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러스트 윤브니엘

자유학기제가 이번 학기 시범 운영을 거쳐 내년부터 전면 시행될 예정이다. 자기주도적 학습을 통해 학생의 재능을 개발, 진로를 준비시키겠다는 취지다. 기존의 수업 방식과 다른 자유학기를 통해 학생들은 한 학기 동안 캠퍼스 밖의 현장에서 배움을 얻는다. 하지만 ▲미흡한 공지와 준비 ▲대학의 의미 퇴색 등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자기주도적 활동하는 한 학기
자유학기제는 한 학기를 수업 대신 기업이나 기관, 해외 대학 등에서 자기주도적 활동을 수행하면 이를 학점으로 인정해 주는 제도다. 3학기 이상, 직전 학기 성적 3.0 이상의 조건을 만족하는 재학생이 팀 또는 지도교수 추천을 받아 최대 12학점까지 자유학기로 신청할 수 있다. 학생은 ▲현장실습, 인턴십 ▲프로젝트 수행 ▲창업활동 ▲언어학습(어학연수) ▲비협약대학 수학 ▲해외문화탐구 ▲국내외 사회봉사(전공봉사 포함) 분야별로 신청서를 제출한다. 이후 분야별 담당 학부 및 부서의 1차 승인과 위원회 승인을 거쳐 최종 결정된다. 학생은 담당 학부 및 부서에 결과보고서, 기업 및 기관인증 증명서 등을 제출해 중간 평가를 받는다. 이후 위원회에서 학생이 제출한 최종 보고서를 평가, 학점 인정 여부를 결정한다.
수강신청 방법은 두 가지로 나뉜다. 이미 개설된 기존 수업을 대체할 수 있는 활동에 대해서는 기존 수업을 수강신청 하면 된다. 기존 교과목에 해당하지 않지만 자유학기로서 충분히 의미 있는 활동은 신설된 ‘창의학습’으로 신청하면 된다. 창의 학습을 수강하면 활동 내용에 따라 학생은 1에서 최대 8학점을 인정받을 수 있다. 또한 교환학생이 학교에서 교과목 이외의 활동에 참여한다면 이를 자유학기로 신청 가능하다. 자유학기에 참여하는 학생은 소속 학부와 해당 학기에 따른 정규학기 등록금을 내야 한다. 하지만 학생의 활동이 현장실습에 해당될 경우 학교에서 지원금이 지급되고 지원금을 못 받는 학생에게는 등록금의 20%가 장학금으로 지급된다.

수업의 확장일까, 약화일까
국내 대학 최초로 시행되는 자유학기제에 대한 한동대의 기대가 크다. 한 학기 인턴십과 어학연수 등의 사유로 휴학하는 150명가량의 학생이 휴학하지 않고 바깥 경험을 대학 안으로 포함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교무지원팀 박남주 과장은 “학생들이 (인턴십과 어학연수 사유로) 휴학하지 않고도 학교 밖의 경험을 대학교육의 일부로 연장시킬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방청록 교무처장은 “학생들이 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외부에서 직접 경험하고 활용할 수 있어 교육 효과가 매우 클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학생들이 자유학기제를 이해하기에는 시범운영에 대한 공지와 준비가 미흡했다. 7월 히즈넷을 통해 첫 공지가 올라왔지만 시행 절차에 대해 간략한 설명만 있을 뿐 자세한 내용이 없었다. 익명을 요구한 산업정보디자인학부 학생은 “시범운영 희망 학생들이 궁금해 할만한 등록금 지원, 학점 이수 기준과 방식 등이 미정이거나 빠져있어 답답했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공지가 늦어진 이유는 대학평의원회의 자유학기제 관련 학칙 개정 일정이 늦어져 관련 세부사항도 늦게 결정됐기 때문이다. 본래 8월 초에 시범 운영에 대한 모든 준비를 마무리 할 계획이었으나 관련 모든 일정이 늦어진 것이다. 이에 방 처장은 “위원회 발령 및 회의를 거쳐 시범 운영 참여 학생들을 빨리 결정해 2학기 개강에 맞춰 활동하도록 준비했다”라고 말했다.
한편, 수업이라는 학문의 기초적 제도가 약화된다는 우려가 있다. 자유학기는 강의실에서 교수와 학생의 상호 대화를 전제하는 기존 수업과 다르기 때문이다. 김운영(법 10) 씨는 “더 이상 한동대라는 공간, 공동체에서 '진리를 향한 여정'으로서의 끊임없는 성찰, 그리고 그것을 가능하도록 도와주는 학문적 제도는 설 곳이 없어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방 처장은 “전체 8학기 중 1학기를 내실 있게 활용한다면 진리탐구 공동체로서 대학의 의미를 더 풍성하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현장에서 배우는 것도 충분히 의미 있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다양하게 학습하는 기회를 열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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