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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무와 명예제도
한동대학교학보사  |  hgupress@handong.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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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11.07  10:5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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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야서 58장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은 날마다 하나님을 찾고 하나님이 가라고 하시는 길이 무엇인지 고민한다. 또 “마치 하나님의 규례를 저버리지 아니하는 나라”인 마냥 하나님께 의로운 것이 무엇인지를 묻고 하나님과 가까이 하기를 즐거워한다. 그런데 하나님은 왠걸, 본 척도 안하며 이를 기뻐하시지 않으신다. 이에 백성들은 왜 우리가 괴로움을 자처하는 데도 그 노력을 주님은 몰라주시냐고 툴툴거린다. 그래서 친히 주님이 그 허물을 폭로해주신다. “Yet on the day of your fasting, you do as you please and exploit all your workers.”(NIV)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들의 갈대 같이 숙인 머리와 굵은 베옷을 입으며 재를 펴는 불편함 속에서 곡기를 끊는 고통을 감내하는 모습 대신 백성들이 금식하는 동안 그들이 시킨 고된 노동에 가운데 있는 일꾼들의 흘린 눈물과 땀을 보고 계셨다. 이어서 하나님께서는 투덜대는 이스라엘에게 자신이 기뻐하는 금식은 부당한 결박을 풀어주고 멍에의 줄을 끄르며 압제 받는 사람을 놓아주고 모든 멍에를 꺾는 것이라고 가르치신다.
갈대 상자 후원자들에게 보내는 감사 편지를 학교에서 모집한다. 어찌 보면 당연한 이 일에 찜찜한 부분이 있으니 편지와 같이 보내지는 “우리 대학 푸른 동산에서 정성 들여 키운 가을 ‘무’”이다. 개교 초, ‘무 전달’의 시작은 아름다웠다. 갈대상자 후원자들은 한동이 힘든 상황에서도 하나님의 살아있는 역사를 이어갈 수 있도록 후원해왔고 이러한 후원자들에게 한동의 학생들은 무를 길러서 감사의 표시로 보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가을 무의 기원에 관한 전설적인 미담을 뒤로 하고 갑자기 ‘무’는 반드시 키워야 하는 짐이 되어 캠퍼스를 횡행하기 시작했다. 분명한 것은 지금 학생들도 키우진 않고 대외협력팀도 무를 키우지는 않는다 - 특정부서의 잘잘못을 따지자는 것은 아니다 - 무 농사는 학교 내를 돌았고 청소 아주머니들이 “후원자들에게 전달하고 싶었던 우리들의 감사한 마음”을 떠맡았다. 만약 개교 초에 선배들이 후원자들에게 감사하기만 하고 무를 키우지 않았다면 차라리 작금의 이상한 상황은 오지 않았을 텐데 싶을 정도다. 후원자들은 일상 중의 어느 날 자신의 집에 배달 온 무를 보면서 하나님의 방법으로 이 세상을 변화시키는 학교를 기억할테지만 실은 그 무야말로 하나님의 방법과는 영 거리가 멀다. 1995년 개교이래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좁은 길’을 걷는다기에 같이 걷고자 후원을 보내온 사람들의 기대와 달리 정작 한동은 돈 안들이고 일 처리하는 쉬운 방법 곧 반항 못하는 ‘약자’에게 감사 떠넘기기를 알게 되어 기뻐하는 것은 아닐는지 불편하다. 세상의 법을 떠나 공동체의 일이 넘겨지고 넘겨지는 과정에서 결국 공동체 중 가장 힘이 약한 자에게 떠넘겨져 있는 이 상황과 과정들이 결코 선하지 않다.
우리는 하나님의 대학으로 바로 서고자 후원을 받고 아너코드를 지키려 하지만 정작 주께서는 당신의 규례를 지키는 학교와 그에 걸맞은 아너코드가 무엇이라고 가르치실 것인가. 퇴식구에서 양심시험 서명 받는 날 동안 ‘바르고 불의한 힘 앞에 대쪽 같은’ 삶을 지향하는 진실된 노력들은 고무적이다. 다만 주님은 어디를 보고 계실 것인가. 이름부터 ‘갈대상자’인 후원을 받아 세워진 "하나님의 대학”이 정작 그 후원제도에서조차 압제와 부당한 결박과 멍에가 있다면 그것은 민망한 일을 떠나서 주님의 시선이 향한 곳이 아닐까.

나세호 (법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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