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사역으로 세상에 다가가는 ‘박병득 목사’

▲ 박병득 목사는 개그맨으로 무대 위에서 웃음을 주는 것보다 목사로서 성도들에게 웃음을 주는게 더 뜻깊다고 웃으며 말했다. 사진 강주연 기자



지난해 7월, KBS 해피투게더 시즌3에서는 특별한 특집을 했다. 이제는 모두 스타가 된 KBS 공채 7기 개그맨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른바 ‘전설의 7기’들이었다. 대한민국의 국민MC인 유재석 씨를 비롯해 남희석, 박수홍, 김수용, 최승경 씨 등이 게스트로 출연했다. 그리고 이날은 아주 특별한 손님도 등장했다. 박병득 목사였다. 박 목사는 개그맨으로서 콩트와 개그로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었지만, 1년 만에 돌연 그만두고 목사의 길을 걷게 됐다고 한다. 이젠 개그맨이 아닌 목사로서, 기독교 성결신문 편집국장으로서, 또한 문화사역자로서 ‘전설’로 남은 그가 전하는 이야기를 들어보자.

Q 자기소개 부탁 합니다.
저는 잠실에 있는 ‘샘이 깊은 교회’에서 목회를 하고 있는 박병득 목사입니다. 현재 극단 JD씨어터의 대표와 기독교 성결신문 편집국장으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Q 하나님을 만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으신가요?
특별한 계기는 두 가지 정도로 나뉠 수 있을 것 같아요. 하나는 고등학교 때 수련회를 가서 은혜를 받은 거에요. 그때 ‘목사가 되겠다’ 서원을 했습니다. 또 하나는 동생의 죽음인데, 동생이 사고로 먼저 천국에 갔어요. ‘하나님께 왜 내 동생을 데려갔습니까?’ 질문하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인간에게 하나님이 없다면 얼마나 허무한가’에 대해서 생각하게 됐습니다. 동생이 저보다 믿음이 더 좋았어요. 동생이 죽었지만, 동생에게 하나님이 있었기에 ‘내 동생의 짧은 생은 의미가 있다’, ‘하나님이 있지 않으면 인간의 삶은 의미가 없다’고 깨닫게 되었죠. 그 두 가지의 큰 계기로 하나님과 함께할 때 우리의 인생은 의미가 있어진다는 확신을 하게 됐습니다.

Q 동생분의 사고가 어떻게 일어난 건지 여쭤봐도 될까요?
제가 중학교 때, 동생은 초등학교 고학년이었어요. 당시 저희 아버님이 직업군인이라 통학을 했어요. 그래서 학교에서 오는 길에 군인 부대를 많이 지나오는데, 하사관 한 명이 애인이 변심했다는 이유로 술을 먹고 M60이라는 따발총을 부대 앞 버스에 난사한 거에요. 동생이 심장에 총알을 맞고 그 자리에서 사망했죠. 그런 끔찍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친구가 벼락 맞아서 옆에서 죽자 루터가 하나님께 회심한 것처럼, 저도 동생의 죽음이 제가 하나님을 간절하게 요청하게 된 계기가 됐죠.

Q 대학교는 서울예대로 진학하셨어요. 목회를 꿈꾸셨는데 어떻게 서울예대에 진학하게 된 건가요?
제 꿈이 두 가지였어요. 하나는 연기자였고, 하나는 고등학교 때 서원을 한 목회자였죠. 저는 ‘언젠가는 신학을 해서 목회자가 되겠다’는 생각을 잊어버린 적이 한번도 없어요. 그래도 젊을 때에 연기자의 삶을 경험하고 싶다고 생각해서 서울예대를 가게 됐어요. 그리고 서울예대를 가는 것이 내가 하나님으로부터 단절된 것이 아니고, 하나님에게로 가는 하나의 길이었던 거죠. 지금도 그래서 극단 JD씨어터에서 활동하고요. 저의 그런 배경이 문화사역을 하는데 많은 도움이 돼요.
개그맨이 될 때도 그렇게 기도했어요. “하나님 저를 합격시켜 주세요. 하나님과 약속한대로 의무기간 1년이 끝나는 날 그만 두겠습니다.” 당시에 공채개그맨들은 합격을 하면 의무적으로 1년은 꼭 활동을 해야 했거든요. 그래서 정말 1년 되는 날, 개그맨을 그만뒀죠. 저의 꿈은 목회자였고 하나님과의 약속은 꼭 지켜져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어요.

Q 개그맨 시절에는 어떤 활동들을 하셨나요?
동기들이 남희석, 박수홍, 유재석 등등이었는데 지금 다 스타가 되었죠. KBS 공채 7기로 개그맨이 됐을 당시에 활동을 했었어요. 그때는 개그프로 ‘한바탕웃음으로’와 ‘유머일번지’가 있었는데, 신인이다 보니 저에게 고정 프로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죠. 제가 출연했던 프로는 ‘유머일번지’의 ‘부채도사’라는 프로였어요. “실례실례 합니다. 실례실례 하세요. 속속 들여다보는 부채도사 댁이 맞나요” 이걸 부르면서 춤을 춰요. 그럼 같이 추다가 “어떻게 알고 왔어” 하면서 부채로 머리를 때려요. 그런 프로에도 출연하고 브릿지 코너에도 투입되곤 했었죠.

