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1일, 전체학생대표자회의(이하 전학대회)에서 평의회 의장은 평의회 의장단 자리가 전학대회 의원들과 나란하지 않음을 말한다. 이어 자신 앞에 있는 의원들의 뒤통수를 보고 말해야 하는 상황을 지적한다. 이에 한 의원은 자신의 몸을 평의회 의장 쪽으로 돌려 뒤통수를 감춘다. 그러곤 다음과 같이 말한다. “평의회 의장님이니까 뒤를 돌아 말씀드리겠습니다”. 평의회 의장은 ‘다시 앞을 보라’고 말한다.
 5월 23일, 전학대회 의원들은 총동문회 20주년 행사를 위해 서울로 올라간다. 행사에 참여한 모든 의원은 20주년 기념 흰색 티를 선물 받는다. 그리고 행사 진행을 돕기 위해 그 옷으로 갈아입는다. 옷을 갈아입던 도중 한 전학대회 의원이 말한다. “우리 전학대회 갈 때 다 이 옷으로 입자.” 그러자 다른 전학대회 의원이 답한다. “안돼, 그럼 평의회 의장 화내.” 전학대회 의원들이 웃는다.
 5월 26일, 평의회 의장은 히즈넷에 글을 올려 갑작스러운 긴급총회와 모든 사업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한 총학을 지적한다. 몇 분 뒤, 평의회 의장이 평의회 의원들의 의견수렴 없이 글을 게재했다는 글이 올라온다. 평의회 단체 톡방은 평의회 의장이 잘못 여부로 새벽까지 시끄럽다. 평의회 의장은 제2차 정기 평의회 회의에서 “생각이 짧았다. 잘못했다”라고 사과한다.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한둘이 아니다. 첫째, 전학대회 의원은 자신의 뒤통수를 왜 감췄을까? 자신의 행동이 재치 있다고 생각했을까? 아니면 평의회 의장이 정말로 원하는 것이 자신의 얼굴이라 생각했을까? 둘째, 왜 전학대회 의원들은 평의회 의장이 화낼 것으로 생각했을까? 평의회 의장이 화를 잘 내는 성격인가? 셋째, 왜 웃었을까? 총동문회 20주년 행사로 받은 티가 너무 좋아서? 아니면 ‘급도 안되는 놈’이 ‘우리 급’에 끼려고 노력하는 게 가소로워서? 넷째, 평의회 의장은 단지 평의회 의원의 목소리를 모으는 역할을 할 뿐일까? 자신들이 선출한 의장을 자신들의 대표로 인식할 순 없는 걸까? 평의회 의장은 도대체 무엇을 위한 자리일까?

한동대 학생 정치 주축은 총학생회와 학부협력회다. 이들을 견제할 유일한 단체는 평의회다. 평의회만이 직무감찰권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평의회의 현실은 시궁창이다. 한 전학대회 의원은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평의회 의장은 회칙상 ‘대표’가 아니에요. ‘의장’이에요”라고 말했다. 전학대회 의원의 말이 맞다. 평의회와 관련된 회칙의 주어는 ‘의장’이 아닌 ‘평의회’다. 따라서 회칙상 존재하는 평의회의 권리는 평의회의 것일 뿐, 평의회 의장의 것이 아니다. 문제는 평의회 권리를 사용할 사람이 뚜렷하지 않다는 점이다. 현 회칙상, 그 누구도 평의회를 대표해 평의회의 권리를 사용하지 못한다. 평의회 의장? 평의회 의장은 평의회 회의를 진행하는 사람일 뿐.
 학생 정치를 이끄는 분들께 부탁 드린다. 평의회 의장이 대표가 되도록 회칙을 바꿔라. 더는 말로만 평의회의 권위를 강화하겠다고 하지 마라. 평의회의 권리를 활용할 주체가 뚜렷해야 평의회의 권위는 살아날 수 있다. 물론 회칙 개정을 통해 평의회가 제 역할을 온전히 한다면, 학생 정치의 주축은 불편해질 것이다. 하지만 이 불편함은 학생 정치를 이끄는 당신을 위한 것이다. 견제받지 않는 권력은 반드시 부패하기 때문이다. 오늘도 권력의 견제는 매우 중요하다. 한동대 학생 정치도 마찬가지다. 나는 권위 있는 평의회로 인해 학생 정치의 주축이 불편해하는 상황을 소망한다.

대학보도부 박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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