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하반기는 국내 주식 시장의 암흑기였다. 코스피 지수가 거의 1900대까지 하락하며, 펀드 운용사들의 실적 또한 큰 타격을 입었다. 국내 산업 중, 든든하게 버티고 있던 ‘자동차’가 무너진 탓이 컸으리라 생각 된다. 하지만 올해 3월 초를 기점으로 코스피는 2000선을 뚫은 것도 모자라 어느새 2100을 넘었다. 이른바 중 소형주들의 강세장, ‘잡주들의 시대’가 되었다.
필자가 중 소형주들의 강세장을 ‘잡주들의 시대’라 부르는 이유가 있다. 그것은 현재의 강세장이 국내 기업들의 Fundamentals에서 비롯된 고성장에서 기인했다기 보다, 성장이 어려운 현재 국내산업 환경에서 고성장에 대한 프리미엄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헬스케어’, ‘사물인터넷’, ‘바이오’ 이 삼둥이가 고성장의 꿈을 부풀려주는데 한 몫 하고 있다.
얼마 전 가짜 백수오 원료 사건으로 주가가 연달아 하한가를 치고 있는 내츄럴엔도텍은 2013년 말 상장 이후, 주가가 1년 6개월동안 380%나 상승했던 ‘매력덩어리’ 중 하나였다. 투자자들은 현재 집단 소송을 준비하고, 기관들과 외국인은 차익의 기회로 여겨 급격하게 하락한 내츄럴엔도텍을 매입하는 등의 아침 드라마가 펼쳐지고 있다. 매력덩어리인 줄 알았는데 거품덩어리였던 것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기업의 ‘내재가치’가 도대체 얼마인가?’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지금 당장 삼성전자를 M&A 시장에 내놓았을 때 과연 얼마를 줘야 살 수 있냐는 것이다. 기업의 내재가치를 산정하고 주주에게 돌아갈 분량만큼을 주식 수로 1/n하면 합리적인 주가 수준을 알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을 기업가치평가(Valuation)라고 하는데, 현명한 투자자라면 이를 통해서 기업의 실질적인 주가 수준을 알아내고 현재 주가가 적정수준인지 아닌지를 판단해야 하는 것이다.
많은 전문가들이 투자업에 종사하면서 수 많은 분석이 매일마다 업데이트되고 그만큼 빠르게 시장 정보는 주가에 즉각 반영이 된다. 문제는 그러다 보니 기업의 전망에 대해 장밋빛이기만 한 정보들이 투자 심리에 반영이 되어 주가가 적정 수준 이상으로 상승하는 경우가 많다. 대중들의 열광 속에서는 아니 땐 굴뚝에 연기가 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워렌 버핏의 스승인 벤져민 그레이엄은 ‘시장은 허풍을 좋아하고 기업 실적의 일상적인 등락을 지나치게 반영하는 경향이 있다. 투자자들의 관심이나 열정이 조금만 사라져도 주가는 형편없이 떨어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모두가 열광하는 지금 시점에서 우리가 현명한 투자자라면 다시 내재가치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거품은 언젠가 반드시 꺼지게 되어 있다. 어쩌면 이번 내츄럴엔도텍 사태가 거품이 빠지는 시발점이 될 지도 모른다. 이제는 모래 위에 지은 집과 반석 위에 지은 집을 구별해야 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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