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성은 감탄을 자아내지만 인격은 존경을 불러일으킨다. 사람들은 전자는 찬미할 뿐이지만 후자는 신봉한다” 새무얼 스마일즈(Samuel Smiles, 1812-1904)가 쓴 『인격론(Character)』 의 앞부분에 나오는 구절이다. 새무얼 스마일즈는 “하늘은 스스로 돕는자를 돕는다”는 말로 더 유명한 사람이다. 개인적으로 성경과 더불어 벌써 십 년도 넘게 아침 마다 반복해서 묵상하고 있을 정도로 이 책을 통해 받은 실천적 깨달음은 너무도 많다. 인격의 힘, 일, 용기, 자제, 의무와 진실함. 밝은 성격, 경험의 기쁨, 바른 태도, 가정과 결혼 생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제 별로 풍부한 예화와 함께 저자가 삶을 통해 깨달은 바와 역사 속 인물들의 교훈들을 함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아쉬운 점은 예전과 달리 최근 국내 번역본은 원전을 과도하게 요약하여 마치 흔한 처세술 책 또는 단순한 경구집 수준으로 번역해 놓았다는 점이다).

몇 구절을 더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좋은 방향으로든 나쁜 방향으로든 인격은 매일 변화된다.”, “국력은 국민들의 인격에 달려 있다.”, “참정권의 대중화가 실현된다면 국민성이 법과 통치의 형태에 반영될 것이다.”
“세상의 평판이라는 감옥에서 자유하라.”, “열정적이지만 지혜가 부족한 사람은 총명하지만 열정이 부족한 사람보다 더 많은 것을 이루어 낼 수 있다.”
“인격을 뒷받침하는 최고의 버팀목은 습관이다.”, “사소한 나쁜 일을 확대 해석하고 좋은 일을 사소하게 생각하는 습관은 사소한 불행에도 쉽게 무릎을 꿇는 희생자로 전락하게 한다.”
“뱃사람의 솜씨를 알 수 있는 것은 폭풍우 때이고 장수의 용기를 볼 수 있는 것은 전쟁터이다. 가장 위험한 순간에 처했을 때 사람의 됨됨이를 가장 잘 알 수 있다.”
“입가에서 맴도는 신랄한 유머나 상대를 당황하게 할 유머를 밖으로 내뱉지 않고 그대로 삼키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다. 이를 재치라고 생각하면 결국 사람을 잃게 된다.”,
“인간의 정신은 가혹한 행위에는 저항하고 따뜻한 마음에는 굴복하도록 만들어졌다. 부드러운 말은 화를 누그러뜨리고 정중하게 진실을 이야기할 경우 듣는 이는 부끄러운 마음이 들 것이다.”, “당신 자신이 무엇을 잘 할 수 있는지 뿐 만 아니라 무엇을 할 수 없는 지 역시 깨달아야 비로소 중요한 일을 할 수 있고 마음의 평화도 얻을 수 있다.”,
“의무감이 없으면 시련이나 유혹이 닥치는 순간 사람들은 흔들리게 되고 결국 쓰러지게 된다.”, “인내심을 북돋우고 에너지를 불어넣고 인격을 고양시키는 것은 번영이 아니라 역경이고 부유함이 아니라 가난함이다.”

위 구절들을 통해 알 수 있듯이 저자는 ‘인격’ 이란 단어를 통해 인간의 총체적인 내적 성품에 대해 말하고 있으며, 인간 심리와 사회 현상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을 제시해주고 있다.
현실과 유리된 인격 도야만을 강조하던 시대에 대한 반작용인지, 사실상 ‘지식의 양’만이 강조되고 있는 요즈음의 세태 속에서, 스스로 내적 성품을 기르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하고 있는지 한번쯤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특히 구원은 오직 믿음으로 되는 것이지만 이 땅에서의 삶을 통해 그분의 성품을 닮아갈 의무를 가지고 있는 크리스천은 더욱 그러하다.

새 학기의 시작, 우리 한동 학생들에게 지적인 성취 뿐 만 아니라 인격적 성취가 함께 이루어지는 학기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송인호
법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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