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순흥 총장이 취임하고 1년 반. 한동대는 많은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Pass or Fail 제도, 교양과정 개편, 창업휴학과 창업학점 인정, ICT융합전공 신설, 교수 강의시수 축소, MOOC와 Flipped learning을 활용한 온라인 강의 확대, 학생설계전공 및 글로벌융합전공, 자유학기제. 하나하나 짚어보는 것만으로도 숨 벅찬 이 모든 변화는 ‘융합’, ‘창의’, ‘실용’이라는 목표를 향해 끊임없이 달려간다. 이 분주한 경주의 결승선에는 세상을 바꾼 인재 스티브 잡스와 빌 게이츠가 있다.
 세상을 바꾸자고 말하면서 무엇을 바꾸려고 하는지, 또 어떻게 바꿀 것인지에 대한 물음은 묻지 않는다. 이 두 물음이 전제되지 않다 보니, 세상을 바꾸자는 한동대의 외침은 돈과 권력을 차지해 세상을 바꿀 힘을 가지자는 세속적 욕망 충족의 위선적 구호로 그친다.
 진정 세상을 바꾸자는 말을 하려면 행간에는 다음과 같은 말이 있어야 한다. “(도덕적으로 타락한) 세상을 (진실하고 옳고 아름답게) 바꾸자.”
 진실과 옳음과 아름다움은 힘이 아닌 윤리의 문제다.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거짓이다’, ‘무엇이 옳고 그르다’, ‘무엇이 아름답고 무엇이 추하다’는 윤리적 판단들은 비윤리적이고 타락한 세계와의 충돌을 피할 수 없다. 때때로 ‘그따위 윤리가 우리에게 무슨 이익이 되느냐’는 질타를 받을 수 있다. 때때로 몰락의 길을 걷게 될 수도 있다. 때때로 그 길은 초라하게 비칠 것이다.
 나치에 저항하다 감옥에서 생을 마감한 신학자 본 회퍼가, 일제강점기 끝까지 신사참배를 거부하다 온갖 고문을 받고 죽었던 주기철 목사가, 교황청에 맞서 지동설을 주장했던 코페르니쿠스가, 신의 아들이었지만 십자가에 못 박혀 죽은 예수가 그러했듯.
 한동대의 교육 개혁이 빛을 발해 빌 게이츠와 스티브 잡스가 탄생하는 기적이 일어날지라도 윤리적이기를 포기한다면 그들은 세상을 혼탁하게 만들 뿐이다. 반면, 아무리 미약하고 힘이 없을지라도 윤리적인 개인은 세계의 일각을 진실하고 옳고 아름답게 바꾼다. 그렇다면 한동대 교육이 향해야 할 방향은 어디인가? ‘Why not change the world’를 우리는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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