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리, 부패, 정치권과의 결탁. 기독교는 사라지고 개독교라는 인식이 만연한 현 시대에서 길을 잃은 한국 교회에게 도대체 어디로 가느냐고 외치는 영화가 있다. 바로 2014년 12월 개봉한 영화 ‘쿼바디스(Quo Vadis)’이다. ‘쿼바디스’는 사랑의 교회 신축현장을 보여주며 시작한다. 3천 억 원이 훌쩍 넘는 사랑의 교회 건축비용이 언급되면서 보여지는 화려하고 웅장한 사랑의 교회 외관은 마치 위태롭게 하늘로 솟았던 바벨탑과 비슷해 보인다. 본 다큐멘터리는 사랑의 교회를 시작으로 수 많은 한국 대형 교회가 중심 잃고 휘청거리는 현실을 여과 없이 보여준다. 여의도 순복음 교회의 조용기 목사의 탈세문제와 김홍도 목사 부자의 세습문제, 전병욱 목사의 성범죄 문제.. 등등 너무나도 많은 대형교회 목사들의 잘못들이 다큐멘터리 영화 상영 내내 이어져 기독교인으로서 영화를 보는 내내 마음이 착잡하다.
 <쿼바디스>의 제작자는 전체적으로 참여적 다큐멘터리 형식을 사용하여 많은 기독교 교수들과 교회 관계자들의 인터뷰를 보여주며 본 다큐멘터리의 주장에 사실적 근거를 제공했다. 이러한 전문가의 인터뷰 사용은 다큐멘터리를 보는 관객들로 하여금 보다 다큐멘터리가 말하고 있는 것들에 신뢰를 가질 수 있도록 하며 주관적인 다큐멘터리의 내용에 객관적 판단을 가능하게 돕는다. 다큐멘터리에 나오는 기독교 관계자들은 목사들의 잘못도 잘못이지만 그들의 잘못에 침묵하고 문제제기 하지 못하는 기독교 일반 성도들 역시 문제라고 주장한다.
 이렇게 보수 기득권층 기독교인들을 타겟으로 한 <쿼바디스>가 타겟 관객층으로부터 외면 받은 것은, 영화 마지막 부분에 제작자가 이미 예상을 할 만큼,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기독교인들은 교회의 어두운 면과, 그들이 믿고 따르는 목사의 치부를 알고 싶어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쿼바디스’는 첫 시사회부터 여러 대형기독교 단체로부터 상영금지 처분을 받았고 결국 2만명의 관객에 그치게 되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이러한 상영금지 처분으로 인해 제작자가 말하고자 했던 기독교의 조직적 권력은 보다 여실히 드러나게 되었고 인터넷을 통해 <쿼바디스>를 다운 받아 보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다큐멘터리 영화는 각각 추구하고, 보여주고자 하는 ‘진실성’ 즉, 감독의 ‘주장’이 있다. 이를 주관적 진실이라고도 한다. 플라톤의 동굴비유로 다큐멘터리의 역할을 설명하자면, 동굴 속에 갇혀 사는 사람들이 일반 관객들이 되고 동굴 밖에서 ‘실재’를 보고 온 철학자가 다큐멘터리 제작자라고 볼 수 있다. 현실에 안주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을 향해 제작자는 무엇이 문제인지 다큐멘터리를 통해 이야기하고 이후에 그 이야기를 듣고 그것을 믿을 것 인지 비웃을 것인지는 관객의 몫이 된다. 하지만 그러한 판단을 하기 이전에 관객은 제작자가 하는 이야기를 들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을 전제한다. 다시 말해, <쿼바디스>가 한국 교회에게 쓴 소리를 하는 데 있어서 기독교인들은 최소한 기독교인으로서 교회에 대한 주관적 진실을 들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쿼바디스>는 비기독교적인 다큐멘터리가 아니다. 오히려 교회가 지켜 실천해야 하는 예수님의 사랑과 하나님의 말씀의 복음전파 역할을 다시 깨우치게 해주기 위한 기독교적 다큐멘터리이며, 많은 기독교인들이 보아야 할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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