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홍순규 기자


새벽 5시 반, 대부분의 사람들은 깊은 잠 속에 있다. 밤을 새우며 과제를 하거나,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들조차 5시 반을 넘기는 건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또한 세상 모르게 잠을 자다 이 시간에 일어나는 것 역시 만만치 않다. 그런 시간, 기숙사에서 터덜터덜 걸어 나와 채플 별관에 하나 둘 모여 하루를 예배로 시작하는 사람들이 있다. 어째서 이들은 이른 시간 일어나 자발적으로 새벽기도에 모이는 걸까? 이에 6일 동안 새벽기도에 참석하며 새벽기도가 어떤 의미를 품고 있을지 알아봤다.
기숙사에서 나오는 새벽, 아직 낮이 긴 계절이지만 날씨는 충분히 쌀쌀했고 주변은 어두컴컴했다. 어둠 속에서 사람들은 몸을 웅크린 채 졸음을 뱉으며 걸어갔다. 하늘엔 그믐달이 걸려 있었고, 드문 드문 별도 보였다. 하늘 밑 구석에는 아침을 맞이하는 부지런한 해가 검붉은 구름 속에서 어둠과 공생하고 있었다. 아름다운 새벽 하늘은 잠시 멈췄다 가라며 유혹했지만, 사람들은 채플로 가는 걸음을 재촉했다.
조금 늦게 새벽기도를 하는 채플 별관으로 들어갔다. 별관 3층의 창문으로 보이는 하늘은 아직 어두웠다. 편한 옷차림으로 모인 80여명의 사람들은 찬양을 하고 있었다. 취재 셋 째 날은 새벽 기도를 오래 이끌어 오신 최지성 목사님의 부고 다음 날이었다. 이날은 ‘내 뜻 보다 크신 주님 나 신뢰해’라는 가사를 지닌 ‘내 영혼은 안전합니다’라는 찬양을 불렀다. 찬양이 끝나면 중보기도를 한 뒤, 그날의 담당 목사 설교를 듣는다. 이때쯤 되면 울긋불긋한 일출 진 하늘이 창문 틈으로 보이며, 본래의 푸른 빛을 되찾아간다. 하지만 설교가 끝나면 채플 별관은 다시 어두워진다. 개인 기도를 위해서다. 새벽기도를 관리하는 ‘벌떡’은 불을 끄고 창문의 블라인드를 내려 암실을 만든다. 이때부터 CCM이 흘러 나오고, 분위기는 고조된다. 기도하는 사람들은 앞에 나가 엎드리며 흐느끼기도 하고, ‘주여’하며 울부짖기도 한다. 이들의 간절해 보이는 기도는 1시간 넘게 계속된다. 일반 채플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모습이다. 하루는 이들의 기도를 따라 해봤다. 마련된 자리에 엎드리니 주변에서 빠른 속도의 중얼거리는 듯한 말이 크게 들려온다. 옆을 둘러 보니 절을 하며 기도에 열중하는 사람들이 보였다. 내 기도를 하는 데에는 집중이 잘 되지 않았다. 다시 뒤로 나와 묵상을 했다. 사람들은 자신이 원할 때 빠져나갔고, 감은 눈을 뜰 때마다 빈 자리는 늘어갔다. 적힌 내용으로 중보를 함께 한다는 새벽쪽지를 적고 별관에서 나오니, 해는 하루 일을 시작하려 나와 있었다.
새벽기도에 나오는 사람들은 개인 예배를 중요하게 여겼다. ‘벌떡’에 오랫동안 있었던 이신영(산업디자인 12) 씨는 하루 중 언제라도 하나님께 예배 드리는 시간을 따로 구별하면 된다고 생각하는데, 그 시간이 새벽이라 좋다고 했다. 새벽기도를 취재하는 첫 날, 새벽기도에 왜 나오냐는 질문에 조혜인(GLS 15) 씨는 걱정이 많아서 어제부터 나오기 시작했는데, 기도할 수 있어 좋았다고 답했다. 새벽기도를 마치고 나오던 다른 학생에게서도 비슷한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지난 주에 개인적인 일로 기도할 일이 있어 처음 나오게 됐는데, 그 이후로 계속 나오게 됐다고 했다. 취재 6번 째 날 다시 만난 혜인 씨는 아침에 4시간 밖에 못 자게 돼 힘들긴 하지만, 새벽기도가 여전히 좋다고 했다. 기도실이나 다른 채플과는 다르게 자유롭게 기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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