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대학에서 빠질 수 없는 필수 요소인 채플. 채플은 일반적으로 학교나 병원 안에 부속된 예배당을 말하며, 동시에 대학에서 실행하는 예배도 ‘채플’이라 부른다. 하지만 그 속에서 기독교의 예식을 통해 복음을 접하는 본질은 일반적인 교회와 다르지 않다. 한동대 수요채플에 대한 학생들의 생각은 어떨까. 페이스북 등의 SNS에서 채플에 서는 강연자에 대한 학생들의 불만이 종종 게시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본지는 수요채플에 참석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수요채플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또한, 국내 타 기독교대학과 한동대의 채플을 비교했으며, 좌담회를 통해 채플의 의미를 알아봤다.

당신에게 수요채플은 무엇입니까
한동대 수요채플 만족도 5.9점, ‘예배’의 의미를 잃은 타 기독교 학교 채플

수요채플에 대한 학생들의 만족도 점수는 평균, 10점 만점 5.97점으로 채플에 대해 보통(5~6점)의 만족도를 보였다. 또한, 만족구간(7~10점)을 선택한 학생은 668명(46.3%)으로 불만족구간(1~4점)을 선택한 학생 299명(20.7%)에 비해 두 배 이상 많았다. 채플에 대해 비교적 만족하는 학생이 많았다.

학년 높아질수록 만족도 양극화, 영어 채플 비교적 만족도 높아

학년이 높아질수록 만족도가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만족도가 낮아지는 동시에 만족도의 양극화가 심해지는 현상을 보였다. 평균 만족도는 ▲1학년 6.40점 ▲2학년 5.89점 ▲3학년 5.72점 ▲4학년 5.35점이다. 평균차이가 가장 큰 1학년과 4학년을 비교했을 때, 가장 낮은 만족도(1~2점)를 선택한 비율은 1학년 2.7%(13명), 4학년 9.3%(17명)였으며, 가장 높은 만족도(9~10점)를 선택한 비율은 1학년 10.3%(49명), 4학년 4.2%(5명)였다. 한 4학년 기독교인 학생은 응답을 통해 “말씀 내용은 반복되지만, 학기 전체를 관통하는 메시지는 부재돼 있다”라며 “수업이 아닌 예배라면서 수업의 잣대를 들이댄다”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어 수요채플과 영어 수요채플은 평균 만족도에서 큰 차이가 났다. 영어 채플에는 타 종교, 무신자의 비율(13.2%)이 한국어 채플에서의 비율(9%)보다 상대적으로 높다. 하지만 영어 채플의 평균 만족도는 7.11점으로 한국어 채플 평균 만족도 5.91점보다 1.2점 높았다. 한 외국인 비기독교인 학생은 “우리가 부르는 찬양과 다양한 강연자가 전달해주시는 말씀이 정말 좋아요”라고 말했다.

신앙회복과 성장의 채플, 기독교인에게만?

수요채플에 대한 의미를 묻는 말에 학생들이 가장 많이 응답한 항목은 ‘신앙회복 또는 신앙성장의 시간(27.3%)’였다. 그다음으로는 ‘기독교적 가치(25.9%)’, ‘한동인의 정체성과 공동체성을 확인하는 시간(23.7%)’ 순서로 나타났다. 하지만 채플을 ‘졸업을 위한 패스학점을 얻는 시간(16.3%)’으로 생각하는 학생과 채플을 수업으로 생각하는 학생들도 적지 않았다. 한 학생은 주관식 응답에서 “채플이 예배가 아닌 수업처럼 느껴져 예배의 감격도 감사도 없어졌다. 학생들을 상처 주고 열등감에 빠지게 하는 그런 자리가 아닌 정말 예배하고 찬양하며 하나 되는 시간이기를 간절히 바란다”라고 말했다.
종교별로 분석한 결과, 전체 학생 비율 중 9.2%(135명)가 비기독교인 학생이었다. 이들은 수요채플시간을 ‘졸업을 위한 패스학점을 얻는 시간(40.2%)’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강했다. 기독교인 학생을 제외한 학생들은 채플시간의 기독교적 가치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었다. 적지 않은 수의 비기독교인 학생의 의견에는 ‘설교의 내용이 어렵다’(14회)라는 답을 했으며, ‘강제적이다’(10회) 등의 응답이 있었다. 비기독교인 한 학생은 수요채플에 대해 “한동대의 정체성을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은 하지만 종교가 없거나 다른 종교를 갖고 있는 사람들에겐 힘든 시간인 듯”이라고 응답했다. 하지만 채플의 참여도를 물어보는 질문에서 비기독교인 학생들은 가장 많은 비율(28.4%)로 ‘가능한 한 의미를 얻으려고 노력한다’고 응답했다.
어떤 유형의 채플을 선호하느냐는 질문에 ‘한동대 교목실 목사의 설교로 진행되는 채플(30.6%)’을 가장 많은 학생이 선택했다. 이에 비해 비기독교인 학생은 ‘연극, 무용 등 각 분야의 사람으로 이뤄진 채플(33.3%)’을 가장 높은 비율로 선택했다. 하지만 설문 응답자들은 공통으로 ‘우리 주변 현장에서 의미 있게 사는 보통사람들의 삶을 나누는 채플’을 차순위으로 선호했으며, ‘한동대 총장 및 교수의 강의처럼 진행되는 채플(4.9%)’을 가장 선호하지 않았다.

