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대학생, 엄밀히 말하면 학자금 대출을 받는 대학생들이 늪에 빠져있습니다. 일부 학생들은 대학 입학과 동시에 학자금의 늪에 빠집니다. 대학에 들어오기 위해 지금까지 없던 빚을 지게 됐죠. 학생들에 장래의 구름판이 돼야 할 대학이 언제부터 늪이 되었을까요.
새누리당 신성범 의원의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 동안 한국장학재단이 제공하는 학자금 대출액이 2010년 3조 6,000억 원에서 2014년 9조 6,000억 원으로 3배 가량 증가했고, 채무자 수는 2014년 123만 명으로 2010년 63만 명보다 2배 늘어났다고 합니다.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한 든든학자금의 경우 증가 폭이 더 큽니다. 같은 기간 2014년 든든학자금 대출액은 5조 5,300억 원으로 7배가 증가했고, 채무자 수는 16만 9,000명으로 5배 늘었습니다.
학자금의 늪에 빠진 학생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학생들은 졸업 후 늪에서 빠져나갈 희망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늪에서 빠져나가기란 녹록지 않습니다. 학자금 대출을 하면서 얻어낸 대학의 졸업장이 무색해질 만큼 한국 취업시장 문이 높기 때문입니다. 든든학자금을 대출한 저소득 계층의 학생의 경우 그 정도가 더 심한 것 같습니다. 지난 7월 국세청과 한국장학재단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든든학자금 대출을 받은 학생 10명 중 3명만이 대출금을 갚아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대출을 받아 대학을 졸업했지만, 30%의 학생만이 취업을 했다는 뜻일 것입니다.
막막합니다. 대학 졸업을 위해 빚을 졌지만, 졸업 후 빚을 못 갚아 사회초년생, 빚쟁이가 되는 저소득층 학생의 비율이 7할입니다. 이런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하기 위해 정부와 각 대학에선 ‘장학금’을 줍니다. 늪에서 빠져나갈 수 있는 일종의 동아줄이 되겠죠.
아쉬운 점은 동아줄이 짧고, 적다는 사실입니다. 2012년부터 시행된 국가장학금은 학자금 조달에 도움이 됐지만, 시행 초기부터 잦은 조건 변경으로 학생들의 혼란이 컸습니다. 지금 이 글을 읽는 독자 여러분 중에서도 자신의 소득 분위가 변경돼 의아해한 분도 있을 것입니다. 올해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새정치민주연합 유기홍 의원은 지난 5일 한국장학재단에서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작년과 올해 1학기에 모두 국가장학금을 신청한 대학생 70만 명중 48만 명의 소득 분위가 오르거나 내렸다고 발표했습니다. 소득 분위가 내려갔으면 다행일 텐데, 높은 분위로 올라간 학생이 더 많다는 게 유 의원의 설명입니다.
한동대에서도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교내·외 장학금으로 학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에게는 큰 도움이 되는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이번 기사를 통해 나타난 한동대 장학금의 크기가 적다는 것에 큰 아쉬움이 남습니다.
대학에 들어오며 그린 장미빛 전망은 늪 속에서 잊혀지며, 늪에서 빠져나갈 뾰족한 수가 없다는 것이 가장 큰 고통입니다. 저도 걱정입니다. 교내장학금인 섬김장학금과 국가장학금으로 학자금 대출은 받지 않았지만, 신문사를 떠난 뒤 교내장학금이 없어진 제게 남은 것은 늪으로 들어가는 것밖에 없는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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