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대학교수들 사이에는 MOOC에 대한 걱정이 많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산호세주립대(San Jose State Univ.) 철학과 교수들은 하버드대의 마이클 샌델(Michael Sandel) 교수에게 편지를 보냈다. 마이클 샌델 교수가 MOOC 플랫폼 에드엑스를 통해 ‘정의론’을 무료로 제공하는 것에 관한 내용이었다. MOOC의 사용이 주립대를 몰락시키고, 다양한 시각의 형성을 방해하고, 교육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학생들은 굳이 다른 대학을 가지 않아도 하버드 강의를 수료할 수 있으니 주립대들이 쇠퇴할 수 있으며, 하버드대라는 타이틀을 보고 마이클 샌델 교수의 말만이 진리라고 생각할 수 있고, 결론적으로는 학문의 다양성을 제한시켜 교육의 질을 떨어트릴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조금 다른 생각을 할 수도 있다. 정의론이라는 같은 강의를 듣고 다른 교수는 어떻게 강의하는지 MOOC를 통해 경험할 수 있다. 토론방을 통해서는 전 세계 학생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 다양한 관점을 접해볼 수도 있다. 대학을 다닐 형편이 되지 않으면 대학을 경험해 볼 좋은 기회가 된다. MOOC로 인해 오히려 학문의 다양성이 증대된다는 말이다. 산호세대 철학과 교수들이 염려했던 MOOC가 주립대를 쇠퇴시킬 것이라는 말은 MOOC를 과대평가한 것이다.
 MOOC가 결국 대학을 대체할 수 있을 것인가? 아니다. 서로 문자 혹은 카카오톡만 주고받다가 답답해서 전화 통화를 한 경우가 있을 것이다. 그러다 못해 ‘얼굴 보고 이야기하자’라며 약속 시간을 잡기도 한다. 면 대 면이 주는 장점이 이것이다. 교수는 수업을 진행하며 학생들 표정으로 이해도를 판단한다. 그리고선 심화한 내용을 가르칠지 방금 설명한 내용을 한 번 더 설명할지 평가한다. 졸고 있는 학생들에게는 주의를 시키기도 하고, 수업이 끝나면 학생들은 교수 근처로 삼삼오오 몰려들어 질문하고 의사소통을 한다. 이것이 교수와 학생의 관계하는 방법이다. 대학이라는 고등 교육에 있어, 교수와의 관계도 그 교육의 일부다. 이를 온라인이 모두 대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MOOC에 대한 평가가 이렇게 갈리고 있긴 하지만, 이르면 15-2학기부터 MOOC가 한동대에 도입된다고 한다. 한동대는 무전공으로 입학해 자유롭게 전공을 바꿀 수 있는 제도를 가지고 있다. 이 때문에 학생들의 수업 적응도는 천차만별이다. 1학년 때부터 전공을 정해 한우물만 판 학생은 그만큼 더 높은 이해도를 가지고 있을 테지만, 3학년에 들어 전공을 바꾼 학생은 3학년이어도 전공 신입생과 다름없으니 수업 적응도가 낮을 수밖에 없다.
 한동대는 학생들 간의 수준차를 조절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 MOOC를 활용하려 한다. 이 시도만은 긍정적인 시작이다. 비록 영어로 돼 있어 알아듣기 힘든 경우도 있지만, 20분 남짓한 강의들을 반복 학습을 통해 강의 내용을 충분히 흡수할 수 있으며, 자가 진단 시험을 통해 스스로 이해도도 확인할 수도 있다. 역진행 수업의 자료로도 MOOC를 이용할 수 있지만, 학생들 개개인의 수업 적응에도 MOOC가 효과적일 것이다. MOOC 플랫폼인 코세라, 에드엑스, 유다시티, 퓨처런 등 온통 영어인 사이트에서 조금만 수고를 기울인다면 좋은 교육의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범람하는 교육 빅데이터 속에서 보물과 같은 적절한 강의를 찾는다면 더없이 좋은 기회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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