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기 초, 한동대 학생들은 가장 분주한 시간을 보낸다. 등록금을 내고, 수강신청에서 실패한 시간표를 보충하기 위해 강의추가 신청서를 받으러 다니기도 하고, 혹자는 휴학/복학 신청을 한다. 여기, 한동대 학생만큼 학기 초가 분주한 사람이 있다. 등록금, 수업, 휴학/복학 신청 등 학생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업무들을 처리하는 ‘교무지원팀’이 그 곳이다. 학생의 민원 처리를 위해 밤낮없이 분주한 이 곳에서 교직원 고범석 씨를 만났다. 한동대를 졸업한 지 1년 반, ‘학생’, 아닌 ‘직원’으로 한동대에 다시 돌아온 고범석 씨에게 물었다. 한동대에서 ‘교직원으로 살아가기’란?

 

▲ 업무 중 미소를 잃지 않는 고범석 씨

 

업무 많아 힘들지만, 만족도 99점!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제 이름은 고범석이고요, 지금 현재 한동대학교 교무지원팀에서 근무를 하고 있고, 저희 학교 졸업생입니다. 06학번이었고 경영과 어문을 전공했습니다. 한동대에 온 지는 1년 6개월 정도 됐어요.


Q 교무팀에서 본인이 맡은 업무를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교무팀은 아무래도 학교 수업을 전반적으로 담당하고 있는 것들이 많아요. 학생들 등록금도 계산해서 산정을 해줘야 하고, 수업을 해주실 교수님도 모셔야 되고, 그 교수님들께서 또 승진 이라던지 이런 것에 대한 프로세스도 처리해야 할 것들이 있고요. 또, 새로운 학부들이 생길 때마다 관리를 합니다. 그 중에서 제가 하는 업무는, 교수님을 모셔오는 신규채용 쪽이랑 우리 학교 전반적으로 하는 수업, 수강신청 그리고 강의실관리, 방학 때 하는 교수수련회. 이렇게 업무를 하고 있어요.


Q 한동대 근무 하시면서 가장 힘들었을 때나, 아쉬웠던 때는?

음, 지난 1학기 때 한 친구가 수강신청이 안 된다고 전화가 왔었어요. 수강신청은 히즈넷 아이디랑 비밀번호를 넣고 들어가는 건데 그 친구가 학번을 넣고 로그인이 안된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그 과정에서, 화를 내는 것은 이해가 가는데 욕을 하니까, 그럴 땐 참 마음이 어렵더라고요. 결과적으로는 본인이 좀 더 신경을 써줬으면 문제가 될 게 없었는데 안 좋은 방향으로 유도를 하고 하니까. 학생들, 특히 후배들인데 학교에 대한 불만이 이는 것은 당연하고 어디나 마찬가지겠지만 그 불만을 직원선생님들한테 표출하는 친구들이 일부 있어요. 그럴 때는 좀 아쉬워요 솔직히.


Q 학교 행정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있습니다. 이 학생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행정 느리고 교직원 불친절 한 거는, 우리도 알아요. 우리가 우리끼리 서로 불친절하고 행정 좀 답답하고. 그런데 많이 개선하려고 총장님부터 교수님들, 각 리더십들도 다 노력하거든요. 하나의 민원도 여러 직원이 관련된 문제이고, 민원이 수십 건씩 들어오니까 그런 거를 정확히 처리해 주다 보니 느려지는 점이 있고, 불친절한 것은 개선하고 할 것이고요. 그리고 아실지 모르지만 다들 겸직이에요. 하나의 업무를 맡은 사람들이 아니고, 저도 크게 수업이랑 교원인사채용을 맡고 있지만. 다른 분은 성적이랑 등록금을 하고 있고요. 이거 진짜 정신 없거든요. 빨리빨리 우리가 처리 못하는 점에 대해서는 미안하게 생각해요. 그래도 바쁜 짬 속에서, 시스템 이런 것을 개선하려고 고민들 많이 하고 있거든요. 이런 거를 이해를 잘 해주셨으면, 참 감사할 것 같아요.


Q 일하면서 보람을 가장 느낄 때가 있다면?

졸업생이다 보니까 학생들이 제 핸드폰 번호나 카카오 아이디를 되게 잘 얻어요. 그래서 가끔 저는 퇴근하고 누울라 그랬는데 카톡으로 민원을 보내는 친구들이 있어요. 그런 경우에 답변을 해줘요 할 수 있는 한에 대해서는. 근데 한 친구가 고맙다고 커피 한 잔 사줬는데 되게 감동도 많이 받았었어요 별거 아닌 건데. 그리고 저번 주 금요일날 어떤 교수님께서 그러셨다 그러더라고요. ‘왜 우리학교 모든 민원 담당자는 고범석 선생으로 가냐고’. 그 얘기를 어떤 분이 저한테 전해줬어요. 근데, 그게 참 기분이 좋더라고요. 그냥 누가 내가 일하는 거를, 내가 뛰어 댕기고 고생하는걸 알아주는구나. 그래서 비록, 일을 잘하는 건 아니고 사고도 많이 치지만, 감사하다. 학교 다닐만하다. 그 생각이 들었어요.


Q 지금 업무 하시는 것에 대해 만족도를 매겨 본다면?

