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9월이 지나가고 가을도 무르익었습니다. 설레는 마음으로 시작했던 2015학년도 가을 학기도 중반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학생으로, 교직원으로 혹은 다른 정체성으로 다양한 한동의 구성원들이 지나가는 가을을 함께 맞이하고 있습니다. 같은 시간과 공간을 맞이함에도 각각의 구성원들이 살아가고 맞이하는 삶은 모두 다릅니다. 각자 저마다의 개성이 있습니다. 또한, 모든 이들의 이야기가 중요하고 그들이 직면하는 감정과 생각에 높고 낮음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스스로의 생각에 대한 가치를 알아서일까요. 최근 각자의 생각과 느낌을 공유하기 위해 한동의 구성원들은 다양한 방법을 이용합니다. 그 중에서도 단연 페이스북과 같은 SNS는 다양한 역할을 감당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본인의 느낀 바를 담벼락에 게시합니다. 그들과 관련된 많은 이들이 '엄지손가락'을 누르거나 댓글을 통해 소통합니다. 더 나아가 이야기하지 못했던 것들을 소위 '대신 전해드리는' 페이지에 제보합니다. 혹은 대신 전하는 페이지에 전하지 못하는 이야기를 '천마지'페이지에 이야기 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우리는 SNS를 통해 학교에 대한 생각 혹은 한동의 일상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벌써 한동이 시작된 지 20년이 지났습니다. 지난 시간 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고 기적같은 일들도 있었고, 정말 함께 기뻐해야 할 일들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조금은 서글픈 일들도 함께 일어나고 있습니다. 학교의 주체로 활동해야 할 학생들이 대학 운영의 장이 아닌 SNS로 빠져 나가고 있습니다. 학교의 인트라넷의 사용자수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고, 많은 이들이 학생 정치에 염증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는 물론 학생 개개인의 문제 일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대학 운영의 장을 제공하는 학교와 학생을 대표하는 대표자에게 강한 아쉬움이 남습니다. 특히 지난 10월 16일, 제 19대 총학생회 한바탕의 박사훈 총학생회장이 히즈넷에 올린 총장인선 절차 제정에 대한 글이 더욱 그렇습니다. 부탁드리건대, 학생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셨으면 합니다. 또한, 모든 구성원의 목소리는 중요한 만큼 그들이 교직원이든 학생이든 동등하게 목소리를 내고 결정된 사항이 속히 진행되었으면 합니다.학생들 역시 그들의 목소리를 공개된 장소로 가져오는 노력을 멈추지 않았으면 합니다.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은 자명한 일입니다. 하지만 고인 물은 썩기 마련이며 햇빛이 닿지 않는 곳에 이끼가 생기기 마련입니다.
사랑의 공동체로서 우리는 서로의 잘못을 사랑으로 보듬고 껴안아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여태까지 우리는 서로를 껴안고 사랑으로 보듬는 것을 충분히 잘 해왔으며, 그러한 능력 역시 배양됐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맹목적인 사랑은 지양해야 합니다. 맹목적 사랑은 때때로 사랑하는 사람을 지치게 하기도 합니다. 우리가 우리의 공동체를 사랑하지 못한다면 다른 이들이 우리의 사랑을 사랑으로 볼 수 있을까 의문을 가져 봅니다. 우리가 우리의 공동체 구성원의 목소리를 듣지 않는다면 그 누가 그 소리를 들을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앞으로 새롭게 공동체의 구성원이 될 새내기들에게, 또한 먼저 사회로 나아간 선배들에게 여전히 앞으로도 한동이 사랑의 공동체로 기억되길 기대해봅니다.

윤예준 (언론정보문화학부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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