같다. 그러나 형광등을 끌 수도, 모니터를 덮을 수도, 스크린을 바라보지 않을 수도 없는 게 현실이다.길게 멈춰설 수는 없다 하더라도 몇 번의 심호흡은 하고 다시 걸어갈 수 있지 않을까. 바쁘지만 우리, 그렇게 바쁘게 지나쳐만 가지 말고, 한번쯤 '안녕'이란 말에 진정성을 담아 서로에게 안부를 물어볼 수 있지 않을까?그런데 우리, 어쩌다가 이렇게 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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