100점 만점이라면은, 저는 99점 할 거에요. 일이 많은 그런 문제가 아니라, 1점은 제가 업무부족으로 사고 친 거에 대해서 저 스스로에 대한 불만이 되게 많았었고요. 그런데도 99점을 주는 것은, 누가 나를 주변에서 걱정을 해주고 챙겨주고, 고생 하는걸 알아준다는 것 만으로도 저는 99점을 줄 것 같아요. 저는 그 정도만 해도, 정말 좋습니다. 그 전 직장에서는 그런 게 하나도 없었고, 한동대라서 아는 후배들도 많고 교수님들도, 다들 고생한다 애쓴다 얘기해주시는 것만 해도 별거 아닌데 위안이 돼서요. 그런 의미에서 99점이라고 생각해요. (웃음)


‘학생’에서 ‘직원’까지, 그에겐 특별한 의미의 한동대


Q 학생으로서 한동대와 직원으로서의 한동대, 어떤 점이 다르게 느껴지나요?

학교를 다닐 때는 자유롭게 다녔어요. 진짜 말 그대로 자유라는 단어를 갖고 살았다면은, 직원으로서 한동대에 근무한다는 거는 책임이 엄청나게 커졌어요. 그러니까, 내가 대학생 때는 어떤 행동을 하던 상관 안 하고 내 주변 사람들이랑 즐겁게 놀고 그랬었는데 이제는 직원으로서 뭘 하는 게, 말 하나 하는데도 조심해야 되고 어디 돌아다니는 것도 조심해야 되고 그런 것 같아요. 학생 때는 오석관도 진짜 많이 갔었어요, 놀러. (웃음) 공부도 가끔 했지만, 거기 가면 학생 친구들이 많으니까. 그런데 직원이 돼서는 그렇게 오석관 가는 게 뭔가 미안해요. 내가 가서 학생들 공부하는 자리를 뺐지 않을까, 애들 쉬는데 불편하지 않을까 되게 좀 신경도 많이 쓰이고, 그렇게 되는 거죠. 다른 데보단 자유로운데, 그래도 책임이 좀 많아진 것 같아요.


Q 한동대 학생들을 평가하신다면?

착해요. 근데 나쁘게 말하면, 너무 순진해요. 그리고 수동적이에요. 저도 학교 학생이었지만, 지금 다른 학교 학생들은 이것저것 굉장히 많이 하고, 비단 취업뿐이 아니라 자기계발도 굉장히 열심히 하거든요. 유명한 명사, 자기가 관심 있는 분야의 사람이 있다면 서울에서 부산까지 강의 들으러 가고 그런 게 있는데 한동 학생들은 그런 거는 좀 부족해요. 그런데 동시에 그게 어떻게 보면 장점일 수도 있는 게 이 학교 내에서 자발적으로 움직이기는 또 상대적으로 쉬워요. 그렇기 때문에 좀만 자기가 하고 싶은 거를 확실히 하고 진취적으로 도전을 하면은 여기는 굉장히 기회가 많은 땅이거든요. 그곳에서 여기서 좀만 더 학생들이 치열하게 있었으면 좋겠어요.


Q 한동대에서 ‘교직원’으로 살아가기, 지난 근무기간 동안 느끼신 점과 앞으로의 목표는?

초반에 업무 파악도 잘 안 되고 해서, 1년 5개월 동안 정말 많은 사고를 치고 정신없이 산 것 같아요. 사고를 치며는 주변 분들이 도와주셔서 겨우 수습하고, 좀 있으면 또 사고 쳐서 주변 분들이 처리해주시고 그랬었기 때문에. 앞으로는 사고 좀 덜 치고 업무역량 좀 길러서, 주변 사람들한테 도움이 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그래서 목표는, 남은 학기 동안 제가 담당하는 부서에서는 불만이 최대한 안 생기게끔 만드는 거에요. 평소에는 학생들로부터 불만사항이 매일 들어와요. 민원이 다양하고 많기 때문에 처리하는 게 더디게 걸리지만, 좀 빠르진 않더라도 안전하고 정확하게 처리를 해줘서 다음에는 똑같은 문제가 안 발생하게끔 일하는 게 목표입니다.


Q 마지막으로 한동 학생에게 하고 싶은 말씀 한마디?

교직원으로서 해주고 싶은 말은, 전화할 때 화내지 말고 욕하지 말아 달라는 거. 학교에 대한 불만은 생길 수도 있지만 그걸 전화상으로 화를 내거나 하면 참 안내해주기가 어려워요. 그런 거를 좀 알아주셨으면 좋겠고. 선배로서 해주고 싶은 말은, 저는 여행을 많이 다니라고 해주고 싶어요. 그러니까, 일본의 한 여행작가가 ‘진짜 지식은 컴퓨터 앞에서 배우는 게 아니라 파란 하늘 앞에서 배운다’라고 한 말이 있어요. 근데 우리 학교 학생들은 너무 학교 안에만 있는 것 같아요. 여기는 경상도라는 지리적 특성상 주변에 여행 다닐 수 있는 곳이 너무나 많아요. 나중에 나이 들고 바빠지면은 정말 가기 힘들거든요. 저도 지금 여행이 가장 가고 싶은데 현실적으로 어려우니까. 갈 수 있는데 많이 다니고 즐길 수 있을 때 많이 즐기고. 그러면서 공부, 학점은 4.0 정도? (웃음) 공부도 열심히 하고 여행 많이 다니고 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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