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 안전, 소통을 내세운 어깨동무

▲ 총학생회장의 권한은 막대합니다. 학생총회, 전체학생대표자회의, 운영위원회 및 집행부 등 총학생회 내 여러 기구의 장을 맡는 것만 봐도 그 권한의 정도를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총학생회장은 학생자치활동에 관계되는 학교 행정의 문제에 대해 학생의 의사를 대변하는 역할도 맡게 됩니다. 하지만 총학생회장의 권한은 ‘총학생회’ 내에만 머물지 않습니다. 2013 년, 사립학교법의 개정으로 총학생회장이 참여하는 등록금심의위원회가 의결권을 가지게 됐습니다. 학생들의 등록금을 정할 때 총학생회장이 실질적 권한을 행사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학칙 개정이나 제정을 심의할 수 있으며 개방이사의 추천도 가능한 대학평의원회에도 총학생회장이 참여합니다. 대략적으로 살펴봤듯이, 총학생회장은 다양한 분야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합니다. 그만큼 중요한 자리죠. 이에 본지는 유권자인 학우 여러분들이 올바른 선택을 하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으로 후보 인터뷰와 정책 분석 기사를 마련해 놓았습니다. 4면에서는 예전 총학생회 공약과 이번 총학생회 후보 공약의 비교를 통해 얼마나 참신한 공약이 있는지 살펴보는 동시에 그 실현 가능성을 검토해봤습니다. 5면의 인터뷰를 통해서는 후보들의 가치관과 비전 등을 엿볼 수 있을 겁니다. 학우 여러분들, ‘어깨동무’할 준비는 되셨습니까? 그리고 ‘어깨동무’ 후보분들. 학우들과 ‘어깨동무’할 준비, 진정 되셨습니까?

先 공약 제시, 後 실현 가능성 파악 ….학교 관계자들은 금시초문
제20대 총학생회 단독 후보 기호 1번 ‘어깨동무’(이하 어깨동무)의 회장 후보로는 오대원(법 09) 씨가, 부회장 후보로는 강민(경영경제 12) 씨가 출마했다. 어깨동무는 ‘하나님의 대학, 한동’의 정체성을 중심으로 한 지성, 인성, 영성, 공동체성에 중심을 두고 있다.
주요 5대 공약으로는 편의, 안전, 학습, 소통, 정체성을 내세웠다. 전체 공약은 ▲복지 15개(Safe Handong, 온라인 게시판 운영, 전산신청종합관리 시스템 등) ▲학술 5개(교수님이 필요해, 비정상회담 in 한동, 융합강의실 등) ▲글로벌 7개(총학생회 홈페이지 영문화, 글로벌국 산하 통역팀 신설, 동시통역 지원 등) ▲학생정치 6개(너의 목소리가 들려, 한눈에 보는 회칙과 세칙, 등록금 협상 등) ▲신앙 9개(신앙공동체 한눈에 보기, 외교부회, 섬바사와 어깨동무, Democracy化 등) ▲문화 9개(야외 공연장을 진짜 공연장으로, 다채로운 축제 컨텐츠, 아트스쿨 사업 확대 등) 등 총 51가지다.
이는 역대 총학생회 ▲16대 ‘엎드림’ 33개 ▲17대 ‘따스함 부름’ 45개 ▲18대 ‘좋은 사람들’ 52개 ▲19대 ‘한바탕’ 47개의 공약 개수와 비교하면 두 번째로 많은 공약 수다. 하지만 어깨동무 공약에는 기존의 것을 답습한 공약들이 많았다. 또한, 공약 제시 전 관련 부서와 전반적으로 협의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본지에서는 20번째 총학생회 선거를 맞이해 ‘어깨동무’의 공약을 최근 4년간 총학생회의 공약들을 비교 분석했다.

