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대학구조개혁 평가로 인해 요즘 한동대학교는 자축의 분위기에 휩싸였다. 활주로에 걸려있는 현수막, 히즈넷 정중앙에 보이는 A등급 관련 기사, 채플시간에 총장님의 직접적인 언급 등을 미루어 보면 그 분위기를 실감할 수 있다. 이런 분위기를 보면 한동대학교는 이번 대학구조개혁 평가에서 A등급을 받은 것에 대단히 높은 가치를 부여하는 것 같다. 그러나 난 우리 학교가 진정한 A등급 학교인지, 한동대학교의 주인이신 하나님께도 A등급인지 매우 의문스럽다.
한동대학교가 다른 대학과 구별될 수 있었던 이유는 세상의 가치를 좇지 않고 하나님의 가치를 좇는 데 있었다. 거기에 우리 학교의 모든 가치가 담겨있었다. 난 묻고 싶다. 한동대학교가 20주년을 맞이한 이후 우린 어떤 길로 가고 있을까? A등급 받은 것에 높은 가치를 부여하는 모습이 좁은 길을 가려하는 모습일까?
세상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자처하는 한동대학교가 좇아야 할 이상과 가치의 기준은 세상의 인정에 있지 않다. 우리가 가야 할 길은 세상이 인정해주는 넓은 길이 아니다. 예수그리스도가 보여주신 십자가의 길이 우리가 가야할 길이다. 한동대학교는 학생들에게 좁은 길로 가라고 입에 침이 닳도록 얘기하면서, 왜 정작 학교 당국은 넓은 길을 추구하는 것처럼 보일까?
하나님께서는 외부의 평가가 아닌 우리의 존재를 통해 역사하신다고 난 확신한다. 우리가 A등급을 받는 것 보다, 참된 하나님의 백성 한 사람이 더 값지다. 그렇기에 우리의 시선은 학생들의 존재로 향해야 한다. 학생들의 신음에 귀를 기울여야 할 때다. 학생들은 병들어가고 있다. 정말 심각한 것은 본인들이 병들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모른다는 것이다.
많은 학생들이 한동에 온 목적의식과 방향감각을 상실했다. 사랑의 공동체가 아니라 개인의 이익을 위한 집단이 되었다. 정말 사소한 중간고사 파이팅도 훔쳐갈 정도로 정직이 무너졌으며, 사랑의 눈이 아닌, 감시의 눈으로 서로를 바라보게 되었다.
내가 얘기한 병적인 증상이 모든 학생들에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이런 학생이 존재하고 신음하고 있는데, 우리가 팔을 걷어붙이고 도와주지 않고 외면한다는 사실 역시 우리의 병든 모습일 것이다. 나는 하나님께 묻고 싶다. 하나님 정말 이 대학이 하니님께서 보시기에 A등급입니까?
개교 20주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A등급에 만족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지금이야말로 무너져가고 있는 주님의 성전을 다시 세워야 할 때다. 꺼져가고 있는 하나님의 불씨를 살려야 할 때다.
마지막으로 묻고 싶다. 우리에게 최고의 가치는 무엇인가? 세상의 평가인가 아니면 예수 그리스도가 보이신 생명의 길인가. 한동대학교의 모든 구성원이 다시 한번 왜 이곳을 왔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우리가 이곳에 오기 전, 간절히 소망했던 모습이 어떤 모습인지 다시 떠올려 봐야 한다.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 살아가겠다고 결심했던 그때의 모습을 회복해야 한다.
성령의 뜨거운 불이 다시 우리에게 내려지길 소망한다. 그 불이 정직과 성실과 헌신으로 꺼지지 않는 등불이 될 때, 하나님이 보시기에 참된 A등급이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전대일 (상담사회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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