채플을 강조하는 기독교 대학, 하지만 채플, 예배 아닌 예배

연세대는 교목실이 주관하는 4학기 의무 채플을 운영하고 있다. 연세대는 한 학기 채플 결석이 3분의 1 이상인 학생을 불이수(FAIL) 처리한다. 또한, 채플 수업 시 ▲대리출석 ▲소란행위 ▲고의적 다른 행위 등을 한 학생을 결석 또는 불이수(FAIL) 처리한다. 연세대 채플의 구성은 ▲교수 강의 ▲사회저명인사 강의 ▲교목실 설교 ▲공연 등으로 이뤄져 있다. 연세대 조재국 교목실장은 “채플을 통해 대학의 기독교적 정체성을 확실히 인식시키려 하고 있다”라며 “앞으로 채플은 더욱 다양한 분들의 신앙적 경험을 나누려고 하고, 기독교 문화도 도입하려 한다”라고 말했다.
이화여대는 교목실 주관 8학기 의무 채플을 운영하고 있으며, 6분의 1 이상 채플을 결석한 학생을 불이수(FAIL) 처리한다. 이화여대 채플의 구성은 ▲말씀 ▲무용 ▲공연 ▲영상 ▲대화 채플 등으로 다양하다. 이화여대 양명수 교목실장은 “채플의 목적은 기독교적 가치관을 심어주고, 영혼을 위로하는 것”이라며 “앞으로 지금처럼 다양한 내용으로 학생들에게 종교성을 심어주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타 기독교 학교의 채플은 ‘예배’의 의미를 많이 잃은 상태였다. 2002년 연세대 채플 만족도 설문조사 결과, 채플에 참석하는 연세대 학생 약 58.8%는 ▲졸업을 위한 시간 ▲무가치한 시간이라고 응답했다. 주목할 점은 개신교 학생의 약 40.6%도 채플 시간을 ▲졸업을 위한 시간 ▲무가치한 시간이라고 응답했다는 점이다. 또한, 채플에서 듣기 원하는 주제를 ‘삶의 이야기’라고 대답한 학생이 37.4%로 가장 많았다. 반면, ‘신앙 이야기’는 9.3%로 매우 낮았다. 연세대 최명훈(철학 14) 씨는 “기독교적 색채가 들어가면 학생들이 엄청 싫어한다”라며 “거의 모든 학생이 잠을 자러 가거나 핸드폰, 노트북을 사용한다. 채플에 전혀 무관심하다”라고 말했다. 또한, 이화여대 조형운(영어영문 13) 씨는 “학점이수를 위해 듣는 강제적 느낌이다”라며 “무용채플 등으로 채플시간을 가꾸려고 노력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바쁜 일정에 쫓기는 학생에게 8학기 채플 이수 자체가 너무 힘들다”라고 말했다.

교목실 중심 혹은 RC 중심

한동대 채플은 타 대학과 비교해 독특한 구조로 되어 있다. 한동대는 6학기 의무 채플을 운영하고 있으며, 한 학기 3번 이상 결석한 학생의 채플 수강을 인정하지 않는다. 한동대 채플은 교목실 운영 8주 채플과 RC 공동체 운영 8주 채플로 나뉜다. 교목실 운영 채플은 ▲총장 강의 1회 ▲교목실장 설교 1회가 고정된 형태로 구성돼 있다. 나머지 6주는 외부 강사 강의와 교목실 설교로 구성되며, 그 횟수는 학기마다 조금씩 다르다. 이번 학기의 경우 ▲외부 강사 강의 2회 ▲교목실 설교 4회였으며, 지난 학기의 경우 ▲추석연휴 휴강 1회 ▲외부 강사 강의 2회 ▲교목실 설교 3회였다.
RC 공동체 운영 채플은 RC가 시작된 2013년도부터 도입됐다. 초기의 RC 공동체 운영 채플은 6주 구성이었으나, 2014년 RC 전면화가 시작되면서 8주 구성으로 바뀌었다. RC 공동체 운영의 8주 채플 구성은 해당 RC의 헤드마스터, 교수 그리고 각 RC별로 배치된 교목실 소속 목사 한 명에 의해 결정된다. 이에 RC 공동체 운영 채플의 구성은 각 RC 마다 모두 다르다. RC 공동체 운영 채플에 대한 학생 의견으로는 ▲은혜롭다(3회) ▲다양한 설교의 부재(4회) ▲장소 차별(9회) ▲늦춰진 시간(4회) 등이 언급됐다.

<어떻게 조사했나>
본지는 수요채플에 참여하는 한동대 학생을 대상으로 수요채플에 대한 인식과 의견을 묻는 설문조사를 시행했다. 조사기간은 한국어 채플 5월 6일(▲손양원 ▲열송학사 ▲장기려 ▲카이퍼 ▲토레이)과 영어 채플 5월 13일(칼마이클)으로 각 하루씩 진행됐다. 설문조사 방법은 설문지를 통해 3개의 객관식 질문(▲채플시간이 자신에게 어떤 시간이라 이해하고 계십니까? ▲채플시간을 주로 어떻게 보내십니까? ▲어떤 유형의 채플을 가장 선호하십니까?, 다중응답)과 2개의 주관식 질문(▲수요채플의 전체적인 만족도를 1~10으로 표시해주세요(1-불만족, 10-만족) ▲이유는 무엇인가요)을 응답받았다. 총 2,285명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으며 총 응답자는 1,466명으로 64.2%의 응답률을 보였다. 이 중 한국어 채플의 응답자 수는 총 2,092명 중 1,398명으로 66.8%의 응답률을 기록했고, 영어 채플은 총 193명 중 68명으로 35.2%가 응답했다. 주관식 만족도 응답은 구간별로 묶어 분석했으며(▲1~2 매우불만족 ▲3~4 불만족 ▲5~6 보통 ▲7~8 만족 ▲9~10 매우만족), 영어응답은 한국어로 번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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