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학년 1학기 때, 한동대 학생은 생활관 입주를 위해 70만 원을 낸다. 보증금이라는 명목으로 내야 할 돈이다. 이후 생활관을 나와 외부거주를 하고, 학교를 떠나 졸업을 하면 다시 찾아가야 할 돈도 이 70만 원이다. 그런데 현재 이 70만 원이 모이고 모여, 6억 원이 됐다. 처음 기자가 취재해 온 정보를 듣고 다시 확인해오라 했다. 6천만 원이라면 믿을 수 있는데, 6억 원이라니 믿을 수가 있어야지. 0하나가 잘못 찍혔으리라 판단했고, 그렇게 믿고 싶었다. 그런데 무려 6억 원이 맞는다고 한다. 이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그간 보증금 환급을 위한 안내 시스템은 미흡했다. 학교도 보증금이 쌓이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으리라. 일 이년 거쳐온 미수금이 아닌, 10년 이상 묵혀온 미수금이다. 몰랐다고 말하기엔 그 책임이 너무 막중하다. 최근엔 이 미수금을 두고 외부회계로부터 감사 지적을 받았으니 할 말 다했다.
10년 이상 지난 미수금은 학교 재정으로 귀속될 예정이다. 미수금이 6억 원이 되자, 내놓은 방안이 재정 귀속이다. 재지적을 피하기 위한 회계상 처리일 뿐, 근본적인 해결 방안은 그 어디에도 없다. 학교는 연락이 닿지 않는 학생이 많아, 우선 미수금을 학교에 맡겨 두고 연락이 오면 언제든 환급한다는 입장이다. 이제 미수금을 찾기 위해 학생이 직접 나서야 한다. 묵혀둔 70만 원을 못 찾아간 놈이 바보다. 학교의 입장이 그렇다.
이렇게 묵혀둔 돈이 또 얼마나 될지, 학교가 알리지 않은 정보는 얼마나 많을지 궁금하다. 한동을 입학하면, 입학한 학생은 한동인이 되는 동시에 각종 편의를 누린다. 이는 학교가 제공하는 교육, 생활, 복지 등을 누리기 위해 학생은 돈을 지불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런데 정작 학교는 학생에게 알리는 의무를 다하고 있지 않다. 사실상 학생이 돈을 내는 주체인데도 말이다. 앞으로 눈 똑바로 뜨고 다녀야겠다. 몰라서 바보 되는 일은 없어야 하지 않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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