Q 개그맨을 그만두고 목회를 하신 후 후회는 하지 않으셨나요?
후회는 한적 없고요. 저는 하나님의 약속과 꼭 지켜야 한다는 신념이 있었기 때문에 후회할 일은 전혀 없었죠. 그런데 저도 이제 인간이라, 그만둔지 얼마 안되고 동기들이 뜨니까 그런 생각은 했죠. ‘아 나도 조금만 더 있었으면 저 친구들처럼 스타가 됐을 수도 있겠다.’ 그래도 갈 길은 달라요. 제가 박수홍 씨한테도 이야기 했어요. “나는 내 길이 있고 너는 네 길이 있다. 나는 목사가 될 테니 너는 여기서 스타가 되라.” 해피투게더 녹화가 끝나고 지하철을 타려고 혼자 걸어가는데 정말 기쁘더라고요. ‘난 나의 길은 간다. 이게 나에게 주어진 하나님의 길이다’라는 생각을 했어요.

Q 목사님의 문화사역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듣고 싶어요.
JD씨어터는 기독교의 공연이 아닌 일반 연극을 하는데, 과거부터 오랫동안 <엄마의 꿈>, <달맞이 꽃> 이라는 연극을 했어요. 달맞이 꽃의 경우에는 척박한 곳을 행복하게 만든다는 것이 주 내용인데 그 중간에 개그요소와 싸우는 장면도 넣고 (정말 싸우는 것처럼), 무대에 자동차가 등장하기도 하고요. 이런 흥미요소를 통해 비기독교인들도 연극을 찾게 해요. 그리고 연극을 보고 극장을 나서면서 교회 나오고 싶게 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게 목표죠. 자연스럽게 하나님을 만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죠. 기독교의 사랑, 믿음, 소망에 대해 눈을 뜨게 만드는 역할을 하려 했고요. 요즘 성극한다고 하면 비기독교인들은 오지 않잖아요. 달맞이 꽃 같은 경우는 전도사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연극이지만 일반연극이어서 비기독교인들도 보거든요.
(신문활동의 경우) 목회자의 길을 가기 위해 경기대 철학과로 편입을 했어요. 당시에 아는 선배님이 철학과 나오면 글을 잘 쓰는 줄 알고 제안을 했고, 문화사역을 하면서 개척하기 전에 성결신문사의 차장으로 오게 됐어요. 목회를 하면서 신문사 일을 같이 병행을 하니까 국장까지 하게 됐습니다.

Q 문화사역이 중요하다고 느끼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인간은 태어나서부터 문화와 살게 되고, 문화와 함께 살다가 죽어요. 예를 들어, 성경적 가치관을 둔 문화가 세상에 보편화되면 복음을 접하기가, 또한 예수님 만나기가 쉬워지죠. 지금 세상은 너무 ‘세상적인’ 문화가 많아서, 사람들이 예수님을 자기도 모르게 배척해버리는 게 안타까워요. 원색적인 복음을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문화를 바꿔 복음을 받아드릴 토양을 잘 만들어주는 역할도 우리가 해야 되는데, 그 과정에서 문화사역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Q 그렇다면 미디어 금식에 대해서는 어떻게 바라보시는지요?
필요하다고 봅니다. 왜냐면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고 미디어 금식을 통해서 더 정확히 미디어를 바라보는 시각이 생길 수도 있고요. 대중을 잡아당기는 것은 우리의 수준을 하향 평준화하는 것인데, 그 문화에 너무 탐닉되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그 문화에 젖게 되거든요. 냉철하게 잘 다스리기 위해선 미디어 금식도 필요하고요. 일정부분 하나님 앞에 기도하는 시간을 갖는 것처럼 미디어를 끊음으로써 새로운 세계가 열리는 기회를 얻게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Q 미디어 금식을 하면서 어떻게 변화를 이룰 수 있을까요?
분별이 필요하죠. 대중문화가 물밑 듯이 밀려오기 때문에, 나 홀로 기독교적 목소리를 내는 것은 어려워요. 원론적인 진리, 정직은 미디어에서 필요한 것이 아니에요. 시청자들의 채널이 돌아가지 않기 위해 만드는 것이 목적이니까요. 그러려면 선정인 내용. 성적이고 과장된 내용을 만들죠. 하지만 예수 믿는 사람들은 목적이 이끄는 삶을 갖고 나갈 필요가 있는 것 같아요. 목표가 높은 곳에 가는 것이라면, 목적은 그곳에서 무엇을 할 것이냐가 돼야죠. 냄새 나는 곳이라고 피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곳에서 멈추지 않고 자신의 소임을, 사명을 받아 일해야 되죠.

Q 마지막으로 한동대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나요?
앞으로도 좋은 대학의 역할을 감당해줬으면 좋겠어요. 기독교 대학들은 항상 부담이 있어요. 힘들더라도 하나님 앞에 쓰임을 받는 대학이니까 기독교 대학으로서 거룩한 부담으로 받아들이고 그것을 추진력 삼아 하나님 앞에 나아갔으면 좋겠어요. 반성적인 고찰과 자긍심이 어우러져서 조화롭게 대학문화를 또한 좋은 문화를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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