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이다. 또 채플 가는 날이다. 이번 학기는 세 번까지 빠져도 패스할 수 있다. 지난 중간고사랑 축제 때 한 번씩 빠졌으니까, 기말고사 때 한 번 빼면…. 나머지 주차는 다 가야 된다. 빠질 수 없다. 괜히 귀찮아서 오늘 빠지고 싶었는데 어쩔 수 없다. 채플수업에 가야 한다.

수요일이다. 또 채플 가는 날이다. 오늘은 어떤 복음의 말씀을 들을 수 있을까? 지난주 목사님의 설교는 조금 형식적이었지만, 그래도 그 속에서 진심을 느낄 수 있었다. 정말 감명 깊었다. 매주 하나님의 말씀을 듣는 예배는 정말 은혜롭다.

학생들의 수요채플에 대한 인식에는 절망과 희망이 공존한다. 수업일까, 예배일까? 한 학생은 수요채플에 대해 “예배로서의 의미를 느끼지 못할 때가 많다”라고 답변했다. 단적으로 현 상황에서 학생들의 수요채플에 대한 인식을 볼 수 있다. 이와 비슷한 답변은 적지 않다.
 “Almost I sleep in chapel. Sorry God”, “예배도 아닌데 예배인척해요”, “강제되는 예배는 나에게 시간낭비 그 이상도 아니다”, “듣지 않으면 졸업할 수 없는 강제적이라 반감이 든다.”
이런 학생들의 인식은 채플을 직접 듣는 학생들이 한 답변으로 현 상태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수요채플을 학생들이 어떻게 보는지 안타까울 정도로 절망스럽다. 한동대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 중 하나가 무너져 내리는 것만 같다.
 하지만 학생들도 현재 상황에 파묻혀있지만은 않는다. 많은 학생이 채플에 대해 아쉬운 점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었다. 채플의 본질인 ‘예배’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거나, 태도의 문제도 있었다는 스스로 되돌아보는 행동을 통해 ‘예배’를 지키고자 했다.
 “일주일의 가운데에서 예배를 드릴 수 있어서 좋다”, “예배를 잃지 않으면 좋겠다”, “만족하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라 참석하는 사람의 마음가짐이 중요한 것 같다”, “채플은 강연이 아닌, 공연이 아닌 하나님께 드리는 시간으로 남아야 한다.”
 수업과 예배, 예배와 수업. 갈림길에 선 수요채플이 이런 상황에서 나아가야 할 방향은 어디일까? 이미 많은 학생이 해답을 아는 듯하다. 언제, 어떻게, 어디서부터 학생들이 채플을 ‘수업’으로 느꼈는지 모르겠지만, ‘예배’의 의미를 잃은 채플이 더는 채플이 아님을 스스로 알고 있다. 채플을 채플로 바라볼 때만이 한동대는 더욱 하나님의 대학으로 거듭날 수 있다. 진정한 ‘예배’만이 진정한 한동대만을 만들 수 있다. 한 학생의 작은 목소리다.
 “저는 채플이 예배였으면 좋겠어요… 강의가 아니라요….”

이주형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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