안전공약 관련 학교 관계자들 “총학생회 후보 아직 만나본 적 없다”
어깨동무는 지난 12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주요 공약을 세 가지로 꼽았다. 세가지 주요 공약 중 첫째 공약은 ‘Safe Handong’으로 어깨동무는 세 가지 안전(‘Safe Bus’, ‘Safe Food’, ‘Safe Campus’)을 약속했다. 그 중 ‘Safe Bus’와 이와 관련된 ‘유동적인 버스 운행 이야기’ 공약은 붐비는 시간대 버스 증편에 관한 공약이다. 어깨동무는 이를 위해 총무인사팀과 버스 기사들과의 만남을 통해 버스 안전 문제를 해결하고, 버스 관련 예산 증액에 힘쓰겠다는 공약을 제시했다.
버스 안전의 경우 역대 총학생회의 주요 정책 중 하나로 지속적으로 제기됐던 문제였다. 18대 ‘좋은 사람들’은 버스 문제 개선 공약으로 학생들의 의견을 조사한 뒤 총무인사팀에 전달하는 방식을 취했다. 하지만 설문조사 방식 변경으로 인해 학생들의 의견을 전달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고, 학교에서 연초에 버스운영 예산책정을 끝내 사실상 버스 문제를 개선하지 못했다. 19대 ‘한바탕’은 <굿 버스>라는 이름의 공약으로 버스 운행시간표를 조절하고, 버스관련 예산안과 협의내용을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했다. 현재 버스 운행시간표는 조절됐지만, 버스 관련 예산안과 협의 내용은 교내정보사이트 히즈넷과 총학생회 홈페이지에 공개되지 않고 있다. 두 총학생회 모두 버스 문제를 총무인사팀과 협의해 개선하겠다는 입장이었고, 어깨동무도 이와 상당히 비슷한 방법으로 버스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본지는 지난 4일, 총무인사팀 박동규 과장에 인터뷰를 요청해 버스 공약의 실현 가능성을 물어봤다. 박 과장은 “(공약집 배포 후)그 이후에 한번 나에게 와서 이야기했다”라며 “지금의 버스 제도가 가장 합리적이지만 예산이 받쳐준다면 실현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두 번째 공약인 ‘Safe Food’는 ‘먹거리 위생 점검 TFT’를 통해 교내 식당과 배달 업체들의 위생상태 점검을 제안하고 있다. 이는 19대 ‘한바탕’의 공약이던 ‘식당위생점검 TFT’와 별반 다르지 않다. 차이가 있다면, 19대 ‘한바탕’의 ‘식당위생점검 TFT’는 배달 업체의 경우 임의로 위생점검이 불가능하다는 이유로 포항 북구청 복지환경위생과에 협조를 요청해 교외 배달업체 24곳의 위생상태를 점검했다는 점이다. 하지만 어깨동무는 ‘먹거리 위생 점검 TFT’를 통해 외부 배달업체를 어떤 방법으로 점검 할지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지 않은 상태이며, 이를 위해 아직 해당 부서와 협의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10일, 신세계 푸드 박소윤 점장은 “아직 총학생회 후보자와는 만난 적이 없다”라고 말했다. 이후 본지가 문의하자, 어깨동무는 세부적인 공약으로 교내에서는 시설관리팀과 지속해서 협력해 점검하고 동시에 학우들의 여론 수렴 게시판을 월 1회 운영하겠다고 했다. 교외 업체에 대해선 19대 ‘한바탕’과 마찬가지로 포항시 북구청과 협력하겠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Safe Campus’는 ‘캠퍼스 내 시설물 점검 TFT’를 구성해 학생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시설물이나 잠재적 위험요소를 파악한 후, 그 결과를 시설관리팀과 지속적으로 협의해 후속조치를 취한다는 내용의 공약이다. 어깨동무는 ‘캠퍼스 내 시설물 점검 TFT’를 총학생회 내부에 설치해 주기적으로 안전 점검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캠퍼스 내 시설물 점검 TFT’가 안전을 점검한다는 것 외에는 세부적인 방법이 제시되지 않았다. 또한, 현재 학생지원팀에서 시행하고 있는 안전지킴이와 안전 점검이라는 부분에서 일부 역할이 겹친다. ‘Safe Campus’와 연결되는 공약으로는 교내 도로 평탄화 작업과 가로등 설치가 있다.
교내 도로 평탄화 작업은 16대 ‘엎드림’이 공약으로 제시했고, 도로 일부분은 개선됐다. 또한, 19대 ‘한바탕’에서도 평탄화 작업을 통해 상습침수구역을 일부 개선했다. 어깨동무 또한 공약집을 통해 2015년 예산이 편성되기 전 도로 평탄화 작업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지난 10일, 시설관리팀 이종만 팀장은 “총학생회 후보들이 아직 찾아온 적 없다”라며 “또한 어디에 평탄화 작업이 필요한지 정식 요청한 적이 없다”라고 말했다. 도로 평탄화와 함께 가로등 설치도 이전 총학생회에서 지속적으로 공약을 내세운 부분이다. 어깨동무에서는 현동홀과 느헤미야홀 사이의 공간과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가로등을 중심으로 개선하겠고 약속했다. 이에 대해 이 팀장은 “가로등 관련한 공약도 마찬가지다”라며 “야외공연장 주변 가로등은 신세계 푸드에 요청해 이미 켜진 상태고, 그 외에 구체적으로 상의한 것이 없다”라고 말했다. 인터뷰 결과, 본지는 어깨동무가 공약을 배포하기 전 ‘Safe Handong’ 공약 관련 부서와 단 한 차례의 사전 협의도 하지 않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편리한 학교를 위해 ‘올인’?
어깨동무의 두 번째 주요 공약은 ‘All-In-One, Only one 게시판’이다. 이는 역대 총학생회가 주로 다루지 않았던 비교적 새로운 분야의 공약이다. 18대 ‘좋은 사람들’, 19대 ‘한바탕’은 주로 기존 총학생회 게시판의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다. 반면 어깨동무는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해 히즈넷(HISNet), 교내인트라넷(i7) 등에 분산된 정보를 한곳에 모아 편리성을 높이는 방법을 제시했다. 또한, 집회신청 종합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학생들이 여러 시트나 강의실을 편리하게 대여할 수 있게 한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이를 통해 어깨동무는 한동의 가치를 공유하고 정보 접근의 용이성을 향상하고자 했지만, 공약을 제시하기 전 충분한 조사를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1일, 정보전산팀 서정아 팀장은 “총학 후보의 공약집이 붙은 후 내용을 확인했다”라고 말했다. 또한, 정보전산팀 박성균 과장은 “(후보에게) 전화는 한번 받았다”라며 “구체적으로 어떤 것을 구상하는지 연락을 주면 검토해 보겠다고 했지만, 그에 대해선 아직 연락을 받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한편, ‘집회신청 종합관리 시스템’에 대해, 지난 13일 정보화추진실 서동욱 계장은 “기술적으로는 가능한 일이지만, 각 운영 부서와 협의를 해야만 가능한 공약이다”라고 말했다.

