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일간지 기자라면 출입처가 있어, 출입처를 취재한 것을 바탕으로 기사를 쓴다. 그 중 대표적인 곳이 경찰서. 신입 기자들은 경찰서에서 많은 시간을 상주하면서 선배 기자에게 그 날의 사건사고를 보고한다. 일반적인 일간지 기자처럼은 아니지만 대학보도부 기자인 나에게도 나름의 출입처가 있다. 학생지원팀, 교무지원팀 등이 나의 출입처다. 특히나 수강신청이나 신설 전공 등을 비롯한 취재 정보를 얻는 ‘교무지원팀’이 나에게는 사회 속 기자들의 경찰서와 같은 의미를 지닌다.
첫 기사 취재를 했던 곳도 교무팀이었다. 수강신청 오류 반복에 대한 기사였는데 처음 하는 취재이다 보니 하루에 전화를 수 통씩 했다. 그러다 당시 교무팀장님한테 한 말씀 들었다 “맨날 그런 거 취재 하지 말고, 우리 일 얼마나 열심히 하는지나 한번 취재해보라”라고 말이다. 사실 작은 학교사회에서 기자를 하면, 취재원 관리가 참 쉽지가 않다. 취재를 위해 매일 만나야 하는 사람들인데, 그들을 향한 날이 선 기사를 작성한다. 신문이 발행되고 나면 얼굴 보기가 너무 불편해 길을 가다 취재원과 마주치는 걸 피할 때도 한두 번이 아니다. 기자로서 감당해야 하지만, 가끔은 스트레스를 주는 나름의 고충이라면 고충이다. 학생의 입장을 대표해 학교 행정을 바라보고 취재할 때면, 그에 대한 불신이나 불편함을 최전선에서 느끼고 있는 사람이 기자이기도 하다. 한동의 울타리를 쓰게 되면서 가장 먼저 교무팀을 떠올린 것도 그 이유 때문인 것 같다. 늘 하던 취재가 아닌 ‘인물 인터뷰’로, 그들을 이해하고 싶었다. 그들이 어떻게 일하는 지 소개하는 게, 한동의 굵직한 울타리 중 한 부분을 소개하는 의미 있는 기사일 것 같았다.
취재를 하고 깨달은 바가 있다면, 분명한 사실은 그들은 우리를 위해 ‘열심히’ 일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무엇이 한동을 한동답게 만들까. 무엇이 없다면 한동이 돌아갈 수 없을까. 기독교적 가치관? 구성원간의 신뢰? 다 좋지만, 일단 수강신청을 담당하는 000 씨, 등록금 납부를 담당하는 000 씨의 중요성을 우리는 너무나 잊고 있다. 톱니바퀴처럼 구성돼 한 부분이라도 빠졌다가는 학생들이 겪을 불편이 크다. 교직원 중 한 사람이라도 휴직을 하면 주변에서 그 업무까지 처리하느라 정신이 없다. 학생들에게 학교 기관은 6시 땡치면 ‘CLOSE’하는 곳이지만, 그들의 사무실은 밤 늦게까지, 때로는 집에까지 업무가 이어져 불이 꺼지지 않을 때도 있다고 한다. 학생들이 전화상으로 쉽게 던지는 욕 하나에 상처받고, 가끔 학생이 전해주는 커피 한 잔에 가장 보람을 느꼈다는 교직원 고범석 씨의 모습을 보며 인터뷰 내내 참 인간적인 모습을 느꼈다.
인터뷰가 끝나고 그는 또 일터로 향했다. 바빠서 점심 먹을 시간이 없다며 인터뷰 때 마시던 커피를 점심 대용으로 한 손에 들고 말이다. 다음 날, 교무지원팀을 찾아 갔다. 매점에서 산 커피와 초콜릿 한 봉지, 정말 별건 아니었지만 기자가 되고 처음으로 예의상이 아닌 ‘진심을 담은’ 커피 한 잔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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