‘뻔한’ 소통 공약들, ‘오픈오피스’로 회복할 수 있을까
통역팀 신설은 어깨동무의 세 번째 주요 공약이다. 외국인 학생과 한국인 학생과의 소통과 교류를 위해 외국인 학생에게 동시통역을 지원해 언어의 장벽을 낮춰 소통을 활성화한다는 생각이다. 19대 ‘한바탕’을 제외한 역대 총학생회는 통역 공약에서 주로 외국인 학생을 위해 외부거주 계약 대행, 통신사 가입을 도와주는 방향으로 제시했다. 또한, 18대 ‘좋은 사람들’은 공동 행사에서 동시 통역을 지원해 외국인 학생들이 소외되지 않도록 하는 정책을 약속했는데, 어깨동무의 통역팀 신설 공약은 공동 행사에서 동시통역을 지원한다는 부분에서 기존의 정책과 매우 유사하다. 또한, 외국인 학생과 소통을 원활히 하기 위한 어깨동무의 글로벌 공약 중 ‘Democracy化’가 있다. 외국인 학생들이 학생 정치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학생사회의 규정과 회칙을 영문으로 공동 표기한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이는 18대 ‘좋은 사람들’의 공약으로 학생회 회칙은 현재 영문화 됐고, 총학생회 홈페이지에도 게시된 상태다. 이외에도 어깨동무는 학생들과 총학생회의 자유로운 소통을 위한 여러 공약을 준비했는데, 이 중 ‘오픈오피스’는 이전 총학생회에서 나오지 않았던 공약이다. 이를 위해 어깨동무는 학생회관 2층에 있는 총학생회 오피스에서 나와 학생들과 가까운 자리에서 소통하고자 학생 식당 소형룸을 이용한다는 계획이다.

충분한 조사 없는 상투적인 공약, 교수충원과 등록금 협상은 과연
어깨동무는 교수충원과 등록금 협상 등 지속적으로 이슈화가 되는 문제들에 대한 여러 대안도 제시했다. 교수 충원은 총학생회 후보들의 단골 공약으로 최근 3년 동안의 총학생회 모두 이에 대한 해결책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커리큘럼개선위원회(이하 커개위)를 통해 교수 충원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다. 17대 ‘따스한 부름’에서는 커개위를 통해 교수인사위원장에게 교수 충원 사항을 전달했고, 다음 해 국제어문학부와 UIL에 교수 충원이 됐다. 이어 18대 ‘좋은 사람들’에서는 이전보다 커개위의 전문성을 강화해 교수를 충원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커개위에서는 교수 충원이 어느 정도 이루어졌다고 판단해 더 이상 인사위원회에 교수 충원을 요구하지 않았다. 19대 ‘한바탕은 커개위를 학부협력회에 이관시키고 교수 충원을 위한 실질적인 역할을 감당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이에 교수 충원은 일부 이뤄졌지만, 실질적으로 교수 충원이 필요한 UIL과 언론정보 분야의 교수부족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어깨동무는 19대 ‘한바탕’과 같이 학부협력회 산하 커캐위와의 협력을 교수 충원의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세부적으로는 커개위를 통해 교수 충원을 요청하고, 논의 과정 공개를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대원 후보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장순흥 총장이 어떤 방향으로 교수충원을 하는지 알아야 세부적인 계획을 정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지만, 지난 8월 22일 이사회 회의록에 따르면 장총장은 이미 3명의 교수를 신규 임용했다.
등록금 협상 역시 역대 총학생회의 공약으로 빠지지 않는 부분이다. 최근 3년 동안의 총학생회의 등록금 협상의 골자는 세 가지로 ▲등록금 합리적 사용 협상 ▲더 많은 학생 혜택 ▲투명한 등록금사용내용 공개 등이다. 그러나 역대 어느 총학생회도 따로 등록금 사용내역을 공개한 적이 없다. 한편, 등록금 사용내역은 한동대 홈페이지에 있는 예산안에 공개되고 있다. 어깨동무에서도 ▲투명한 등록금 사용내역 공개 ▲합리적 등록금 사용 협상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에 기획예산팀 구경훈 계장은 “공약을 내세우기 전 따로 찾아와 상의한 적 없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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